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심리탐구] #5. 왜 성과급을 받으면 꼭 지름신이 올까? – 돈의 심리학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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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심리탐구] #5. 왜 성과급을 받으면 꼭 지름신이 올까? – 돈의 심리학

작성일2018-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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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는 성과급이 나오면 그대로 다 저축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왜 장바구니 속 물건들이 자꾸 생각날까요…? 저만 그런가요?”

매년 초, 직장인들은 성과급, 연말정산 환급금 등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이때는 추가 수입과 동시에 비 유혹도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고생한 나 자신에게 선물도 줘야 할 것 같고, 그 동안 바빠서 잘 못 챙긴 사람들 생각도 나고… 정신을 차려보면 꽤 씀씀이가 커진 자신을 발견합니다. 왜 이런 상황이 반복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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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가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고?

2002년, 심리학자인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 분야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습니다.

본래 주류 경제학에서의 제1가정은 “인간은 합리적·이성적 존재“라는 것인데, 행동경제학은 이 가정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인간이 비합리적 존재라고 극단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이 온전히 합리적인 것은 아니며 때로 감정적인 선택을 한다‘는 것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증명한 것이죠.

다니엘 카너먼_출처 TED.com

“과연 인간이 항상 합리적일까요?” (이미지 출처: TED.com)

지금부터 행동경제학의 주요 용어들을 몇 가지 소개해드릴 텐데요. 우리가 실제로 겪어본 경험들을 떠올려보시면 이해가 더 쉬우실 겁니다.

① 너의 결정은 내가 조종하고 있어! 앵커링 효과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란 닻(anchor)을 내리면 배가 그 근처에서 많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최초에 제시된 숫자나 대상이 기준점 역할을 하며 합리적인 사고 대신 이후의 판단이나 행동에 영향을 주는 현상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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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카너먼은 에베레스트 산의 높이를 모르는 사람들을 모집해 아래와 같은 실험을 했습니다. 서로 다른 기준점을 제공하면서 산의 높이를 예측하도록 한 것이죠.

먼저, “에베레스트 산이 600m 보다 낮을까, 높을까?”라는 질문을 던졌을 때 답변자들은 에베레스트 산의 높이가 평균 2,400m일 것이라 답했습니다. 그런데 첫 기준점을 14,000m로 제시했을 때는 답변의 평균 값이 13,000m로 크게 올라갔습니다. (참고로 실제 에베레스트 산의 높이는 약 8,84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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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앵커링 효과를 활용하면, 나에게 유리한 정보를 상대방에게 초반에 제시함으로써 상대방의 생각의 범위를 제한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상대방은 자신이 스스로 합리적 결정을 했다고 생각하겠지요.

매장에서 고가의 제품들을 진열하는 경우도 앵커링 효과를 이용한 마케팅입니다. 고가의 제품이 실제 구매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그보다 소비자들의 기준 가격을 높여 일반 상품을 더 저렴하게 느끼도록 인식시키는 것이죠.

"저 제품이 더 예쁘긴 하지만, 난 더 저렴한 이 제품을 샀어. 난 합리적 소비자니까!"

“저 제품이 더 예쁘긴 하지만, 난 더 저렴한 이 제품을 샀어. 난 합리적 소비자니까!”

② 넌 내가 짠 틀에 갇혔어! 프레이밍 효과

앵커링 효과가 어떠한 기준점을 무의식 중에 제시해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혼란을 주는 것이라면, 프레이밍 효과(Framing Effect)는 어떤 틀에 맞춰 사안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동일한 것이라도 의사결정을 달라지게 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행동경제학에서 가장 유명한 실험인 ‘Asian Disease Problem’ 실험도 프레이밍 효과에 대한 것입니다. 신종 전염병이 발병해서 600명이 죽게 된 상황이 있습니다. 여기에 실험 대상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각각의 그룹에 두 가지 치료법을 설명하고 어느 쪽을 택할지 질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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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사실 ‘A치료법’과 ‘B치료법’은 같은 내용입니다. 600명 중에 200명이 산다는 것은 곧 400명이 죽는다는 이야기니까요.

하지만 <그룹 1>의 경우에는 사람들은 ‘A치료법’을 훨씬 더 선호했고, <그룹 2>의 경우에는 ‘B치료법’을 더 선호했습니다. ‘산다’라는 긍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경우에는 불확실한 이득보다는 확실한 이득을 선호하는 위험회피형 선택을 주로 했고, ‘죽는다’는 부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경우에는 확실한 손실보다는 불확실한 손실을 선호하는 위험추구형 선택을 한 거죠.

이는 만약 병원에서 환자의 수술 생존율이 70%인 경우에, ‘사망률이 30%’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성공률이 70%’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따라 보호자의 선택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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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밍 효과에 따르면, 경제적 선택뿐만 아니라 인생에 있어 아주 중요한 결정도 어떤 프레임으로 제시되느냐에 따라 다른 결정을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찌 보면 무시무시한데요. 어떤 프레임으로 제시되더라도 똑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겠죠?

③ 돈에 대해 이뤄지는 심리적 조작, 심적 회계

위에서 살펴본 프레이밍 효과는 돈에도 적용됩니다. 실제 정량적인 금액이 아닌 ‘마음속의 가계부‘를 가지고 있어서 같은 금액이라도 심적으로 어떻게 분류하느냐에 따라 돈의 가치는 높아지기도 낮아지기도 합니다. 이를 심적회계(mental accounting)라고 합니다.

<우리가 덜 아까워하는 공돈, 푼돈의 진실>

고정 급여 외에 지급되는 성과급, 빌려준 걸 잊고 있다가 받은 돈, 자주 입지 않던 옷에서 발견한 돈, 연말정산 환급금 등은 원래 내 돈인데도 불구하고 괜히 공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공돈이 ‘원래 없던 돈’이라고 생각해 소비해도 손실로 판단하지 않아 아깝다는 생각을 덜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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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수입이라고 해도 금액이 클 경우는 또 다릅니다. 복권에 당첨되어 1,000만 원을 받으면 저축을 하거나 아껴뒀다 필요한 곳에 사용하겠지만, 5만 원에 당첨됐을 경우에는 푼돈이라고 생각해 한턱 쏘며 다 써버리고도 아까워하지 않는 심리인 거죠.

“하루 00원이면 제품이 내 손에!”라는 광고 문구도 이런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입니다. 총액은 부담스럽지만 월 단위, 일 단위로 쪼개면 ‘푼돈’으로 프레이밍 되는 거죠. ‘그레잇한 소비를 위해서는 총액으로 리프레임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할인을 언제나 환영할까?>

할인을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하지만 마다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고요? 바로 우리들이죠. 상황이 어떤 프레임으로 제시되느냐에 따른 비합리적인 결정은 심적 회계에도 여전히 작용합니다.

  • 시장에서 콩나물을 살 때 상인이 500원 깎아준다면 고맙지만, 천만 원짜리 물건을 살 때 판매자가 500원을 깎아주겠다고 하면 오히려 기분이 나쁠 수도 있습니다.
  • 5만 원짜리 선풍기를 살 때 도보 20분 거리의 매장에서 2만원을 할인해 준다면 가지만, 300만원짜리 TV를 사는데 2만원을 할인 받기 위해 20분을 걸어가야 한다면 좀더 고민하지 않을까요?

위의 두 가지 경우 할인 받는 절대 액수는 똑같은데, ‘원래 가격’이라는 프레임에 현혹되어 상대적으로 판단하게 되는 것이죠.

생활비 예산은 아껴도 문화비 예산은 더 쉽게 쓰는 경우, 현금은 아껴도 카드는 더 쉽게 쓰는 경우, 할인을 많이 하면 불필요한 아이템도 사게 되는 심리 등... 심적 회계로 인한 비합리적 소비가 빈번히 일어납니다.

생활비 예산은 아껴도 문화비 예산은 더 쉽게 쓰는 경우, 당장 내 손에서 나가는 현금은 아까워도 신용카드는 쉽게 쓰는 경우, 할인율이 높으면 괜히 필요하지 않은 아이템도 사는 행동 등… 심적 회계로 인한 비합리적 소비는 우리에게 꽤 빈번히 일어납니다.

부자가 되고 싶으시다구요? 앞으로는 돈에 ‘공돈’, ‘푼돈’이라는 이름을 붙이지 마세요! 세상에 ‘어차피 없었던 돈’은 없습니다. :smile:

배희정 프로필

LG전자 H&A사업본부에서 HRD(교육)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신입사원들이 더 나은 LG인이 될 수 있도록 강의장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주말에는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고자 온 세상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