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황새를 지켜라,LG상록재단의 황새 보존 사업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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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황새를 지켜라,LG상록재단의 황새 보존 사업

작성일2015-03-19

안녕하세요. LG블로거 한혜연입니다.

여러분은 황새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일상에서 보신 기억이 있으신가요? 아쉽게도 요즘 황새에 대해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아이를 물어다 주는 새’라고 많이들 말하는데, 어느새 우리 문화권 속의 황새는 잊혀지고 서구의 이야기에서만 황새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젠 일상에서 만날 수 없는 황새이지만 원래 한국은 황새의 주요 서식지이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천연기념물인 황새를 다시 이 땅에 품기 위한 노력들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한국 황새의 슬픈 이야기

황새

충남 예산의 황새공원에서 양육되고 있는 황새입니다. 상당히 큰 물고기를 먹고 있죠?
황새가 먹이사슬에서 최상위 포식자라는 것을 보여주네요. 사진 출처:
예산군 ‘황새의 비상’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황새를 장수를 상징하는 고귀한 새로 여겨 마을에 황새가 살면 복이 온다고 믿었습니다. 사람들이 해치지 않았기 때문에 황새는 사람들을 어려워하지 않고 마을에서 같이 살았지요. 황새 중에는 러시아에서부터 한국, 일본을 오가는 철새도 있지만 꽤 많은 숫자가 텃새가 되어서 이 땅에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6.25 이후 급속히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환경 오염에 의해 황새는 자취를 감추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마지막 텃새가 된 황새 한 쌍이 발견되었습니다. 사라진 줄 안 황새가 발견되자 언론에서 이 사실을  크게 보도하였지요. 하지만 이것이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언론 보도 이후 3일 만에 수컷이 밀렵꾼이 겨눈 총에 맞아 죽고 말았습니다. 결국 암컷은 더 이상 새끼를 낳을 수 없게 되어 학계에서 1971년은 황새 멸종의 해가 되어 버렸습니다. 더 슬픈 것은 이 황새 암컷은 수컷을 잊지 못하고 매해 봄만 되면 그 마을로 날아왔습니다. 수컷이 없는 암컷은 무정란만 낳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암컷도 1983년 농약 중독으로 쓰러진 채 발견되었고, 1994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로써 이 땅에서 황새의 번식은 볼 수 없었습니다.

 

왜 황새를 보존할까요?

천연기념물 199호이자 세계적으로도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황새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은 1996년 한국교원대학교 한국황새생태연구원에서 4마리의 황새를 독일과 러시아로부터 기탁 받아 인공 및 자연부화에 성공함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현재는 157마리까지 증식이 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 황새들은 아직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제한된 공간에서 키워지고 있습니다. 올해가 황새 복원에 중요한 이유는 처음으로 자연으로 방사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황새의 자연방사가 오랜 시일이 걸린 이유는 황새를 복원해야 하는 이유와도 연관이 깊습니다. 새 한 종의 멸종은 하위 먹이사슬 200종의 멸종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즉 새 한 종의 멸종은 새만의 문제가 아니라 하위 먹이사슬의 전체가 붕괴된 결과인 것이지요. 황새는 조류에서도 상당히 큰 편에 속하고 미꾸라지, 개구리부터 뱀까지 먹을 정도로 식욕이 왕성한 육식성 조류입니다. 맹금류인 매도 두려워하는 황새는 먹이사슬의 최상위에 놓여 있습니다. 황새의 멸종은 이 땅이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으로 변한 것을 뜻하며 200여 종이 넘는 생명체의 멸종을 의미합니다. 황새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된 요인은 농약이었는데, 농약에 중독된 황새가 알을 낳으면 알의 두께가 너무 얇아 부화될 때까지 버티지 못하고 깨지거나 상했습니다.

황새 살리기는 다각적인 생태계 재건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고, 결국 사람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과도 직결됩니다. 황새의 자연방사가 첫 인공증식 이후 20년이 걸린 것도 황새가 살 수 있는 생태계 전체를 마련하기 위해 소요된 시간이었던 것이지요.

 

황새 보금자리 만들기 프로젝트

황새가 살기 위해서는 건강한 먹거리가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하고 편히 쉴 수 있는 둥지가 필요합니다. 이에 전국에서 가장 황새가 살기 좋은 곳으로 충청남도 예산이 황새 복원을 위한 황새마을로 지정되어 이곳에 황새공원, 야생화훈련장, 인공둥지가 마련되었습니다. 황새 복원사업 지역으로 예산이 선정된 이유는 다년간 무농약 농법을 실천하고 있고, 역사 사료에 의하면 옛 조선시대에도 황새 서식지였다는 기록이 있어 황새가 지속적으로 살기에 적합하다고 평가되었기 때문입니다.

황새이주행사

황새복원센터에서 증식한 황새를
황새 서식지가 될 충청남도 예산으로 이주시키는 행사가 2014년에 있었습니다.

그러면 황새가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을까요? 예산군 농민들은 예산군 광시면 황새공원 주변의 논 45만 평을 농약 없이 경작하고 있으며, 황새가 먹을 먹이인 미꾸라지 등의 물고기가 쉽게 번식할 수 있도록 물고기가 논두렁을 쉽게 오고 갈 수 있게 어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또한 물고기의 산란을 위해 필요한 둠벙과 같은 습지도 마련하여 황새를 위한 윤택한 먹이사슬 환경을 조성하였습니다.

한국황새생태연구원

충남 예산으로 옮기기 전 한국교원대학교 한국황새생태연구원에서 키워지고 있는 황새들
사진 출처: 예산군 ‘황새의 비상’

또한 자연방사 이전에 야생화 훈련이 가능한 사육장이 마련되었습니다. 이렇게 기본 시설이 완비된 2014년 6월에 한국교원대학교 한국황새생태연구원에서 증식된 60 마리의 황새가 예산으로 이주하는 황새 귀향 행사가 열렸고, 이 황새들은 자연으로 돌아가기 전까지 이곳에서 환경에 적응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황새들은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지만 이번 황새복원사업은 바로 자연방사를 하지 않고 훈련 과정을 거쳐 자연으로 돌아가는 단계적 방사로 진행합니다. 이는 단계적 방사가 시일이 더 걸리지만, 성공률이 더 높기 때문입니다.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기본 훈련이 끝난 황새들은 올 2015년 9월에 자연방사 될 예정입니다.

 

맞춤형 둥지가 필요해요!

인공둥지 설치 사업

황새가 자연서식 하기 위해서는 둥지를 만들 수 있는 공간이 꼭 필요합니다.
LG상록재단이 인공둥지 설치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이번 황새 보존 프로젝트에서 주요한 몫을 차지하는 것이 인공둥지를 만들어주는 것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는 전봇대 같이 길게 기둥의 형태를 하고 있는 것이 황새의 집이 될 인공둥지입니다. 일반적으로 알고 계신 새 둥지와 많이 다르죠? 이는 황새의 생태 습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황새의 날개는 다 폈을 때 보통 2미터가 넘습니다. 날개가 크다 보니 땅에서 수직 상승을 바로 하기 보다는 높은 곳에서 활강하여 내려오는 편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황새는 둥지를 만들 때 10m 이상의 높은 아름드리 나무에 보금자리를 만듭니다. 높은 둥지의 장점은 뛰어내려 활강하면 어려움 없이 쉽게 날 수 있는 것입니다.

즉, 황새는 사방이 열린 곳에 높은 나무가 한 그루만 놓인 환경을 선호하는데 현실적으로 그런 환경을 찾기가 쉽지 않죠. 특히 기계농법으로 정비된 오늘날의 농촌에서는 논 주변에 나무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아무 준비 없이 자연방사를 할 경우, 둥지를 지을 곳이 마땅히 없다면 아무리 먹잇감이 많아도 황새는 터를 마련하지 않고 떠나겠지요. 그래서 전봇대만큼 높고 단단한 구조물인 인공둥지가 필요한 것입니다.

예산에 인공둥지를 설치하는 사업은 LG상록재단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새집 달아주기를 시작으로 철새 먹이주기, 밤섬 철새조망대 운영 등 꾸준히 조류 보호에 힘써온 LG상록재단이 황새 보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과정이었습니다. 추가적으로 LG상록재단이 주목한 것은 황새가 모여 사는 터전이 조성된다면 자연과 사람이 함께 사는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느끼고 배우는 최고의 체험장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성공적으로 인공둥지를 만들기 위해 한국보다 먼저 황새보존사업을 시작한 일본 사례를 참고하여 5년간 5억 원을 들여 인공둥지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인공둥지와 가까운 곳에 단계적 방사장을 조성하여 황새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인공둥지에서 살 황새 커플 이야기

황새 커플

단계적 자연방사를 위하여 야생적응 훈련 중인 황새 커플

현재 3개의 단계적 방사장을 운영하면서 각 방사장에 한 쌍의 황새들을 넣어두었습니다. 이들 커플이 새끼를 낳으면 황새 가족을 형성하게 되는데, 그때 방사를 하여 바로 옆의 인공둥지에 터를 잡도록 유도할 예정입니다. 이때 황새 커플은 한국에서 증식한 황새만으로 할 경우 유전적 결함이 발생할 수 있어 암컷은 한국에서 수컷은 일본에서 가져와 합방시켰습니다.

황새 가족 계획

황새의 가족 계획. 황새 둥지에 나무 가지가 보이시나요? 황새 커플이 부지런히 나뭇가지와 짚으로
폭신한 둥지를 만드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곧 새끼를 낳을 것 같네요.

위의 사진은 최근 사진인데요. 둥지에 나뭇가지가 보이시나요? 네, 황새 커플이 본격적으로 둥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번 봄에 새끼를 낳을 것 같네요. 황새 사진을 너무 멀리서 찍어서 아쉬우시죠? 그것도 다 황새를 위해서입니다. 황새 커플이 마음 편히 자연에 적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사람이 다가가지 않게 운영하고 있어서 사진을 가까이에서 촬영하지 못한 점 양해해 주세요.

 

새 봄의 황새마을을 기다리며

황새마을의 봄

봄이 왔습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예산에도 봄꽃들이 피기 시작한 것을 보실 수 있는데요. 아쉽게도 인공둥지에는 아직 주인이 없습니다. 하지만 내년 봄에는 저 둥지에서 황새 가족이 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황새보존사업은 아직 어려운 난관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1월에 야생 철새인 황새 한 쌍이 예산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은 또 다른 희망을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준비해 온 것처럼 사람들이 힘을 합쳐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또 계속 보존해 나간다면 황새와 더불어 살면서 일어나는 재미난 이야기를 전해드릴 기회도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립니다.

한혜연 프로필

디지털 도서관, LG상남도서관에서 디지털 사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이 주는 가능성을 좋아하면서도 아날로그의 여백을 사랑합니다. 낙천적인 성향으로 '키득키득 웃는 초록 책갈피'가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