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미스터리 웹소설] #1. 젊은 배르터리의 슬픔 (The sorrow of young battery) – LG 공식 블로그
본문 바로가기

[판타지 미스터리 웹소설] #1. 젊은 배르터리의 슬픔 (The sorrow of young battery)

작성일2017-09-14

탄생, 그리고 운명

 

‘위잉~~위잉~~위잉~~’

날카로운 기계음 소리에 잠에서 깼다.

‘음…? 여기가 어디지?’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아무 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온 몸에 ‘찌릿’하고 전기가 흘렀다.

 

“충전 중이오니, 모두 움직이지 마시고 대기하시기 바랍니다.”

‘무슨 소리지? 대기라니? 충전 중이라니?’

 

주변을 돌아보니 나와 똑같이 생긴 친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어림잡아 수백 명은 되는 것 같았다.

그들 모두 이 낯선 상황이 처음인지 당황하며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우리는 누구일까, 나는 누구일까, 왜 이곳에 있을까, 여기는 어디일까

난 누굴까, 왜 이곳에 있을까, 여기는 어디일까

그 때, 약간 앞에 떨어져있던 한 무리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애송이들… 잠시만 기다려보라고. 곧 우리처럼 온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갈 테니까.”

 

옆에 있는 친구들이 속닥거리는 말을 들어보니, 우리보다 5분 정도 먼저 태어난 선배들이라고 했다.

선배라는 말을 듣고 나서 그런지, 괜히 그들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무슨 말이지? 온 몸에 힘이 들어간다고? 그게 무ㅅ…’

끝없는 의문에 대한 답을 떠올리기도 무섭게, 몸 속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주사처럼 찌릿했는데, 갑자기 내 몸 속에서 힘이 솟는 느낌이었다.

갑자기 내 몸 속에서 힘이 솟아나는 느낌이었다.

“어…? 몸이 좀 이상한데? 근육이 갑자기 생기고 있는 느낌이야. 힘도 세지고 있는 것 같은데?”

 

오른쪽에 있던 동기도 거들었다.

“나도 그래.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아. 휴대폰이나 자동차 바퀴도 움직일 수 있을 거 같은 기분인데?”

순간, 우리의 수다를 가로막는 호루라기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순간, 우리의 수다를 가로막는 호루라기 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삐~~~~~익!!!!!’

몇 분 전 느꼈던 긴장감을 다시 떠올리며 나는 몸을 한껏 움츠렸다.

 

“자신의 옆구리에 1번, 101번, 201번, 301번 그리고 401번이라고 써 있는 녀석들은 지금 즉시 앞으로 나온다. 실시!”

 

나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도대체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그 때 오른쪽에 있는 동기가 내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야, 니가 201번이잖아. 너 오른쪽 옆에 써 있는데?”

그랬다. 동기의 손가락 끝이 내 옆구리에 선명하게 새겨진 201이란 숫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썩 좋지는 않은 예감이 들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썩 좋지는 않은 예감이 들었다.

“201번은 왜 안 나오나?”

“저요! 저요! 저 201번입니다.”

“빨리 나온다. 실시!”

 

나와 똑같은 모양을 한 네 명의 녀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각각 옆구리에 1, 101, 301, 401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우리 다섯 앞에는, 빨간 모자를 쓰고 호루라기를 물고 있는 건장한 남자가 서 있었다.

 

“너희 다섯은 너희 동기들의 대표다.

앞으로 있을 지옥 시험에 너희 다섯이 통과하면, 너희 동기들은 사회 각계에 진출해 늠름한 배터리로서의 삶을 살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너희들이 시험에 실패하면… 너희 동료들은 모두 폐기 처분 된다. 알겠나?”

 

‘이… 이게 무슨 말이지…? 지옥 시험? 배터리로서의 삶? 폐기 처분?

그리고 우리가 대표라는 건 무슨 말이지? 무엇을 대표한다는 거지?

우리가 뭘 해야 하는 거지?’

그 땐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 땐 정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혼란스러웠다. 아니,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옆에 서 있는 네 명의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101번 친구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대표라는데, 어떻게 하지?”

 

빨간 모자 남자는 우리 대화를 엿들었는지, 무심하지만 무게감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

“어떡하긴. 이겨내야지. 수많은 선배들처럼.”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었다.

그것이 우리의 운명이었다.

지옥 시험

 

우리 다섯은 대표였다. 1,000명을 대표하는 5명. ‘지옥 시험’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으로 불리는 ‘어떤 시험’을 앞두고 있는 5명.

 

지옥 시험 결과에 따라 우리를 제외한 995명의 운명이 결정된다.

배터리로의 삶을 살거나, 폐기처분 되거나.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할 수 없는 두 현실이 우리 다섯에게 달려있었다.

 

“뭐 이렇게 된 이상, 좋게 표현하자면 마치 국가 대표가 된 거 같은 느낌이야.”

301이라는 숫자가 써있는 친구가 약간은 들뜬, 하지만 여전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 역시 처음의 혼란스러움과 부담감은 여전했지만,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있었다.

무엇보다 1,000명에 가까운 동기들이 보내주는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

 

“401번, 잘 생겼다. 할 수 있다 임마!”

“101번, 시험 합격하고 나랑 같이 직류로 연결되어 전기자동차 모터 돌리자~~”

“201번, 너만 믿는다! 꽃길만 걷자!”

그들로부터 에너지를 얻기 위해 한 명 한 명의 눈을 바라봤다.

그들로부터 에너지를 얻기 위해 한 명 한 명의 눈을 바라봤다.

그러다 문득 선배들이 짐을 꾸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선배님들, 지옥 시험 합격 하셨어요?

“우리 대표들 덕분에 합격해서 이제 배터리로서의 삶을 살게 됐어. 곧 출발할거야.”

“정말 축하 드려요. 이제 어디로 가세요?”

“방금 들은 소식인데, 우리 기수는 LG V30에 들어가게 된다고 하더라고. 설레면서도 떨리네. 걱정 마. 너희 배치(batch) 대표들도 잘 할 수 있을 거야.”

“배치 대표가 무슨 말이에요?”

“배치(batch)는 동시에 만들어진 배터리 1,000개 묶음이야. 너와 동기들 1,000명은 모두 똑같은 모양과 성능을 가진 배치인 것이지. 그 중 너희 다섯, 즉 배치 대표들의 시험 결과에 따라 동기 전체의 인생이 결정되는 거고… 안타깝게 너희 다섯은 결과에 상관없이……”

선배는 말을 더 이상 잇지 않았고, 약간의 정적이 흘렀다.

선배는 말을 더 이상 잇지 않았고, 약간의 정적이 흘렀다.

“아냐. 벌써부터 내가 괜한 말을… 시험에 집중해서 꼭 합격하길 바랄게.

그리고 네 옆구리 숫자 옆에 널 만들어주신 부모님의 이름이 적혀있어.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부모님이요?”

옆구리를 쳐다보았다. 숫자 201 앞에 동글동글한 그림과 ‘LG화학’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선배님, 감사해요. 최선을 다할게요. V30에 가셔서 파이팅 하세요!”

 

짧은 대화를 마치고 선배들을 태운 버스는 서서히 눈앞에서 멀어져 갔다.

‘감사합니다. 저도 곧 따라 갈게요. 그러면 정말 좋겠지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이유는 몰랐지만 슬펐다.

 

“대표들은 이제 한 명씩 나와서 봉투를 하나씩 뽑아갑니다.”

 

빨간 모자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 현실로 돌아왔다.

눈물을 훔치며 하얀 봉투들 중 하나를 집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꼬깃꼬깃 접힌 종이를 꺼내 조심스럽게 펼쳤다.

종이에 적혀 있던 건 바로...

종이에 적혀 있던 건 바로…

 

※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백주열 프로필

LG 그룹, 나아가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 전기 자동차와 ESS용 전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숨겨진 LG화학의 매력과 재미있는 화학이야기로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