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태의 PPT 정복하기] #2. 파워포인트를 만들기 전에 종이에 밑그림을 그리세요 – LG그룹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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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태의 PPT 정복하기] #2. 파워포인트를 만들기 전에 종이에 밑그림을 그리세요

작성일2015-07-16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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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강석태 차장의

PPT 정복하기 2. 파워포인트를 만들기 전에 종이에 밑그림을 그리세요.

LG CNS 강석태 차장의 PPT 정복하기

① 피곤하고, 피하고 싶고, 초보티 내는 PPT! 어떻게 할까요?

② 파워포인트를 만들기 전에 종이에 밑그림을 그리세요

③ 스토리보다 강력한 설득 방법은 없습니다

④ 간결하게 명쾌하게 끊어 치세요

⑤ 글보다 그림으로 표현하세요

⑥ 채우려 하지 말고 비워야 합니다

⑦ 고수와 초보의 차이는 디테일에 숨어 있습니다

⑧ 단축기능을 쓸수록 퇴근 시간이 빨라집니다

팀장님이 기획서를 작성하라고 지시를 내렸습니다. ‘이번에 멋진 보고서를 만들어서 내 능력을 보여줘야지’하는 마음가짐으로 PC 앞에 앉습니다. 파워포인트 슬라이드에 멋진 배경, 고급스러운 폰트, 거기에 멋진 그림까지 곁들인 완벽한 기획서를 만들어서 팀장님에게 자랑스럽게 보여드립니다. 팀장님이 보고서를 보는 동안 내심 ‘이야~ 잘 만들었네.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있어!’라는 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웬걸 팀장님은 얼굴을 찌푸리더니 ‘보고서가 이게 뭐야!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잖아. 다시 작성해’ 하며 보고서를 던져버립니다. ‘왜 저러지?’하는 답답한 마음에 보고서의 내용에 대해 이것 저것 설명을 더해보지만 여전히 팀장님은 싸늘한 반응입니다. 내가 볼 땐 정말 완벽한 기획서인데 ‘팀장님은 왜 저런 반응이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요?

PPT, 초보일수록 슬라이드에 집착한다

초보자들은 기획서를 만들 때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부터 먼저 만듭니다. ‘내용은 일단 채워야 하지 않을까?’라는 조급함에 여기 저기서 복사해둔 자료들로 슬라이드를 가득 채우죠. 물론 슬라이드부터 만들 경우 문서를 빨리 완성할 수 있다라는 장점도 있지만 이것은 직장상사에게 ‘제가 열심히 일하고 있어요’라는 것을 암시하는 무언의 신호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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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회사 업무 상 다양한 보고서나 기획서를 접하고 있습니다. 간결하고 명확한 보고서를 만드는 동료들의 공통점을 뽑는다면 바로 슬라이드를 만들기 전에 먼저 노트에 머리 속에 있는 논리를 그려보는 것입니다. 제 경험 상 아이디어를 미리 노트에 그리는 사람 치고 기획서를 어설프게 만드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들은 슬라이드부터 먼저 만들 때 일어날 수 있는 문제점을 잘 알기 때문이죠.

PPT, 한번 만들면 왜 바꾸기 어려울까

슬라이드를 만든 후 그것을 바꾸기 어려운 근본적인 이유를 뽑는다면 바로 파워포인트 슬라이드가 가진 ‘빈 백지의 압박감’ 때문일 것입니다. ‘텅 비어있는 슬라이드에 무언가를 채워야 한다’는 조급함이 들기 때문이죠. 왜냐하면 좋은 기획서를 만들기 위한 시간과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자료는 언제나 그렇듯 늘 충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초보자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는 ‘복사와 붙여넣기’의 유혹입니다. 슬라이드에 출처를 알 수 없는 자료를 빼곡히 채워 넣으면서 뭔가 내용이 채워져 가고 있는 것에 안심하게 됩니다. 적당한 분량이 되면 슬라이드를 보기 좋게 꾸미게 되죠. 배경색이나 컬러, 폰트, 사진까지… 좀 더 있어 보이도록 애니메이션 효과도 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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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많은 양의 내용을 채워 넣은 다음에 핵심 내용으로 줄여나가면 된다’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 PPT는 다른 문서 양식에 비해 줄이는 작업이 쉽지 않습니다. 슬라이드 대부분은 페이지 내에 구조적인 형식을 갖추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슬라이드의 상하나 좌우 영역을 구역으로 나눈 후 타이틀과 내용을 넣게 됩니다. 이때, 슬라이드 내 일부 영역이 중복되어 삭제해야 할 경우 그 공간이 텅 비어버리기 때문에 문서가 대칭을 잃게 됩니다. 결국 또 다른 내용으로 빈 공간을 채우려 들게 됩니다.

이렇게 문서를 꾸미는 과정에서 어떤 슬라이드에는 논리 전개와 무관한 내용이 과다하게 추가되고, 어떤 슬라이드에는 중복된 내용이 나오기도 합니다. 반대로 내용이 너무 많다 보니 정작 중요한 항목이나 내용이 누락될 수도 있습니다.

초보자들은 자료를 수집하여 내용을 구성하는 과정은 거의 없고 내용을 채우고 슬라이드를 꾸미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합니다. 그렇게 꾸미는 데 정성을 많이 들일수록 PPT의 슬라이드에 집착하게 됩니다. 그러니 슬라이드를 삭제하거나 특정 내용을 과감하게 지워버리지 못하게 됩니다.

PPT, ‘복사해서 붙여넣기’라는 은밀한 유혹

파워포인트에서 ‘복사해서 붙여넣기’를 하다가 문서가 이상해지는 사례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저는 얼마전 함께 일하는 강모 대리에게 파워포인트 문서를 수정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강 대리가 만들고 있던 문서는 제품의 AS 프로세스와 A/S에서 비용이 발생할 때 청구 프로세스를 넣는 것이었습니다.

강 대리가 작성한 문서는 2장이었습니다. 첫 장에는 제품의 A/S 프로세스가 그려져 있었습니다. 해당 업무를 모르는 제가 봐도 이해되는 일반적인 제품 A/S 프로세스였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 장이었습니다. 페이지 상단에 앞 페이지와 동일한 제품 A/S 프로세스가 그려져 있고 비용이 발생하면 어떻게 청구하게 되는지 마름모꼴 판단 기호 도형으로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강 대리가 처음 작성했던 문서를 다시 그려보면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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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의 A/S 프로세스가 적힌 첫 장(왼쪽)과 A/S 비용 발생 시 청구 프로세스를 넣은 둘째 장(오른쪽)

A 제품 하자 보수(AS), 유상비용 청구 프로세스

제품판매업체
영업점-물류대행 자회사에 제품배송
물류대행 자회사-영업점에 제품배송

LG CNS
물류대행 자회사-Japan법인 수리통지 전달
Japan법인-Korea AS센터 의뢰서 송부
물류대행 자회사-Korea AS센터 제품+의뢰서 송부
Korea AS센터-물류대행 자회사 제품 배송 및 의뢰서/완료보고서 송부

얼핏 보면 문제 없어 보이는 이 슬라이드를 두고서 강 대리는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비용 청구 프로세스는 이렇게 표시하면 되는데, 그럼 무상 A/S는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라는 부분에서 막혀 버린 것입니다. 저는 그 업무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업무 프로세스를 이해할 겸 아래와 같이 그림을 그리면서 강 대리의 설명을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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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 위에 파워포인트 화면을 재구성하다 보니 “왜 A/S 프로세스와 비용 청구 프로세스를 한 영역 안에 표시하려 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A/S 프로세스’와 ‘비용 청구 프로세스’를 구분해서 다시 그렸습니다. 상하의 영역을 A/S와 비용 청구 프로세스로 나누고 좌우 영역에는 그것을 담당하는 주체로 나눴습니다. 강 대리는 완성된 그림을 보고서야 ‘아하! 차장님 이렇게 하면 되는 거였네요!’라고 무릎을 탁 치며 슬라이드를 수정했습니다. 그렇게 수정된 슬라이드가 아래의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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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후의 슬라이드

A 제품 하자 보수(AS) 및 유상비용 청구 프로세스

제품판매업체 제품 AS 프로세스
영업점->물류대행자회사 제품배송
물류대행자회사-영업점에 제품 배송 및 완료보고서 송부
물류대행자회사-Japan법인 수리통지
Japan-Korea AS센터 의뢰서 송부
물류대행자회사-Korea AS센터 제품+의뢰서 송부
Korea AS센터-물류대행자회사 제품 배송 및 의뢰서/완료보고서 송부

유상비용 청구 프로세스
본사-Japan법인 수리비용 지급
Japan법인-본사 수리비용 청구
Korea AS센터-Japan법인 수리비 내역 통지

강 대리가 슬라이드 수정에 애를 먹었던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2페이지를 그리기 위해 1페이지의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서 붙여넣기’ 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A/S 프로세스를, 다른 하나는 비용 청구 프로세스를 그렸지만 비용 청구 프로세스도 관련된 조직이 A/S 프로세스 조직과 동일하다 보니 A/S 프로세스 전체를 복사해서 붙여 넣은 것이죠. 그러다 보니 한 장으로 표현하면 될 것을 두 장으로 늘리는 실수를 범하게 된 것입니다.

‘복사해서 붙여넣기’ 하는 습관은 습관은 문서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제대로 찾아내기 어렵게 만듭니다. 그래서 파워포인트 슬라이드를 제대로 만들려면 우선 익숙한 습관부터 바꿔야 합니다. 쉽게 복사해서 붙여 넣을 수 없는 종이 그림을 활용해야 하는 것입니다.

PPT, 슬라이드를 잊고 종이 낙서를 하자

저 또한 돌아보니 3년 전까지만 해도 노트북과 스마트폰으로 메모와 정리를 했습니다. 회의록을 작성할 때도 노트북으로 정리하면 시간이 절약되니까요. 그렇게 하다 보니 파워포인트 보고서를 만들 때도 슬라이드를 바로 띄워 문서를 재빠르게 만들어냈습니다. 그런데 회의록과 달리 보고서에서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문서 작업 속도는 빨라졌지만 내용이 나아지질 않는 것입니다. 특히나 중요한 기획서나 보고서의 경우 오로지 작성자인 나만의 관점에서 문서를 만들었고, 그것을 읽는 이에게 납득을 강요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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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문득 펜과 노트를 다시 잡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제 업무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특히 보고서나 기획서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졸업한 지 오래될수록 노트에 메모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을 겁니다. 일단 보고서를 만들기 전에 PC를 잠시 멀리해보세요. 그리고 노트에 생각나는 대로 내용을 적어보세요.

노트 필기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지저분한 글씨체 때문에 종이에 적는 게 더 짜증이 날 수도 있을 겁니다. 저 또한 오랜만에 펜을 잡았을 때 한동안 적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마음 편하게 낙서한다고 생각하니 종이에 먼저 쓰는 습관이 저절로 배이더군요. 여러분들도 이런 절차를 따라서 해보세요.


1단계: 생각을 무작정 확장하기

• 틀이나 순서를 생각하지 말고 생각나는 대로 내용을 적어봅니다.
• 핵심이 되는 키워드나 핵심 문장만 별도로 표시를 합니다.
• 키워드 간의 관계를 선으로 표시하고 메모를 적습니다. 순서를 표시하는 것도 좋겠죠.

2단계: 내용을 수렴시키기

• 이야기의 전개 순서대로 문장으로 옮깁니다. 각 슬라이드의 핵심 메시지가 될 것입니다.
• 문장의 계층 구조를 만듭니다. 타이틀, 서브 타이틀, 내용으로 구분이 될 것입니다.
• 어떤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며 어떻게 표현할지 표현 방법을 적습니다.

3단계: 문서에 옮겨 담기

• 핵심 메시지나 타이틀처럼 문장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미리 써봅니다.
• 콘텐츠가 들어가는 영역은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 프리뷰나 카메라 촬영으로 이미지 전환 후 PPT에 삽입하여 순차적으로 정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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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렇게 3개의 라미펜을 활용합니다.

이 과정을 좀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다면 ‘도해사고력’이나 ‘매일 매일 일러스트 트레이닝’ 같은 책을 참조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활용도가 높은 만년필과 저렴한 노트 한 권쯤은 항상 휴대하는 것도 권합니다. 종이에 낙서하듯 적다 보면 어떻게 논리를 전개할 수 있는지 나름대로 정리가 될 뿐 만 아니라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특히 문서를 읽는 사람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죠. 데이터의 분석과 맥락을 찾아내는 것은 스마트 기기의 몫이 아닌 사람의 몫입니다.

강석태 프로필

『아이디어 기획의 정석』(도서출판 타래)의 저자. LG CNS에 재직 중이며 14년 동안 서비스 기획 및 신사업기획 업무를 맡고 있다. 노트북을 매일 끼고 살지만, 종이 위에 그려지는 그림과 글씨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 지금껏 수만 장의 문서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읽는 이가 저절로 납득할 수 있는 문서를 만드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