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만남] 미디어로그 노현진 팀장, HBO의 문을 열다! 인기 미드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을 한국에 소개한 VOD 콘텐츠 소싱 전문가 인터뷰 – LG그룹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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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 만남] 미디어로그 노현진 팀장, HBO의 문을 열다! 인기 미드 ‘왕좌의 게임(Game of Thrones)’을 한국에 소개한 VOD 콘텐츠 소싱 전문가 인터뷰

작성일2015-06-10 오전 10:10

LG유플러스의 자회사, 미디어로그 미디어콘텐츠팀 노현진 팀장

LG유플러스의 자회사, 미디어로그 미디어콘텐츠팀 노현진 팀장

 올 초 영상 콘텐츠 업계에 내기가 돌았습니다. ‘대체 얼마의 금액으로 독점 계약을 따냈을까?’

‘뉴스룸’, ‘섹스앤더시티’, ‘왕좌의 게임’ 등을 제작한 미국의 대표적인 케이블 유료영화 채널 HBO와 미디어로그가 공급 계약을 성사시킨 데 대해 돌았던 업계의 후일담입니다. 국내 VOD 업계에서 항상 섭외 1순위로 꼽고 있는 미 HBO사의 콘텐츠를 국내 채널에 독점 공급시켰고, 타 경쟁사들이 5년간 두드려도 열리지 않았던 문을 1년 반 만에 열리게 만든 주인공.  미디어로그 노현진 팀장을 만나 HBO 콘텐츠의 한국 상륙 이야기와 VOD 콘텐츠 소싱 전문가로서의 삶을 들어 보았습니다.

 HBO, 당신의 이름 세 글자를 기억하겠습니다.

사진 제공: 유플릭스

올해 2월, 유플릭스가 HBO의 콘텐츠를 선보인 지 50일 만에 시청횟수는 110만 건을 돌파했다. 기존 미드 콘텐츠 성과의 20배를 훌쩍 넘는 실적이다.(사진 제공: 유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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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 왕좌의 게임은 미드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드라마인데요. 그 성과가 어느 정도인가요?
“2월 시작 이후 지금까지의 매출이 HBO 영상 콘텐츠들만으로 전년도 해외 시리즈 전체 통합 매출 이상을 기록했어요. 사실 ‘왕좌의 게임’은 누구나 탐내던 아이템이었습니다. 국내에 유통되지 않은 인기 미드는 왕좌의 게임이 거의 유일했다고 보시면 돼요. 엄청난 인기에도 불구하고 스크린 채널 외에는 볼 수 있는 루트가 없어 업계에선 항상 주목하던 드라마였습니다. ”

– 가입자 모수가 더 많은 경쟁 통신사들의 제안이 꾸준히 있었음에도, HBO가 유플러스를 선택한 이유가 뭘까요?
“저는 타사의 준비가 생각보다 부족했다고 봤어요. HBO가 원한 건 HBO라는 브랜드 가치에 대한 존중이었는데, 경쟁사들은 그런 니즈를 잘 파악하지 못했던 거죠. HBO는 ‘왕좌의 게임’ 등 특정 작품 제목으로는 유명하지만, 막상 ‘HBO’라는 브랜드 자체의 인지도는 낮아 고민을 안고 있었어요. 그걸 파악한 저희 팀은 왕좌의 게임이 아닌 ‘HBO’란 이름으로 마케팅하겠다고 제안했어요. 실제로 TV 광고를 보시면, HBO란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하고 있어요.”

미디어로그 노현진 팀장 - 고운 만남

HBO는 퀄리티 높은 시리즈물 제작으로 유명합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이미 제작된 좋은 작품들이 사장되는 것이 안타까울 터. 이 점을 간파한 노 팀장은 기존 프로그램들에 대한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병행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새 시리즈가 아닌 기존 방송까지 활용할 수 있다는 제안을 HBO가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업계의 분위기 파악도 뛰어났습니다. HBO가 넷플릭스와 경쟁관계에 있음을 알고, 유플릭스를 넷플릭스 대항마로 소개해 점수를 땄습니다. 

– 대외적인 정보야 입수할 수 있지만, 자세한 업계 동향까지 어떻게 파악하세요?
“저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다 팀원들이 하는 거니까요. 저희 팀이 총 27명이에요. 연극영화과를 나온 팀원도 있고, 각기 다양한 미디어 업계에서 종사하던 사람들이에요. 팀원들 가운데는 물론 케이블 채널 쪽에서 일했던 경우도 있고요. 사람을 통해서 누구보다 빠르게 업계 정보를 접했죠. 사실 HBO 계약도 사람 덕을 봤어요. 미국이 한국 업체를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신뢰 관계가 있는 사람을 내세우려 했죠. 그래서 HBO와 협상 경험이 있는 팀원을 전략적으로 정식 채용했어요. 사람 대 사람 관계뿐 아니라 회사 대 회사도 신뢰 관계가 아주 중요해요.”,

깐느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방송 콘텐츠 마켓 mipcom. (이미지 출처 : http://www.mipcom.com/en/programme/)

세계 최대 방송 콘텐츠 마켓 mipcom. (이미지 출처 : http://www.mipcom.com/en/programme/)

– 협상 자체가 많이 어려웠겠네요. 어떤 점이 가장 힘드셨어요?
“의외로 핵심을 짚고 나서는, 협상이 쉬웠어요. 보통 콘텐츠 마켓은 동향을 파악하러 가는 곳인데, 저희 팀은 협상을 작정하고 갔죠. 칸에서 열린 mipcom에서 팀원들이 매우 구체적인 부분까지 협의를 진행하고 돌아왔어요. 정작 문제는 그 이후였죠. 우리나라에서는 계약 성사 이후 서비스 론칭이 굉장히 빨리 이뤄지는데, 사실 외국기업의 속도는 그렇지 않거든요. 특히 HBO는 대한민국과의 첫 거래라 검토가 길고 신중했어요.

그 후로는 살인적인 일정이었어요. 팀원 중엔 너무 바빠서 결혼을 미룬 경우까지 있었으니까요. 파일을 받고 서비스를 사실상 3주 안에 모두 준비했어요. 왕좌의 게임 3, 4를 너무 늦게 줄 때는 정말 죽겠더라고요.(웃음). 반 나절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매일 통화하면서 독촉했어요.”

통신사에서 콘텐츠로 광고를 한 사례는 거의 없습니다. 대개 통신사 광고는 망의 속도나 기술, 혹은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기 마련입니다. TV 광고를 전면에 내세운 공격적인 마케팅 덕에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설에 영화관에 갔는데, HBO 광고가 나오더라고요. ‘제가 한 거에요!’라고 외치고 싶었어요. TV 광고 나올 때 마다 큰 거 하나 해낸 기분은 드는데, 사실 팀원들이 한 거죠. 팀원들이 저를 원망할지도 몰라요(웃음).”

미디어콘텐츠팀? 예술가보단 협상가가 필요한 곳이죠.

미디어로그 노현진 팀장 - 고운 만남

그가 콘텐츠 소싱 업무를 시작한 지는 5년. 2006년 입사 전부터 타 기업에서 온라인 콘텐츠 관련 일을 했습니다. 직업이 성격과 너무 잘 맞는다는 그는 ‘입으로 하는 건 자신 있다.’고 말하며 웃었습니다. 미디어콘텐츠팀이라 하면 언뜻 창의적이고 재미있는 일을 하는 곳 같지만, 실은 어느 팀보다 ‘협상가’ 역할을 잘 해내야 하는 곳입니다.

– 미디어콘텐츠팀은 주로 어떤 일들을 하고 있나요?
“콘텐츠를 소싱하고 마케팅하는 일이에요. KBS, MBC, SBS 등 지상파뿐 아니라 종편, CJ 등의 방송국들과 ‘다시보기’ 관련 계약을 해요. 국내외 영화배급사, 해외 메이저 제작사들도 저희의 파트너입니다. 주로 콘텐츠 유통 부서들이랑 작업해요. 그래서 꾸준히 시중의 인기 콘텐츠들을 모니터해야 하고, 데이터를 통해 수요를 예측해 계약을 성사시켜야 해요.”

– 국내외 업계에 차이도 있나요?
“문화적 차이가 있어요. 가령 국내 콘텐츠는 흥행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영화관이 아닌 VOD로 개봉하는 경우도 있어요. 작품성이 좋음에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해외 영화들을 그렇게 들여오면 좋겠다 싶었죠. ‘최초 개봉’이란 형태로 VOD로 개봉하자는 제안을 해외 업체에 했는데, 그런 제안들을 사실 외국에선 굉장히 당황스러워 해요. 극장 개봉 외에 상상을 할 수 없는 거죠. 전혀 시도되지 않은 것들을 대한민국에선 요구해요. 그런 설득 작업이 힘든 거죠. 그래서 해외 업체들은 금액으로 접근하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요. 브랜드 가치나 그들의 가치관에 대한 존중을 보여줘야 해요.”

미디어로그 노현진 팀장 - 고운 만남

– 콘텐츠 업계에 관심을 가지는 대학생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요. ‘이런 점은 좋다, 그러나 이런 점은 각오해야 한다’는 게 있을까요?
“저도 잘 못하지만(웃음) 해외 콘텐츠 구매하는 사람에게 외국어는 필수죠. 일본 애니메이션 관련 업무를 하는 팀원은 일본어에 능통하고. 영어를 잘 하는 신입들도 많아요. 물론 그냥 영어와 협상 영어는 달라요. 그래서 선배들이 바짝 붙어서 후배들을 키워요. 전시회에 데리고 나가 선배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를 계속 보게 해요. 젊은 친구들이 잘 성장해야 미래가 있으니까요.”

해외 콘텐츠 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떠도는 영상까지 골고루 모니터 하는 건 팀의 장점. 미디어콘텐츠팀은 메이저 사의 콘텐츠 외에도 피키캐스트나 팟캐스트, 아프리카 BJ까지 콘텐츠라 하면 모두 모니터합니다. 업무 시간에 그런 신규 콘텐츠 발굴을 할 수 있는 건 장점이라는 그는, 그럼에도 콘텐츠를 좋아하는 게 자질의 전부는 아니라고 말합니다.

“신입사원 면접을 보면 ‘좋은 콘텐츠를 발굴해서 소개하고 싶다’ 이런 얘길 많이 해요. 그런데 저희 팀이 가장 많이 하는 일은 싸움이에요. 주관적으로 콘텐츠를 판단하기보다 데이터를 읽어 콘텐츠를 판단하고, 다양한 회사와 협상해야 해요. 항상 이슈의 경계에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압박을 받을 때가 많아요. 디데이는 결정되었는데 계약은 확정되지 않은, 난감한 상황도 있고요.”

미디어로그 노현진 팀장 - 고운 만남

그럼에도 자신 나름대로 일과 삶의 균형을 잘 찾아가고 있다는 그는, 일에서 여가야 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HBO 계약 성사도 제가 한 게 아니라 저희 팀 27명이 한 거잖아요. 그 사람들이 행복해야 해요. 저희 팀이 하는 일은 누군가의 휴식을 돕는 일이에요. 한 사람이 편안하게 소파에 누워서 좋은 화질과 좋은 음질로 저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 그걸 고민하는 팀이죠. 여가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여가를 즐기게 만들 수 있겠어요. 팀원들이 행복한 여가를 즐겨야 하는 이유에요.”

인생의 롤모델은 없다. 거대한 목표도 없다. 인생은 즐겨야 한다. 너무 거창하게 일하지 않으려 한다는 그는, 시종일관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인생관을 설파했습니다. 그저 재미있고 행복하게 사는 것. 그것이 도리어 일도 삶도 충만하게 한다는 한 마디가 어쩌면 ‘HBO 독점계약 성사’를 낳은 진정한 비결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손고운 프로필

손고운 사원은 LG커뮤니케이션센터에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은, 모르는 것보다 알고 싶은 것이 더 많은 커뮤니케이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