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톨스텐 벨루어와의 대담 : 디자인 철학과 LG 시그니처(LG SIGNATURE)에 대해 말하다 – LG그룹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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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톨스텐 벨루어와의 대담 : 디자인 철학과 LG 시그니처(LG SIGNATURE)에 대해 말하다

작성일2016-06-02 오후 5:24

lg 시그니처

LG전자의 초프리미엄 가전 브랜드LG 시그니처‘는 지난 CES 2016에서 공개되자마자 전세계의 주목과 호평을 받았습니다. 제품의 본질에 집중한 최고 성능 및 사용편의성과 함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은 그 디자인이었습니다.

오늘은 2014년부터 LG전자의 디자인 자문단으로 활동하고, ‘LG 시그니처’ 프로젝트에 마스터 디자이너로 참여해 혁신적 디자인의 탄생에 기여한 세계적 산업디자이너 톨스텐 벨루어를 만나 그의 디자인 철학과 LG와의 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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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텐 벨루어

– ‘LG 시그니처’ 마스터 디자이너
– 오디오 전문 기업 뱅앤올룹슨(B&O) 전담 디자이너
– 디자인 스튜디오 ‘데이비드 루이스 디자이너스(David Lewis Designers)’ 최고경영자(CEO)

Q. LG 시그니처 프로젝트에 초기부터 참여하셨고, LG전자 디자인팀과 공동 작업을 했습니다. 특히 세탁기 디자인에 기여를 많이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디자인을 담으려고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LG 시그니처 세탁기를 디자인할 때 제품의 본질에 집중세탁기의 핵심 요소만 남기고 나머지 모든 것을 제외할 수 있는지를 고민했습니다. 소비자들이 세탁기를 일상 생활에서 사용할 때 가능한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말이죠. 저의 목표는 소비자들이 제품을 사용하기 쉽게 만들면서도 제품에 매우 발달된 기술이 들어있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보통의 평범한 세탁기에는 상자가 있고, 문이 있고, 문 주변의 프레임이 있고 손잡이, 버튼, 화면, 세제 넣는 곳 등등이 있어요. 굉장히 복잡하게 생겼죠. 만약 여러분에게 멋진 부엌이나 화장실이 있다면 그곳의 공간과 세탁기가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LG 시그니처 세탁기는 그런 일반적인 세탁기와 다르다는 것을 아실 겁니다.

왜냐하면 여기에는 하얀 상자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은 도어 뒤에 있어요. 전면에서 보이는 세탁기는 하얀 상자와 둥근 문 뿐이에요. 세탁기를 간단한 그래픽처럼 구현했다고 할 수 있죠. 그러면서도 소비자들이 전혀 소외감이 느끼지 않고 제품에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소비자들은 제품을 보면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알게 됩니다. 소비자들이 ‘와, 정말 쉽네! 옷만 넣고 문을 닫으면 알아서 작동하는 구나’라고 느낀다면 제 프로젝트는 성공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술 자체는 존재하지만 이를 보이지 않는 방식으로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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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LG전자가 선보인 LG시그니처는 기존 제품과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초(超)프리미엄 브랜드’입니다. 최근 각 기업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일반 제품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브랜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이런 흐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렇게 디자인 된 프리미엄 제품들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무언가 비싼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소비자들이 수많은 것들과 타협할 필요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우리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이게 우리가 가장 최고로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최고의 것이에요.’라는 이미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이것은 회사가 브랜드를 가장 진정성 있게 드러내는 방법입니다. LG가 선보이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드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는 소비자들에게 ‘오, 우리가 이런 것을 실제로 느낄 수 있구나’라는 놀라운 경험을 제공하는 한편, 기업 내부의 엔지니어들의 열정을 높여 더욱 많은 에너지를 끌어올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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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어떤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LG와 진실성이 담긴 제품을 계속 만들고 싶다고 하셨는데, 진실성이 담긴 제품이란 무엇인지요?

디자이너로서의 제 역할은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높은 가치와 내구성을 지닌 제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영원함’을 디자인에 담는 것은 매우 중요하죠. 그 반대는 제품을 바로 버리는 것이니까요. 제품을 버리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당신이 제품을 더 이상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고, 무가치하게 여긴다는 것을 말합니다. 왜 가치가 없는 제품을 생산하죠? 이미 세상에는 무가치한 것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큰 가치를 갖는 것에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만약 어떤 제품을 만들고 그것이 높은 가치와 내구성을 지닌다면, 그 제품은 많은 사람들이 원하게 되고, 고전이 되는 거죠.

패션이나 트렌드를 따라가다 보면 본질을 담은 제품을 만들 수 없어요. 제품의 특성이 특정 기간에 속에 머물기 되기 때문에요. 하지만 제품 존재의 본질을 제품에 담는다면, 제품은 오롯이 제품 자신을 전하게 되고, 여기에 시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변하지 않는 영원함이 될 것입니다.

CES 2016에서 LG전자 안승권 사장과 함께 무대에 오른 LG 시그니처 마스터 디자이너 톨스텐 벨루어

CES 2016에서 LG전자 안승권 사장과 함께 무대에 오른 LG 시그니처 마스터 디자이너 톨스텐 벨루어

Q.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요?

좋은 디자인이란 완벽한 선물을 받는 것과 같습니다. 다시 말하면, 당신을 이해하는 누군가로부터 선물을 받는 것이죠. 누군가 당신이 누구인지, 당신의 꿈이 무엇인지, 당신이 어떻게 일을 하고, 어떻게 이끌어가는지를 이해한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그가 당신을 정말 잘 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이것이 한 부분입니다.

두 번째는 당신이 당신을 위해 선물을 만든 사람의 감정을 느끼는 것입니다. 당신은 그가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열정을 쏟았는지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당신은 그가 이 모든 디테일을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의 성실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여기, 당신을 위해 만든 가장 최고의 선물이 존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좋은 디자인이 가지는 의미입니다.

또 이것이 우리가 디자이너, 엔지니어로서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한데요. 우리는 각각 소비자를 이해하고 그들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모색해야 합니다. 디자이너 스스로가 이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최고의, 최신의, 그리고 모든 에너지를 이용해 만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그 디자인은 완벽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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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평소 디자인 작업을 하실 때 본인만이 갖고 있는 디자인 철학, 제품에 담고 싶은 본인의 생각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예를 들면, 제품의 목적이 무엇인지,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떻게 쓰일 것인지 등을 고민합니다. 또한 제품을 둘러싼 문화와 인식에 대해서도 고민합니다. 즉, 제품이 보통 어떻게 이해되는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 여겨지는지를 파악합니다. 그리고 이를 매우 새롭지만 설득력 있는 방안으로 깨뜨리는 것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아, 맞아. 난 왜 그 생각을 못했지?’라고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디자이너는 제품의 내부도 살펴야 합니다. 제품이 무엇으로 만들어졌고, 어떻게 생산되었으며, 이를 만들 수 있는 경쟁사들은 어떤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지 등 다른 요소도 고려해야 합니다. 저는 디자이너로서 이런 많은 요소들을 고민합니다.

제 경우는 디자인을 시작할 때 이런 고민들이 제 앞에 놓이고 질문들이 서로 겨루기를 합니다. 그래서 디자인 초기 단계엔 굉장히 혼란스럽고 시간도 많이 소모됩니다. 왜냐하면 초반에 답이 없는 여러 고민들이 한꺼번에 쏟아지기 때문이죠. 하지만 디자인을 일단 시작하고 계속 진행하다 보면 모든 것이 서로 잘 맞아들어간다는 느낌이 오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때 바로 디자인이 만들어진다는 안정감이 생기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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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저는 형태를 만드는 데 굉장히 많은 시간을 씁니다. 저는 직접 디자인하는 방식으로 풀 스케일 모델링에 많은 공을 들입니다. 형태를 스케치할 때에는 여러 디테일한 생각들을 지지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예를 들어 이 제품이 너무 무겁지는 않는지, 주변과 조화를 잘 이루는지, 이 제품을 내일도 다시 보고 싶은지, 금방 싫증나지는 않은지 등을 고민합니다.

저는 이런 상호작용을 수없이 반복합니다. 그 이유는 저는 제 디자인에 놀랍도록 새롭지만 견고한 논리가 존재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품이 매우 독창적이지만, 주변과 조화를 잘 이루게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당신과 제가 대화하는 이 순간 디자이너의 역할은 그 제품이 우리의 시야에서 완벽히 사라지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디자인에 담는 철학입니다.

Q. 기술과 달리, 디자인이 고객에게 줄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에 디자인은 제품에 인격, 혹은 영혼을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사물을 개나 고양이, 혹은 사람을 닮은 인형같이 만드는 것 말고요, 사물적인 느낌보다 인문학적인 특성을 부여 하는 것 말입니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제품에 더 가치를 쌓는 일이 되겠죠. 그러면 소비자는 제품에 대해 더 강한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이것은 저와 같은 디자이너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소비자들이 제품을 단순히 사는 데 돈을 썼기 때문이 아니라, 제품 자체를 좋아하게 되어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니까요. 모두에게 하나쯤 자신이 좋아하는 시계나 옷 등이 있습니다. 아니면 자주 신는 신발이 있거나요. 이 모두 제품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생기는 것입니다. 이것이 디자인이 제품에 불러와야 하는 차별화된 가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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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업을 하면서 한국에 10여 차례 방문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디자이너 관점에서 받았던 한국에 대한 인상이 있다면 어떤게 있나요?

한국에 처음 오기 전부터 원래 한국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코펜하겐에서 일 년에 한번 여러 예술영화들을 상영하는 코펜하겐 영화 축제를 하는데 제 아내와 저는 그 축제 기간 동안 매일 영화 한 두편을 보거든요. 그 때 김기덕과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가 매우 색달랐죠. 그래서 저는 한국에 궁금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마침 운좋게도 저는 작업기간 동안 한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나라에 가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곳에 사는사람들과 함께 어울려서 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그 경우에 제가 방문객이라기보다 그곳에 속하는 가족같다는 느낌을 더 많이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어느 곳에 가든지 소속감을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한국에 방문하면서 사람들로부터 친절한 인사를 받으며 소속감을 느꼈습니다. 제가 여기 처음 왔을 때는 나무들이 붉게 물든 가을이었습니다. 당시 일요일에 서울에 있는 비원에 갔는데 나뭇잎들이 멋진 색깔들로 변해 있는 것을 보며 매우 감탄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나네요. 마지막에는 사람들과 맛있는 고기를 구워먹고 녹차를 마셨는 데 그 순간 제가 정말 행복하다고 느꼈습니다.

Q. 다가올 미래에 우리 삶의 방식도 빠르게 변화할 것 입니다. 이러한 점에서 디자인은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되는데요. 미래 산업 디자인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디자이너/엔지니어의 역할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삶의 방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많은 것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때 디자이너의 역할은 우선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입니다. 이런 세상에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내가 디자인한 제품이 다른 제품과 섞이지 않고 기억에 남을 수 있을지 말입니다. 물론 세상은 다양하게 변하고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만, 다시 한번 천천히 살펴보며 스스로가 세상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어떤 상황이건, 어디에서건 사람들은 당신이 다룰 수 있는 특정 문제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정 분야의 디자이너나 엔지니어들이 해야 하는 일은 ‘당신의 문제를 이해했습니다. 당신의 필요를 이해했고, 바로 이것이 우리가 당신에게 해줄 수 있는 것입니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정말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합니다.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어떻게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말입니다.

당신이 엔지니어라면, 당신의 일은 문제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어떻게 찾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디자이너라면, 당신은 이해력과 창의력을 동원해서 문제 상황에 설득력을 갖는 해결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당신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항상 인지하고 이를 이용하세요. 당신이 엔지니어든 디자이너든, 팀원으로서 당신의 능력과 강점을 이용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그 해답이 그 안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이해할 수 있다면, 질문하는 사람이 되는 대신 해결책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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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디자이너가 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분은 믿음과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진행 과정에서 실수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언제나 호기심을 가지고 정해진 방법을 벗어나는 길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실행하세요.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무언가를 창조했을 때, 이를 섬세하고 날카롭게 분석할 줄 알아야 합니다. 왜 그것을 만들었는지를 분명하게 살펴보세요. 주의할 점은 이 때 자신이 만들기를 원했던 것이 아니라, 실제 자신이 만들어 놓은 것을 분석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그것을 어떻게 개선하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를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호기심을 가지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든, 어느 주제에 대해서든 호기심을 가지세요. 그리고 그것들을 직접 만지고 듣고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용기를 갖고 모든 주제를 열린 마음으로 대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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