“컴퓨터도, 사람도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LG가 만난 사회적기업가 ㈜컴윈 정연철 대표 – LG그룹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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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도, 사람도 다시 시작할 수 있어요.” LG가 만난 사회적기업가 ㈜컴윈 정연철 대표

작성일2016-12-26 오후 5:40

㈜컴윈은 전자폐기물 적정처리를 통해, 환경을 보호하고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재활용 전문 사회적기업입니다.

1997년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IMF 외환위기는 수많은 근로자들을 실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때 사람들이 스스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역마다 실직 상태의 취약계층이 모인 자활공동체들이 많이 만들어지게 되었는데요. ㈜컴윈은 당시 안산/시흥 지역 재활용 자활공동체가 통합되면서, 이 곳에 있던 6명의 직원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천덕꾸러기 폐프린터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사회적기업, ㈜컴윈

LG가 만난 ㈜컴윈의 정연철 대표이사

LG가 만난 ㈜컴윈의 정연철 대표이사

“보통 자금과 사업 아이템이 있는 상태에서 사람을 고용하죠. 하지만 저희는 일할 사람이 있는 상태에서 거꾸로 어떤 일을 할지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틈새시장을 공략해야겠다는 생각에 고물상에서 취급 안 하는 약병, 양주병 등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일부터 시작했어요.”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길거리에 버려진 프린터였습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TV, 냉장고, 컴퓨터 등 전자제품은 고물상에서 수거해 갔지만, 프린터는 분해가 복잡하고 값어치 있는 유가물이 거의 나오지 않아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습니다. 일거리가 부족했던 이들에게 거리에 방치된 프린터들은 좋은 재활용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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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폐기물에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오염 없이 처리하기 위해서는 적정처리 기술이 필요한데요. 현재 ㈜컴윈이 처리하는 전자폐기물은 컴퓨터와 프린터를 포함, 총 26종에 이릅니다.

“금광석 1톤에서 나오는 금의 양보다, 같은 무게의 폐휴대폰에서 나오는 금의 양이 40배 더 많다는 사실 아세요? 폐가전을 어떻게 재활용하느냐에 따라 많은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을 지킬 수 있어요.

현재 전자폐기물은 국가간 거래가 금지되어 있지만, 선진국의 폐기물이 불법적으로 저개발국에 흘러 들어가는 실정이에요. 저개발국 아이들이 쓰레기 더미 위에서 뛰노는 풍경을 TV에서 보신 적 있죠? 저희가 하는 일은 그런 일을 막는 데에도 도움이 된답니다.”

‘컴퓨터(Com)로 반드시 승리(Win)하는’ 국내 1호 사회적기업

㈜컴윈의 사업영역은 크게 세 가지로, 하나는 ‘컴윈’이라는 브랜드로 신규 컴퓨터와 중고 컴퓨터를 판매하는 것, 두 번째는 가전폐기물 분해를 통해 나온 자원들을 판매해 수익을 내는 자원순환 판매, 세 번째는 정부기관의 위탁을 받아 개발도상국의 교육 정보화사업을 지원하고 공공기관에서 나온 중고 컴퓨터를 재정비해 국내 취약계층에 보급하는 것입니다.

나라장터에서 판매하는 ㈜컴윈의 데스크탑 컴퓨터와 모니터

나라장터에서 판매하는 ㈜컴윈의 데스크탑 컴퓨터와 모니터

“저희 회사 미션이 ‘환경을 지키고 일자리를 나누며 나눔을 실천한다’예요. 실제로 자원 재활용을 통해 환경을 지키고, 사회적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회사의 이윤을 사회와 나누고 있죠. 

사 이름(컴윈)의 의미도 ‘컴퓨터로(Com) 새로운 인생에서 반드시 승리하자(Win)’는 뜻을 담고 있어요. 좌절한 사람들에게 컴퓨터로 새로운 인생을 다시 살게 한다는 뜻인데, 직원들이 직접 지은 거예요.”

㈜컴윈은 다솜이재단,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2007년 첫 인증을 받은 우리나라 1호 사회적기업이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느끼는 직원들의 자부심도 상당합니다.

우리나라 1호 사회적기업 (주)컴윈 직원들과 함께

우리나라 1호 사회적기업 ㈜컴윈 직원들과 함께

“2007년 국가가 사회적기업들을 양성하기 전에, 2003년 회사 창립 때 ‘사회적기업’이라는 말을 정관에 명시했으니 어쩌면 우리가 이 말을 처음 쓰기 시작했는지도 몰라요. 그 동안 ㈜컴윈은 다른 사회적기업들과 연합,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협동조합 국제 교류에도 나서는 등 조상뻘(?) 사회적기업으로서 선도적 역할을 많이 해왔어요.” :)

노동운동가 출신 대표와 직원들이 함께 만드는 신뢰의 조직문화

정 대표는 4년 전 입사해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일하다가 올해 1월 대표가 되었습니다. 합류한 것은 4년 전이지만, 회사 설립 당시 자활공동체의 이사로 관여했기에 사실상 회사의 시작을 함께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학 시절 노동운동을 했던 정 대표는 이 회사에 합류하기 전에도 줄곧 노동단체·상담소 등에서 노동자들을 돕는 일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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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가였던 대표와 취약계층, 차상위계층 직원들로 구성된 사회적기업 ㈜컴윈은 다른 회사들과 어떤 점이 가장 다를까요?

하나는 나눔에 대한 생각이에요. 다른 기업들은 한 해를 정산한 후 이윤이 일부를 사회에 기여하곤 하지만, 저희는 연초에 예상 매출액의 1~3%를 기부금으로 미리 떼어놓고 시작해요. 취약계층과 장애인단체, 자원봉사센터 등에 장학금을 기부하거나 저희가 만든 컴퓨터를 기증합니다.

또 한 가지는 민주적 운영이에요. 저희는 전 직원 워크숍에서 한 해의 사업을 평가하고 계획을 세워요. 한 달에 한 번 월례회를 열어 전달의 실적을 공개하고, 회사의 모든 결정은 투표를 통해 이뤄지고요. 더 이야기할 게 있을까요?” :)

2016년 봄에 떠난 1박 2일 워크숍

2016년 봄에 떠난 1박 2일 워크숍

지난 13년 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신뢰의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컴윈은 사회적기업 중에서도 자생력이 튼튼한 편에 속하는 중견 기업이 되었습니다. 2003년 6명으로 시작한 ㈜컴윈은 2015년 공시 기준 총 25명의 직원을 둔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기초생활수급자로 입사했지만 이곳에서 일하면서 취약계층에서 탈피한 직원들도 5명이나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 숫자도 중요하지만 질적인 측면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기에서 삶의 안정을 찾아가는 직원들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최근의 전세계적 경기불황도 위기상황이라 할 만하지만, 정 대표는 직원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오히려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신규 사업을 모색하며 위기를 타개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경영을 투명하게 하니 직원들이 누구보다 회사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아요. 올해 회사가 어려워졌을 때도 현장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경비도 줄이고, 일주일에 두 번씩 특근하자는 논의가 오고갔어요. 사실 연세들도 있으셔서 잔업을 하면 그 다음날이 힘드신데도 말이죠. 이런 마음들을 알게 되면 제 입장에서는 더욱 힘을 얻죠.”

새로운 대안경제 모델, ‘사회적기업 클러스터’를 위해

㈜컴윈은 2015년 LG소셜펀드를 통해 대출 지원을 받았습니다. 이 대출금은 나라장터에 등록할 제품을 개발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그 결과 기존 4개였던 ㈜컴윈의 제품군은 20개로 확대되었고 판매 체계를 어느 정도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7~8월에는 LG로부터 생산성 향상 컨설팅을 받기도 했습니다. LG전자에서 현장 품질관리, 공정관리를 담당하는 직원들이 함께 생산 시스템을 재정비한 결과 생산 효율 또한 좋아졌습니다.

LG전자노동조합이 진행한 생산성향상 컨설팅

LG전자노동조합이 진행한 생산성향상 컨설팅 활동

정 대표는 ㈜컴윈의 대표로 일하면서,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과 협력해서 뭔가를 만들고, 목표를 달성했을 때 보다 큰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이런 경험을 확장해 그는 더 큰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폐기물에서 나온 플라스틱 원료를 재활용해서 새로운 제품을 생산하는 것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저희의 다음 목표입니다. 옷걸이나 대야부터 지자체에서 사용하는 교통표지판, 하수관 파이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재로 만들 수 있거든요.

앞으로는 사회적경제조직 간의 협동 사업을 고민하고 있어요. 폐기물 수집/운반 업체와 재활용 업체, 사출·포장 업체 등이 모여 공동 설비를 갖추고, 역할을 나누어 제품을 생산하고 지자체가 그것을 구매하면 ‘원료-생산-판매 시스템’이 구축될 겁니다. 이렇게 전국 단위의 사회적기업 재활용 클러스터를 만드는 게 저희의 목표고, 지자체와 계속 논의 중이에요.”

"사회적기업이 대안경제 모델로 더욱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회적기업이 대안경제 모델로 더욱 영향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연철 대표가 그리는 큰 그림은 (주)컴윈의 성공뿐만이 아니라 사회적경제 생태계 활성화까지 나아갑니다.

“사회적기업의 맏형으로서 지금까지 역할을 해온 것처럼 지역사회에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해야죠. 재활용 분야에서 좋은 선례를 만들어 다른 분야의 사회적기업들도 서로 협업하고 규모를 키워 지역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하고 싶어요. 심해지는 양극화 사회에서 이렇게 대안경제의 모델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봐요. ㈜컴윈이 그 초석이 된다면 더 성취감이 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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