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심리탐구] #7. 회의를 통해 나온 결과가 반짝이지 않은 이유 – 집단사고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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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심리탐구] #7. 회의를 통해 나온 결과가 반짝이지 않은 이유 – 집단사고

작성일2018-04-02

직장인 다섯 명이 회의 중이고, 그 중 팀원으로 보이는 네 사람이 지겨운 회의에 힘들어하고 있다

행복주식회사 영업팀의 흔한 회의시간.txt

새로 출시한 제품 프로모션과 관련해 아침부터 회의가 소집되었다. 결과에 따라 팀의 생사가 달라질 수 있는 문제라 모두가 예민한 사항이지만 아무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지 않는다. 갑자기 박 대리가 (아직 잠이 덜 깼는지) 누가 들어도 터무니없는 의견을 말한다.

‘그래, 박 대리가 가끔 헛소리를 해도 사람은 좋고 또 나랑도 친하니까 괜히 반대의견 말해서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 없지.’ 그렇게 또 침묵은 이어졌다.

오늘 회의도 역시나, 팀장님의 단독 연설 무대가 되어버렸고 팀장님께서 제안하신 의견은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

‘그래 뭐 이 정도면 무난하고 나쁘지 않은 결정이다. 오늘도 유익한 회의였다.’

누가 봐도 바보 같은 결정은 왜 나오는 것일까? – 집단사고

직장인이라면 피해갈 수 없는 회의. 대학 시절엔 좋아하던 미팅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듣기만 해도 싫지 않으신가요? 실무적인 작은 문제부터 기업의 사업전략까지, 직장생활은 회의준비와 화의, 회의결과의 실행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 회의, 과연 항상 옳은 것일까요?

햇살 드는 회의실에서 회의 중인 네 사람

“오늘 회의…잘하고 있는 거 맞나요?”

집단의 의사결정에 대한 연구는 한 사례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어빙 제니스(I. Janis)는 역사상 큰 비난을 받았던 케네디 정부의 외교정책인 ‘쿠바 침공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1961년 4월 미국 케네디 대통령이 취임한 채 3개월도 되지 않았을 때,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은 쿠바를 침공하기로 했습니다. 냉전 시기에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의 세력이 점점 커지자 이를 차단하기로 한 것이죠. CIA에서 훈련된 쿠바 난민들을 쿠바에 몰래 침투시켜 봉기를 일으키게 하고 정권을 붕괴시키자는 계획이었습니다.

굉장히 위험하고 성공 확률도 낮은 작전이었지만 이 계획은 대통령을 필두로 한 행정부의 만장일치로 추진되었습니다. 그 누구도 작전에 예상되는 위험요소에 대해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결과는 역시나 처참한 실패로 돌아왔습니다. 쿠바는 미국에 대응해 소련과 더욱 결속을 다졌고 쿠바 주변 남미국가들까지 미국에 적대적으로 만드는 최악의 결과를 낳았습니다.

미국 역사상 가장 똑똑한 사람들인 케네디와 그 참모들이 실제로는 멍청하고 무능력했기 때문이었을까요? 사실 이 역사적 사건은 집단사고의 폐해 나타난 전형적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군중이 모여 힘이 센 사람의 형상을 만들고 있다

조직의 응집은 그 자체로 불가항력적인 힘을 갖습니다.

‘집단사고’ 객관적, 현실적인 판단에 따른 사고보다 집단의 응집에 가치를 두는 사고를 말합니다. 즉 구성원들이 속한 집단에 매우 강한 소속감과 응집력을 갖고 있을 때, 갈등을 최소화하고 만장일치를 하려는 욕망때문에 어리석은 결정을 하게 되는 것이죠.

집단사고는 언제 더 강하게 나타날까?

행복주식회사 영업팀의 회의사례는 전형적인 집단사고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든 회의가 집단 사고로 인해 바보 같은 결정으로 마무리된다면 너무 슬프지 않을까요? 당연히 항상 그런 건 아닙니다. 그럼 집단 사고는 언제 더 잘 발생할까요?

① 집단의 응집력이 높은 경우
집단의 응집력이 높을수록 집단사고는 강하게
나타납니다. 응집력이 높을수록 갈등을 피하고자 구성원들과 언쟁을 줄이고 반대의견이 있더라도 참게 되는 것이죠. ‘좋은 게 좋은 거다’ 와 같은 생각이 결과적으로 집단사고를 일으키게 되는 것입니다.

② 조직문화가 수직적인 경우
리더가 권위적이거나 독재적인 리더십을 갖고 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경우 리더의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피력하기 어렵고 결과적으로 리더 한 사람의 의견이 조직의 의견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집단사고는 조직문화가 수직적인 경우에 더 쉽게 나타납니다.

권위적인 상사 앞에 서있는 직원들

권위적인 상사 앞에서는 자연스레 침묵하게 됩니다.

③ 조직 내에 체계적인 의사결정 절차가 없을 때
이러한 경우, 의견 수립을 위한 절차부터 부실하게 되어 집단 내 다양한 의견이 수렴되기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한 두 가지 대안만 가지고 의견을 나누다가 그나마 나은 의견 쪽으로 휩쓸리기가 쉬운 것이지요.

④ 집단이 폐쇄적일 때
특정 집단이 외부로부터 고립되어 있거나 차단되어 있다면 외부의 건설적인 비판이나 객관적이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없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특정 집단이 고수해오던 방식만을 고려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어리석은 결정을 하기 쉽습니다.

⑤ 좋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이 클 때
급히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거나, 그 결정에 따른 영향력이 클 때 합리적인 정보처리 과정보다는 결과에 대한 걱정에 더 에너지를 쓰게 되고, 그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오히려 가능한 한 빨리 결정을 내려버리려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 직장인 남성이 안경을 벗고 피곤한듯 눈 사이를 짚고있다

심지어 더 위험할 수도 있다고? – 집단 극단화 현상

사실 우리는 일말의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집단사고가 개인보다 어리석은 결정은 할지 언정 위험한 결정은 하지 않을 거라고요. 대게 회의에서 결정된 안건이 최선은 아닐 수 있지만 안전하고 무난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집단이 개인보다 멍청한 생각뿐 아니라 더 위험한 생각마저 할 수 있다고 여러 연구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누군가 약간 위험한 결정을 하고자 하는 경우 집단 토의를 거치고 나면 모험적인 방향으로 결정되는 ‘모험이행 현상’ 이 많은 연구에서 발생했습니다.

사람들이 상상의 명령에 따라 절벽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해보겠다고 고민하는 경우, 이 사실을 안 친구들은 한 마디씩 보태기 시작합니다. ‘요즘 그 업종이 괜찮은 거 같아’, ‘하고 싶은 일을 해야지’, ‘내 친구가 사업하는데 잘 되더라‘ 전혀 관계가 없는 이유이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를 묶어 모험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강화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초기에 위험을 피하는 쪽으로 생각하는 경우,  보수적인 방법이 선택되는 보수이행 현상’도 발생합니다. 어느 쪽이든 간에 여럿이 의논하는 것이 최종 결정을 더 극단적으로 만들기 쉽다는 것이죠.

현명한 회의를 위해서는?!

그럼 집단사고에 빠지지 않고, 흔히 말하는 ‘집단지성’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리더는 자신의 의견을 지나치게 내세우거나 지시하지 않고 중립과 공정함을 유지해야 합니다. 집단을 여러 개로 나눠서 따로 의견을 정리하게 한 뒤, 다시 만나서 서로 다른 의견에 대해 토론하는 것도 좋습니다. 실제로 여러 회의나 워크샵에서 효과적인 의견교환을 위해  소그룹을 나눠 분임토의를 한 후, 최종 토의를 해서 의견을 정리하곤 하죠.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고 있다

또한, 특정한 개인이 ‘내가 우리 집단의 응집력을 해칠 수 있다’거나, 다른 구성원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익명으로 의견을 내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구성원의 경우 집단사고의 위험을 경계하고 다수의 의견과 배치되더라도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건전한 의견 교류가 가능한 조직문화가 선행되어야 하겠지요. 중요한 결정일수록 내부적으로 꽁꽁 싸매고 있는 것보다 집단 밖의 사람, 즉 조직의 응집성에 대해 관련이 없는 사람에게 의견을 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회의 하던 사람들이 기쁜 표졍으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요즘은 많은 회사에서 불필요한 회의를 줄이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혼자서만 고민하고 결정한다면 회사의 존재이유가 없겠지요. 그러나 집단사고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때로는 회의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꼭 필요한 회의만 합리적인 절차에 의해 진행한다면 ‘집단지성’이 백프로 발휘되는 멋진 회사생활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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