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이 된 다문화가정 친구들, 청춘과 희망을 이야기하다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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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된 다문화가정 친구들, 청춘과 희망을 이야기하다

작성일2017-05-25

다문화가정의 증가는 글로벌 시대의 필연적 현상입니다. LG는 2010년부터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이 미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LG 사랑의 다문화학교’를 운영 중인데요. 과학과 이중언어 분야에 재능이 있는 다문화가정의 청소년들을 선발해 2년간 전문적인 교육을 지원하는 LG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입니다.

‘LG 사랑의 다문화학교’ 졸업생들은 지금 어떻게 성장했고, 어떤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요? 어느덧 대학생이 된 매력 넘치는 세 친구를 만나봤습니다. :smile:

다니엘

김예주

채예현

열심히 살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평범’ 대학생들

근황토크! 요즘 어떻게 지내요?

다니엘: 작년부터 학교 근처에서 혼자 살고 있는데 집에서 경제적인 지원을 일체 안 받고 있어요. 졸업을 앞두고 초과 학점으로 듣고, 근로장학생으로도 일하고, 밴드 동아리 활동도 하고, LP바에서 아르바이트도 하며 바쁘게 지내요.

김예주: 올해 약대에 편입했는데 주중에 수업을 듣고 주말엔 과외를 해요. 이번 방학 때는 그만두고 연구실에 들어갈 예정이에요. 약대를 졸업해도 진로가 다양하니까 요즘엔 진로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채예현: 대학 새내기니까 아무래도 학교생활에 많이 집중하게 돼요. 입시 때문에 하지 못했던 다양한 공부도 하고 싶고, 가족과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하는데 쉽지 않네요. 사실 어제도 과음을… (웃음) 요즘은 중국과 한국 간 관계에도 관심이 가요.

세명 (1)

부모님 모국이라서 더 관심이 생기는 건가요?

채예현: 중국이 외교나 경제적으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나라잖아요. 우리나라가 더 성장하기 위해선 중국과 협력도 많이 해야 하고 관계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가 다문화 배경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지 우리나라와 중국이 갈등이 있으면 더 마음이 쓰이더라고요.

다른 친구들도 그래요?

김예주: 저는 사실 다른 다문화 친구들이 부모님 모국을 우리나라랑 똑같은 정도로 생각한다고 해서 좀 놀랐어요. 제게 벨기에는 단지 ‘엄마의 나라’고 그 문화가 나한테 배어있을 뿐, 그 곳이 제 나라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거든요. 가끔 엄마한테 미안하긴 해요. 자식으로서 엄마의 문화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도 좋은 것 같아서요. 그래서 요즘엔 일부러 벨기에 요리법 등을 알려달라고 해요.

다니엘: 전 생각보다 민감한 것 같아요. 저 역시 제가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러시아 문화도) 제 안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아요. 전공과도 관련이 있어 평소 러시아 동향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어요.

다니엘2 (2)

특별했던, 고민 많았던 어린 시절

또래 중엔 다문화 친구들이 적었을 것 같은데,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나요?

다니엘: 어린 시절을 러시아에서 보냈는데 유치원을 안 다니고 홈스쿨링을 했어요. 사실 유치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적응을 못해서 2주 만에 나왔거든요. (한국에 와서는 좀 편해졌나요?) 아니요. 더 힘들었어요. 언어도 모르고, 음식도 안 맞고, 유치원을 안 다녀서 그런지 사회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할지 몰라 친구 사귀는 것도 힘들었거든요. 주변에 대한 배려도 잘 몰랐고, 의사소통도 힘들었어요.

놀림도 많이 받았어요. 제 이름이 ‘파나마료브 다니엘 예브게니치’예요. 엄청 긴데, 초등학교 4학년 때 6학년 형이 와서 일부러 이름을 물어보는 거예요. 놀리려는 것 같아서 대답을 안 했다가 엄청 맞았어요. 지금은 누가 이름을 물어보면 다 대답해줘요. 사람들은 그냥 그게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니까.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으니까. 쿨해진 거죠.

근본적인 해결은 제 가치관이 바뀌면서 가능했어요. 남들이 저를 괴롭힐 때 ‘왜 나를 괴롭히지?’라고 생각했다가 언젠가부터 반대로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남들이 괴롭힐 만한 행동을 내가 했나? 그렇지 않다. 그럼 저들이 잘못 된 거다’ 이렇게 생각하면 편해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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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주: 저는 다니엘과는 좀 다른데, 아이들이 신기해 하면서 먼저 다가왔어요. 친언니들은 놀림 받은 적이 있다는데 저는 그렇지 않고 오히려 혜택(?)을 받았어요. 같은 다문화가정이라 해도 아시아 쪽 다문화 친구들이 무시 당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같은 다문화인데 그 안에서도 차별이 있는 걸 보면서 우리나라의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껴요.

채예현: 저는 외모 상으로 표가 안 나서 제가 먼저 말 안 하면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순혈주의가 강하잖아요. 저 역시 ‘혼혈’이라는 말 자체를 은연 중에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어서 어릴 때는 다문화가정이라는 걸 감추고 싶었어요. 선생님이 따로 부르시면 몰래 애들 눈치를 봤고, 조회대에 올라가 장학금을 받아도 별로 안 기쁘고 제가 약자가 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자격지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

(바뀐 계기가 있었나요?) 소극적이고 우유부단하던 제가 뭔가를 처음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시작한 게 태권도였어요. 그 이후에는 자신감이 붙으면서 반장 선거도 나가고 했어요. 엄마가 “괜찮겠어? 괜히 상처 받으면 어떡해?” 하시더라고요. “해볼게. 안 되면 안 되는 거고.” 그 때부터 제 성격이 굉장히 명랑해지고 이것저것 도전하게 되었어요.

세명 (2)

또 하나의 계기는 ‘LG 사랑의 다문화학교’예요. 어느 날 ‘LG 사랑의 다문화학교’ 모집 공고를 보고 선생님한테 가서 “저 이거 한번 도전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씀 드렸어요. 다문화학교 활동을 하면서 다른 친구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굳이 내가 나의 배경을 감추고 끙끙대며 살아야 하나 싶기도 하고 ‘내가 왜 부모님을 부끄러워해야 하지?’ 라는 감정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더 넓은 세상을 보여준 ‘LG 사랑의 다문화학교’

‘LG 사랑의 다문화학교’에는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채예현: 저는 말씀드린 대로 제가 직접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요. 모집 공고의 조건에 ‘학업 능력이 우수하고, 봉사활동도 많이 하고, 언어 능력도 탁월한 학생’을 모집한다고 해서 살짝 겁을 먹기도 했어요. 그래도 역시 ‘안 되면 말고!’ 하면서 무작정 지원했는데 합격할 수 있었죠. 다문화학교 활동을 하면서 다문화가정으로서 제가 가진 장점을 발견하게 되고 자부심도 갖게 되었어요.

다니엘: 뭔가 새로운 걸 경험하고 싶었어요. 중학교 때 늘 학교에만 있었거든요. 담임 선생님이 “해볼래?”라고 하셔서 선뜻 하겠다고 했죠.

다문화학교에서 저와 비슷한 친구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알고 그게 가장 큰 마음의 위안이 됐어요. 학교에선 다문화 친구들을 거의 만나지 못했거든요. 이런 친구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과학과 언어를 가르쳐주면서 ‘더 큰 목표’를 지향하게 하는 점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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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주: 과학을 한창 좋아하던 때라 과학 실험을 많이 해볼 수 있다고 해서 지원했었어요. 사실 그 전까지는 제가 다문화라는 인식도 별로 없었고 다문화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어요. 다문화학교에 오고 나서 친구들이 학교에서 놀림도 많이 받는다는 걸 그때서야 알았거든요.

그런 아픔을 겪었는데도 가치관이 뚜렷하고 견고한 친구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히려 그 때부터 내가 다문화고, 다문화가 사회에서 어떤 집단이고,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등을 처음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사랑의 다문화학교’ 활동을 통해 바뀐 점이 있다면?

다니엘: 상하이 국제엑스포에 견학을 다녀오면서 시야가 더 트였어요. 그 동안 우물 안 개구리처럼 제 주변만 보고 살았다면 그 때를 계기로 제 주변뿐만 아니라 더 멀리까지도 볼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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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예현: 첫 번째는 대인관계! 언어 과정에서 제가 맏언니였거든요. 외동딸이라 혼자 자랐는데, 동생들을 챙겨야 하니까 리더십이 생긴 것 같아요.

두 번째는 중국어를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저는 다른 다문화 친구들처럼 이중언어가 뛰어난 편이 아니었어요. 할머니와 함께 살았고 어머니도 한국어를 잘 하셔서 집에서 중국어를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거든요. ‘사랑의 다문화학교’를 통해 이중언어를 할 수 있는 건 다문화가정이 가진 큰 장점이라는 걸 깨닫고 열심히 공부하게 됐어요.

김예주: 캄보디아 봉사활동을 갔는데 공부를 하고 싶어도 환경이 좋지 않아 못하는 아이들을 보며 많이 안쓰러웠어요. 그때부터 ‘과학을 활용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자’는 꿈을 갖게  됐어요. 비싼 약들은 개발도상국에서 못 쓰잖아요. 약을 쓸 필요 없게 백신을 개발해서 아예 질병이 돌지 않게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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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다 같은 한국인이니까요”

정체성에 혼란을 겪고 있을 다문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다니엘: 일단 ‘나라’의 개념에 얽매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정체성은 출신 국적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정해지는 것 같아요. 내가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국인처럼 생활하고, 한국 문화에 익숙하면 한국인인 거죠. 결국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는 스스로 규정지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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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 혹은 내면의 다른 점들로 인해 정체성에 혼란이 오겠지만, 이게 얼마나 안 중요한지 깨닫는 시기가 곧 올 거예요. 마음이 확고해지면 남들이 놀리거나 해도 마음에 흠집이 잘 나지 않아요. 회피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치고박고 싸우는 것보다 이게 훨씬 강한 거예요. 상처 받고 마음을 닫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내 잘못이 아니고 그들이 아직 어리다’라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가치관을 건강하게 발전시켜 나가는 거죠.

채예현: 당연히 힘든 부분이 있겠죠.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고, 다문화를 받아 들일 수 있는 정도도 다르니까. 사회적 시선 때문에 힘든 점이 있겠지만,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 데서 오는 것 같아요.

저도 원래 다문화를 장점으로 인식하지 못했지만,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바꾼 후부터 굉장히 활발하고 당당하게 생활하게 되었거든요. 자신의 내면을 바꾸는 게 쉽진 않겠지만 그게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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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채예현: 모든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 자라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사회적 인식이나 복지 정책들을 보면 그런 선입견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다니엘: 그래서 저는 ‘다문화’라는 말을 별로 안 좋아해요. 이미 한국인인데, ‘다문화’라는 프레임을 씌워 구분 짓는 게 오히려 화합을 방해하는 거라고 봐요. 다문화라고 해서 오히려 ‘도움이 필요하지?’라고 접근하는 건 역차별이에요. 사실 사회적 약자도, 배려 받을 대상도 아니니까요. 그냥 똑같이 대하면 돼요. 외모가 좀 다르거나, 발음이 좀 어색하더라도 한국인끼리 서로 대하는 것처럼요.

김예주: 다문화가정 친구들이 “나는 다른 애들이랑 다르니까” 라고 생각하며 위축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사회 역시 다문화가정이 특별하다는 걸 굳이 강조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경상도 출신의 아빠가 전라도 출신의 엄마를 만난 것처럼요. “너네 엄마는 일본에서 왔구나, 우리 엄마는 어디에서 왔는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서로를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채예현: 우리나라에 다문화가정이 많아지고 있어서 이런 인식들은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제가 사회에서 자리를 어느 정도 잡고 나면, 언어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힘들어하는 후배들을 도와줄 수 있는 멘토가 되고 싶어요. :smile:

성숙함 속에서 재기 발랄함을 뽐낸 그들의 청춘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성숙함 속에서 재기발랄함을 뽐낸 세 친구. 그들의 청춘이 부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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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젊은 꿈을 키우는 사랑, LG’를 슬로건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 주역인 청소년들이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LG 사랑의 다문화학교’는 LG연암문화재단이 운영 중인 LG의 대표적 사회공헌 활동이며 이를 통해 다문화사회로부터 많은 응원과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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