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미스터리 웹소설] #2. 배터리의 5가지 그림자 (Five Shades of Battery)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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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미스터리 웹소설] #2. 배터리의 5가지 그림자 (Five Shades of Battery)

작성일2017-09-28

3. 운명의 그림자

꼬깃꼬깃한 종이를 펼쳐보니 휘갈겨 써 있는 글씨가 보였다.

못... 관통?

못… 관통…?

못들 사이를 내가 관통하는 건가? 아니면 설마 못이 나를 관통…?’

잘은 모르겠지만, 둘 다 끔찍한 것만은 분명했다.

벌써부터 옆구리와 아랫배 쪽이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이름 한 번 무시무시하네...

이름 한 번 무시무시하네…

다섯 대표들 모두 자신들이 뽑은 종이를 펴 보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다.

1. 고온 저장 시험
2. 과 충전 시험
3. 고공 낙하 시험
4. 외부 단락 시험
5. 못 관통 시험

 

몇몇은 시험 과목명을 보고도 구체적으로 어떤 시험인지 좀처럼 감을 잡지 못했다.

‘고공 낙하 시험’을 뽑은 501번만이 구석에서 전방 낙법을 연습하기 시작했을 뿐…

 

시험 과목은 모두 다르지만, 다섯 대표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은 똑같았다.

‘지옥 시험이라…… 누가 지었는지는 몰라도 이름 한번 참 기가 막히게 지었구먼.’

지옥 시험, 이제 시작이다.

지옥 시험, 이제 시작이다.

4. 다섯 가지 지옥 시험

 

대기 시간이 꽤 길어진다고 느끼기 시작할 무렵, 시험이 시작되었다.

“고온 저장 시험을 뽑은 대표가 누구지?”

 

401번이 즉시 답했다.

“네, 401번 배터리, 바로 접니다.”

 

“401번은 전방에 보이는 저 투명한 방으로 지금 즉시 들어간다. 실시!”

빨간 모자는 단호한 목소리로 401번을 투명한 유리로 둘러싸인 방 안으로 밀어 넣었다.

‘철컥!’

자물쇠가 채워졌다.

자물쇠가 채워졌다.

빨간 모자가 문을 밖에서 잠그자, 지켜보던 배터리들의 길고 짧은 탄식들이 이어졌다.

 

탄식들이 소란스러움으로 바뀌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투명 방 벽에 설치된 온도계의 숫자가 갑자기 위로 치솟았기 때문이었다.

치솟는 온도는 어느덧 85라는 숫자에서 멈췄다.

치솟는 온도는 어느덧 85라는 숫자에서 멈췄다.

“앗! 저 온도계 좀 봐! 무려 85도야!!!”

“화씨(˚F) 아니고 섭씨(˚C) 맞지? 85도면 말도 안 되게 뜨거울 텐데…!”

“401번이 위험해! 시험을 중단해야 해!”

 

85도는 배터리들이 오래 버티기 어려운 온도다.

높은 온도에 장시간 노출되면 우리 배터리들의 몸은 부풀어 오르고 자칫하면 폭발할 수도 있다.

 

“모두 주목!!!!”

빨간 모자는 우리 한 명 한 명의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401번 대표는 너희를 대표해 85도의 방에서 5시간을 버틴다.”

“다…다섯 시간? 말도 안돼…”

 

“그래. 말도 안 되는 것 같지만 401번이 다섯 시간 버티면서 너무 부풀지 않고 폭발하지 않으면, 너희들은 모두 통과다.

하지만 버티지 못한다면… 너희들은 모두 폐기된다. 모두들 마음 속으로 401번을 응원하길 바란다.”

긴 침묵의 시간이 이어졌다.

긴 침묵의 시간이 이어졌다.

모두가 하나된 마음으로 401번의 고온 저장 시험을 지켜보았다.

1분 1초가 더디게 흘렀다.

1시간쯤 지나자 401번의 몸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몸 안에 가스가 발생하면서 부풀기 시작한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401번의 몸은 조금씩 더 부풀어갔다.

 

어떤 배터리들은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401번은 부푼 몸을 어루만지며, 바깥에서 걱정하는 우리를 향해 엄지 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참 어른스러운 녀석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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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대체로 침묵을 유지했다.

드디어, 401번에겐 50시간 정도로 느껴졌을 5시간이 모두 경과했다.

401번은 처음과 비교해 상당하게 몸이 부풀어올랐다. 하지만, 다행히 폭발하지는 않았다.

 

“1번 고온 저장 시험 통과! 401번 고생 많았다. 이제 편히 쉬도록.”

401번의 희생 덕분에 첫 번째 시험이 무사히 끝났다.

 

기쁨을 나누는 시간도 잠시, 빨간 모자의 말이 이어졌다.

“이제 두 번째, ‘과 충전 시험’이다. 담당 대표는 두 번째 방으로 입장해 전선을 몸에 연결한다. 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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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시험을 뽑은 101번이 방으로 입장했다.

침대 옆에 쓰인 메모를 한참 바라보던 그는 자신의 (+)극과 (-)극에 전선을 연결하고 침대에 천천히 누웠다.

 

“과 충전 시험은 너희 몸이 100 % 초과, 예를 들어 101%, 102% 등으로 충전이 되었을 때의 상태를 보는 시험이다.

120%까지 가는 과정에서 폭발하지 않으면 시험 통과, 아니면 전원 폐기 처분이다.”

 

사실 우리 배터리들의 몸은 구조적으로 100% 초과 충전되기 불가능에 가깝다.

100%까지 충전을 마치면 전압제어회로가 작동해 더 이상 충전이 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시험은 전압제어회로가 고장 난 상황을 가정했을 때의 시험인 셈이다.

101번, 아니 우리는 우리를 사용할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이 시험에 통과해야만 했다.

갑자기 작은 스파크가 튀었다.

갑자기 작은 스파크가 튀었다.

그리고 전선을 통해 101번의 몸으로 전류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101번 머리맡에 있는 모니터의 숫자가 빠르게 올라가기 시작했다.

… 96, 97, 98, 99

 

‘힘내. 잘 견뎌내야 해.”

 

숫자가 100에 도달했다. 그리고 계속해서 올라갔다.

100, 101, 102, 103……

 

초과 전류로 인해 101번이 몸을 부르르 떨기 시작했다.

빨간 모자의 말에 따르면 이 시험은 배터리 안전성 평가 시험 중 위험성이 가장 큰 시험이라고 했다.

모두가 101번이 폭발하지 않기를 한 마음으로 기도했다.

 

그 순간,

숫자가 110을 넘어서면서, 101번의 얼굴이 고통으로 심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아~악! 더는 못 견디겠어!”

101번의 절규가 허공을 뒤덮었다.

101번의 절규가 허공을 뒤덮었다.

 

 

※ 다음 편에서 이어집니다.

백주열 프로필

LG 그룹, 나아가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 전기 자동차와 ESS용 전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숨겨진 LG화학의 매력과 재미있는 화학이야기로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