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 쓰는 직장인 시즌2] #3. 적는 자만이 생존한다! 비즈니스 메모의 기술 – LG그룹 공식 블로그
본문 바로가기

[글 잘 쓰는 직장인 시즌2] #3. 적는 자만이 생존한다! 비즈니스 메모의 기술

작성일2015-10-20 오후 1:25

psx02d08206
팀장이 임원으로부터 호출을 받고 사무실을 나갑니다. 1시간 후에 다시 돌아온 팀장. 밝았던 얼굴에 먹구름이 끼었네요. 아마 임원으로부터 깨지고(?) 온 듯합니다. 전체 회의를 하자고 하네요. 팀원들은 업무 수첩을 달랑 들고 쪼르르 회의실로 들어갑니다. 팀장은 상사가 업무 지시한 내용이라며 부서원들에게 전달합니다. 팀장의 수첩을 엿보니 무슨 내용인지 괴발개발 적혀 있군요. 팀장은 상사 말의 토씨까지 받아썼는지 상사의 어투와 싱크로율 100%에 가깝네요. 내용을 전달하다가 어떤 항목은 해독이 안 되는지 고개를 갸우뚱합니다. 그래도 팀원들은 팀장의 말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받아씁니다.

그런데 팀원 중 나 대리의 행동이 눈에 거슬립니다. 그의 테이블 위엔 수첩은 없고 스마트폰이 올려져 있어요. 그걸 두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겁니다. 팀장이 매의 눈으로 나 대리를 째려봅니다. 그리곤 한마디 톡 쏩니다. “이봐 나 대리, 내가 한 말을 다 기억할 수 있겠어? 수첩은 어딨어? 자세가 안 됐군.” 다른 팀원들은 팀장의 심기를 건드린 나 대리를 일제히 쏘아봅니다. 나 대리가 화들짝 놀란 토끼 눈으로 대답합니다.

“팀장님, 지금 스마트폰에 열심히 적고 있는데요.” 억울하다는 표정입니다. 그렇습니다. 나 대리는 업무 수첩 대신 스마트폰의 메모 앱에 전자펜으로 기록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머쓱해진 팀장은 전달 사항을 계속해서 주절주절 읊어댑니다.

받아쓰기가 아닌 ‘받아 적기’

하마터면 나 대리는적자생존에서 도태(?)될 뻔 했습니다. ‘적자생존’은 직장에서 상사의 지시사항을 받아 적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우스갯소리입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설명할 때 쓰는 적자생존(適者生存)이 아닙니다. 직장에서 적는 행위는 정글 속 비즈니스 생태계에서 직장인들에겐 피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런데 무작정 받아쓰기만 해서는 곤란합니다. ‘받아쓰기’는 들려주는 단어나 문장과 똑같이 쓰는 것을 말합니다. 영혼 없는 기계적인 글쓰기라고나 할까요? 그러다 보면 자기가 써 놓고도 무슨 말인지 모르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에 비해 ‘받아 적기’는 상대의 말을 이해하면서 요점만 뽑아 적는 메모입니다.

Business people hands taking some notes during a meeting
메모는 영어 메모랜덤(memorandum)의 약자로, 라틴어 메모로(memoro)가 어원입니다. ‘기억하다’ ‘일깨우다’라는 뜻이죠. 즉 메모는 어떤 내용을 기억하거나 일깨우기 위해 남긴 문서나 서류를 뜻합니다. 많은 글쓰기에서 가장 단순한 방식입니다. 직장에서 평소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메모로 잘 정리해두면 보고서나 기획서 등 비즈니스 문서를 작성할 때 아주 요긴합니다. 특히 상사의 지시사항이나 전화 통화, 대화 등을 그때그때 기록으로 남길 수 두면 잊어버릴 일이 없습니다. 이렇듯 직장인에게 메모는 비즈니스 글쓰기의 기초적인 기록인 겁니다.

우리는 주로 상사의 말을 기록합니다. 상사가 수시로 하는 업무 지시는 물론 그 위 상사의 전달사항, 업무 보고 후 지적 사항이나 의견, 세미나, 워크숍의 총평 등. 부하직원이 상사가 하는 말을 잘 기록하면 업무가 보다 빠르게 진행되며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상사를 설득할 때 근거가 되어 의사 결정을 받기 수월해집니다. 그리고 상사 입장에서는 자기 말을 열심히 받아 적는 직원에 대해 호감을 갖기 마련입니다. 그런 태도는 리더에 대한 충정으로 비춰지면서, 일에 대한 열정이 높고 꼼꼼하게 일을 처리할 거란 인식을 심어주기 때문이죠.

tip034d14070427
그런데 막상 기록한 내용을 보면 잘못 받아 적거나 무슨 내용인지 헷갈려 낭패를 겪기도 합니다. 물론 정확한 메시지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지 못한 상사의 탓도 무시 못합니다. 받아 적기를 잘 못한 부하직원의 스킬 부족도 한몫합니다. 받아 적기가 제대로 안 된 이유가 뭘까요?

받아 적기가 제대로 안 되는 이유

첫째, 대충 듣습니다.
‘처삼촌 뫼에 벌초하듯’이란 속담이 있습니다. 일에 정성을 들이지 않고 마지못해 건성으로 한다는 말이죠. 상사는 목에 핏대를 세우며 침 튀기며 얘기하는데 듣는 이는 귀를 반쯤 열고 듣습니다. 상사와 눈을 안 마주치고 멍을 때리거나,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립니다. 상사의 눈을 피해 옆 동료와 소근거리기까지 합니다. 상사가 이 같은 행동을 모를 것 같지만 다 보고 있습니다. 부하직원이 상사의 말을 허투루 들으니 메시지가 정확히 파악할 리 없겠죠. 상사의 말을 눈은 반짝, 귀를 쫑긋하고 들어야 합니다.
shutterstock_173062733

둘째, 내 멋대로 듣습니다.
상사가 지시한 사항을 부하 직원이 임의로 가려서 듣습니다. 또한 자기에게 유리한 내용만 골라서 적습니다. 실제로 상사가 말한 지시사항은 똑같은데, 사원, 대리, 과장 등 직급별로 이해한 내용이 다를 경우가 많습니다. 상사와 오랫동안 함께 일한 고참 직원은 이해도가 높지만, 신참 직원일수록 이해 수준이 낮습니다. 상사가 뭐라고 하는지 모르면 직접 물어보거나, 이마저 불편하면 선배 사원에게 확인해야 합니다.

셋째, 지레짐작 듣습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내 멋대로 읽는 것을 ‘지레짐작의 오류’라고 합니다. 즉 듣는 사람의 고정 관념이나 관점, 편견으로 사실과 다르게 이해하게 되는 것이죠. 지레짐작의 오류에 빠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소한 상대의 마음을 내 방식대로 해석하는 잘못을 하지 않아야 합니다. 상사가 지시를 통해 내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메모를 잘 받아 적는 방법

상사의 지시를 잘 받아 적는 3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타이밍이 생명입니다.
상사가 지시할 때 그 자리에서 바로 기록해야 합니다. 받아 적을 도구가 없을 때는 나중에라도 기억이 또렷하게 살아있을 때 적어 두세요. 어느 통계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은 대개 10분 동안 설명을 듣고 나면 그 중에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은 대략 50%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48시간 후에는 25%로 떨어지고요. 수첩이든 스마트폰이든 메모할 수 있는 도구를 잘 활용해서 신속하게 기록하는 순간 내 업무 경쟁력은 높아질 것입니다.

shutterstock_71092255

둘째, 경청이 최고입니다.
경청은 상대의 말을 진지하게 귀 기울여 듣는 것입니다. 상사가 하는 말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경청에는 적극적 경청과 맥락적 경청이 있습니다. ‘적극적 경청’은 대화할 때 상대방과 시선을 맞추고 그의 어조나 억양, 표정이나 고개 끄덕이기와 같은 비언어적 표현까지도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며 듣는 것입니다. 이보다 한 단계 위인 ‘맥락적 경청’은 말 자체뿐만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어떤 맥락에서 그 말을 꺼냈는지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 말의 의도와 감정, 배경까지 헤아리면서 들으려고 하는 적극적인 태도입니다. 즉, 공감하면서 이해하는 노력이지요.

셋째, 구체적으로 정리합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인 경우입니다. 제 아무리 메모를 많이 한들 유용한 지식이 되지 않으면 정보의 쓰레기가 될 뿐입니다. 기록한 것을 정리하고, 그 내용을 적극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메모는 자료와 정보 사이에 높인 연결로입니다. 메모를 잘 정리해 두면 자료는 정보가 되고, 그 정보를 이해하고 보완하면 지식으로 발전합니다. 결론은 하나입니다. “취합한 정보를 더 구체적으로 다듬자.”

shutterstock_159813515
독일의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의망각 곡선이 있습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기억하려는 시도가 없다는 전제하에 인간은 평균적으로 1시간만 지나면 기억의 절반을 잊어버린다고 합니다. 또한 하루가 지나면 70%를, 한 달이 지나면 80%를 잊어버립니다. 기록이든 아이디어든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가물가물 합니다.

기록을 기억하기 위해서 ‘메모의 3.3.3 법칙’을 메모하세요! 3분 안에 아이디어를 메모하고, 3시간 안에 메모 내용을 정리하고, 3일 안에 메모 내용을 적용하고 실행하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단순히 받아 적고 생각에만 그치지 말고 적극적으로 내 것으로 만드는 ‘메모의 달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좋은 비즈니스 글은 메모 한 줄에서 시작됩니다.

오장교 프로필

보도자료부터 사보, 브랜드/사내 커뮤니케이션, SNS까지 홍보업무를 해 왔습니다. 나아가 意(메시지) 味(맛)있는 요리를 하는 스토리 커뮤니케이터가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