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 쓰는 직장인 시즌2] #2. 비즈니스 글쓰기에도 ‘경청’이 필요하다 – LG그룹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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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쓰는 직장인 시즌2] #2. 비즈니스 글쓰기에도 ‘경청’이 필요하다

작성일2015-07-02 오전 9:27

안녕하세요. LG블로거 오장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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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리는 출근길에 사옥 안에 있는 커피숍에 들릅니다.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합니다. 컵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비즈니스 전쟁을 치르는 병사의 마음을 달래주는 듯 힘이 됩니다. 제 자리에 앉아 커피 한 모금을 후루룩 마십니다. 그 때 팀장의 다급한 호출. “김 대리, 오늘 해야 할 일이 뭐지?”라고 묻습니다. “회사 홈페이지 리뉴얼을 위해 과거 자료를 찾아보고 경쟁사 홈페이지를 조사할 예정입니다”라고 답합니다. “김 대리, 그게 급한 게 아니잖아. 어제 내가 다른 일 제쳐두고 1분기 실적부터 정리하라고 했잖아” 팀장의 인상이 구겨집니다. “내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었어야지” 버럭 화를 냅니다. 김 대리는 어제 팀장 지시를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겁니다. ‘바쁘면 그럴 수도 있지. 좋게 말할 수도 있는데 왜 아침부터 신경질이야……‘ 속상한 마음에 풀 죽은 김 대리. 제 자리로 돌아와 식은 커피를 입에 댑니다. “오늘은 커피가 왜 이렇게 쓴 거야?” 혼잣말로 내뱉습니다. 꿀꿀한 아침입니다.

직장인이라면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하든 원치 않든 다른 사람과 소통을 해야 합니다. 그것도 ‘잘’해야 합니다. 간혹 직장, 가정에서 소통이 먹통, 불통이 되는 이유가 뭘까요? 그 이유를 서양과 동양 사람들의 의사소통 방식의 차이라고 보는 설도 있습니다. 서양에서는 누군가와 말할 때 상대의 반응이 예상했던 것과 다르면 “너 내가 한 말 이해했어?(Do you understand?)”라고 묻습니다.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반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가요? “왜 그렇게 못 알아들어?”라고 대뜸 큰 소리부터 치죠. 즉, 의사소통이 안 되는 책임을 듣는 사람에게 떠넘기는 것입니다.

소통의 첫 단추, 경청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사가 지시한 내용을 부하직원이 못 알아들으면 ‘내 탓이오’ 생각하고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상사들은 도리어 ‘네 탓이오’라며 부하에게 폭풍 잔소리를 해댑니다. 그러면 부하직원은 ‘계급이 깡패’라고 상사 앞에서 겉으론 “아, 네” 하며 듣는 척하고 속으론 ‘동문서답’합니다. 동쪽 문을 닫으니 서쪽 문이 답답하다고 말이죠. 개콘 ‘고집불통’ 코너에서 아파트 경비원과 주민의 갈등 상황이 펼쳐집니다. 경비원이 불만을 표시하는 주민에게 “난 그 따위 원칙은 모르겠고~!”라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말도 안 되는 억지 논리를 펼치니 제대로 의사소통이 안 됩니다.

수동적 경청

우린 고집불통 상사가 ‘내 탓이오’라고 성격 개조를 하길 바라지만 한 세월일 게 뻔합니다. 급한 놈이 우물 판다고, 내가 마음을 바꾸는 게 빠릅니다. 어떻게 마음을 바꾸냐고요? 그 방법은 상사의 말을 집중해서 듣는 겁니다. 이 때 말하는 ‘집중’은 말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듣는 게 아니라 상대방이 말하는 의도와 바라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는 겁니다. 이럴 때 필요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경청 기술입니다.

눈과 귀는 물론 가슴으로 들어야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은 경청이야말로 진정한 소통이라고 말합니다. 이는 경청의 한자 `청(聽)`을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청(聽)`이라는 한 글자에 다섯 가지 뜻이 담겨 있는데요. `귀(耳)`, `눈(目)`, `하나(一)`, `마음(心)`, `왕(王)`이 그것입니다. 경청하기 위해서는 먼저 `귀(耳)`를 활짝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말한 사람의 `눈(目)`을 보면서 이해하고, 말하는 `한(一)` 사람에게 `마음(心)`을 다해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면 말하는 사람은 자신이 `왕(王)`처럼 대접받는다고 느낍니다.

오장교 경청

경청은 한 마디로 상대방을 말을 눈과 귀는 물론 가슴으로도 듣는 것입니다. 이는 곧 공감 능력이기도 하지요. 사실 여러분은 이미 경청이 어마무시(?)하게 중요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을 겁니다. 문제는 실천 부족이지요.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경청에 대해서 제대로 배우지 않았던 겁니다. 가정은 물론 학교나 직장에서도 듣는 법을 가르치는 걸 못 봤습니다. 또 하나는 생리적인 이유입니다. 말하는 사람은 1분에 120~180 단어를 쓰는 반면에 듣는 사람이 이해하는 속도는 1분에 380~500 단어라고 합니다. 이처럼 말하고 듣는 데 속도의 차이가 나니 듣는 사람이 따분하면 딴청을 피우는 거지요.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 가장 멀다고 했습니다. 생리적인 한계를 머리로 이해하고 경청의 기술을 마음으로 익혀 봅시다.

경청의 세 가지 단계

경청에는 수준별로 세 가지 등급이 있습니다. 아래 내용을 보시면서 평소 내 자신은 어떤 수준인지 되돌아 보죠.

먼저 수동적 경청(Passive Listening)으로 하수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상사가 지시를 해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지요. ‘너는 떠들어라, 나는 모른다’ 이런 마음이죠. 겉으로는 열심히 듣는 척하지만 속으로는 ‘그 까이꺼 뭐, 대충~’ 듣습니다. 게다가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거나 옆 사람과 소곤거리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되면 말하는 사람은 짜증 제대로 받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초점을 잃고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버립니다. 가장 안 좋은 경청입니다.

불통

둘째는 적극적 경청(Active Listening)으로 중수입니다. 상사가 얘기할 때 최소한 진지하게 듣습니다. 한눈 팔지 않고 시선은 상대에게 고정합니다. 상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몸짓으로 반응합니다. “알겠습니다”, “아, 그렇군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며 맞장구도 칩니다. 더구나 열심히 받아 적기까지 하면 말하는 사람은 기분이 업되어 신나게 말을 합니다.

셋째, 최고의 경지인 고수로, 맥락적 경청(Contextual Listening)입니다. 말하는 내용을 알아듣고 리액션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더 나아가 맥락적 경청은 상대방이 그 말을 하는 배경과 무엇을 바라는지 마음까지 꿰뚫어 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본다는 관심법의 경지랄까요. 상대의 말 속 뜻까지 헤아립니다. 특히 경영자들은 겉으로 하는 말과 속뜻이 다를 경우가 많은데 맥락적 경청을 하는 사람들을 이것도 잘 알아챕니다. 가령, “재미있군(내 생각은 달라)”, “내 생각과 많이 다른데(관심 없거든)”, “틀렸어(내가 원하는 답이 아냐)”, “융통성이 있어야지(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 “큰 그림을 그려봐(사장님이 바라는 방향이 뭔지 생각해 보라고?)” 등의 말도 찰떡같이 알아듣습니다.

소통을 잘하는 것은 잘 듣는 것

세 가지 경청 수준에서 맥락적 경청까지 이르긴 힘들더라도 적극적 경청까지 가는 것은 중요합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대화의 ‘1-2-3 법칙’입니다. 즉 ‘한 번 말하고, 두 번 듣고, 세 번 맞장구 치는 것’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적게 하고 상대가 하는 말을 많이 듣고, 좋은 말에는 격하게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결국 소통을 잘 한다는 건 잘 말하는 것보다 잘 듣는 것입니다.

토크계의 전설 래리 킹이 이 말에 힘을 실어줍니다. 래리킹은 자신이 쓴 책 ‘대화의 신’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화의 첫 규칙은 듣는 것이다. 말하고 있을 때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대담 중 내가 하는 말에서는 아무것도 배울 것이 없다는 사실을 매일 아침 깨닫는다. 오늘도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서는 그저 상대의 말을 경청하는 것뿐이다. 당신이 다른 사람의 말에 좀 더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들도 당신 말에 귀 기울이지 않을 것이다. 작은 읍이나 교외의 철도 건널목에 있는 표지판을 생각해보자. ‘멈추시오. 둘러보시오. 들어보시오’. 바로 이것이다. 지금 상대가 하고 있는 말에 진심으로 관심을 보여라. 그러면 상대방도 당신에게 그렇게 할 것이다. 훌륭한 화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훌륭한 청자가 되어야 한다. 이것은 대화 상대에게 관심을 나타내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경청-줄탁통시

또한 경청을 잘 표현한 말에는 줄탁동시(啐啄同時)가 있습니다. 어미 닭이 알을 품으면 알 속의 병아리가 껍질을 쪼면서 밖으로 나오려는 신호를 보냅니다. 병아리는 부리가 너무 여리고 힘이 부치죠. 이때 귀를 세우고 그 소리를 기다린 어미 닭은 같은 부위를 밖에서 쪼아줍니다. 이렇게 해서 병아리는 세상 밖으로 나옵니다. 줄탁동시는 안팎에서 동시에 힘을 합치는 것입니다. 이는 상대방에게 경청해야만 가능합니다. 상사나 동료와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우스갯소리로 ‘오해를 세 번 참으면 이해가 되고, 이해에 이해를 더하면 사랑이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경청은 오해를 줄이고 이해를 넓히는 사랑의 대화법입니다. 상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표현을 하는 비즈니스 글쓰기에서 매우 중요한 원칙입니다.

오장교 프로필

보도자료부터 사보, 브랜드/사내 커뮤니케이션, SNS까지 홍보업무를 해 왔습니다. 나아가 意(메시지) 味(맛)있는 요리를 하는 스토리 커뮤니케이터가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