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잘 쓰는 직장인 시즌2] #4. 한솥밥 소통을 위한 사내 인트라넷 글쓰기 기술 – LG그룹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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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쓰는 직장인 시즌2] #4. 한솥밥 소통을 위한 사내 인트라넷 글쓰기 기술

작성일2016-01-12 오전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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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솥밥 직원, 한솥밥 경영이란 말을 들어보셨나요? 이 말은 듣기만 해도 왠지 끈끈하고 애틋함이 묻어나옵니다. 회사를 뜻하는 ‘company’의 어원을 보면 ‘com’은 함께(with), ‘pany’는 빵(panis-bread)을 말합니다. 회사는 함께 빵을 먹는 곳입니다. 조직에서 빵은 에너지원이며 미래의 먹거리이지요. 실제로 직원들에게 아침식사를 빵빵하게 챙겨주는 회사는 직원 간 소통도 빵빵 터져 활기가 넘친다고 합니다.

구성원이 한솥밥을 먹는다는 건 허기를 채우는 그 이상의 정서입니다. 그 정서는 구성원간 소통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조직에서 소통은 비공식적인 개인 간 잡담부터 공식적인 사내 의사전달까지 폭이 넓습니다. 이러한 소통은 인간의 혈액처럼 전 구성원에게 막힘 없이 돌아야 합니다. 어느 한 곳이 막히면 동맥경화나 고혈압 등 심혈관 병이 생기고 꽉 막히면 죽음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한번 병이 발생하면 치료하는 데까지 손실이 크기에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지요.

제대로 읽히는 인트라넷 게시문을 위해

조직에서 소통은 크게 수직적, 수평적인 흐름으로 구분합니다. 수직적은 CEO부터 말단 직원까지 의사소통 흐름을 말하며, 다시 하향식(top-down)과 상향식(Bottom-up)으로 나눕니다. 하향식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거나 작업을 지시하는 것입니다. 이와 반해 상향식은 직원들이 회사에 제안하거나 고충 따위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평적은 직원 간 정보의 나눔을 말합니다.

오장교 글쓰기 680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때 가장 편리한 수단이 인트라넷 전자게시판(BBS)입니다. 이 게시판에 사내 제도나 정책 등 다양한 ‘공지문‘을 올립니다. 직원들이 알아야 할 정보를 매일 여러 건이 올라오면 이중 시급하거나 중요한 내용은 게시판 상단에 고정 배치합니다.

그러면 조회수가 쑥쑥 올라갑니다. 그 숫자가 전 직원 수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복 클릭한 경우겠지요. 직원 인사나 조직 변경 등 전 직원의 관심사를 빼고는 대개 내용이 어렵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게 됩니다. 조회수가 오르는 만큼 직원들 스트레스도 따라 오릅니다. 글을 올린 담당자는 많은 직원들이 봤으니 충분히 이해했을 거라고 믿고 싶겠죠.

허나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그 내용을 볼까요? 직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를 남발하고, 무슨 학회에서는 쓸만한 전문 용어로 도배합니다. 게다가 어떤 게시물은 내용이 왜 이렇게 간단한지 궁금증투성입니다. 담당자와 통화하려고 해도 문의처를 표기하지 않아 담당자를 찾는데 귀차니즘이 발동합니다. 이럴 때 속 시원하게 해결해주는 ‘자유게시판’에 질문을 올려 SOS를 요청합니다. 그러면 직원들이 댓글로 아는 정도에서 친절하게 답변합니다.

Anonymous businesswoman holding a megaphone against grey vignette

구성원이 필요한 정보를 회사로부터 신속 정확하게 받아야 하는데, 이 얼마나 따로국밥 소통이란 말입니까? 더구나 현장 직원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아쉽기만 합니다. 이는 글을 쓴 직원이 ‘지식의 저주’를 받은 탓도 있습니다. 이 저주는 커뮤니케이션할 때 상대의 심경이나 처지를 헤아리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말합니다. 즉 내가 잘 아는 내용을 상대방도 당연히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거죠.

이 저주를 피하기 위해서는 스티븐 코비 박사의 말을 되새겨 봐야 합니다. 그의 책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에서 다섯 번째 습관이 ‘먼저 상대방을 이해한 다음에 나를 이해시켜라’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은 글을 읽을 상대에게 눈높이를 맞추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단어 하나, 문장 한 줄까지 상대를 배려해야 합니다. 그렇게 공들여 쓴 게시문 하나에 백 명의 직원이 공감하고 따를 것입니다.

저는 몇 년 전에 사내 커뮤니케이션 개선을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전사 지원조직에서 인트라넷 게시판(BBS)에 1년 동안 올린 게시문을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얻었습니다.

제도, 정책 등 공지 내용의 배경과 목적, 실천방법 등 설명이 충분치 못함
전문 용어, 한자어 등 어려운 단어 남발로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움
공지문마다 게시자, 글 양식, 게시 기간 등 부서마다 제멋대로라 일관성이 부족함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와 직원 인터뷰 내용을 반영해서 ‘게시문 작성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습니다.

첫째, 등록자는 담당 직원 이름 대신 부서명으로 올린다
공지문을 직원 이름으로 올리면 게시판 등록자만 봐서는 어떤 부서인지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게시문의 공신력과 부서의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부서 아이디로 등록할 수 있게 시스템을 개선합니다. 그리고 본문 끝에는 담당자와 리더의 이름과 연락처를 함께 표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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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글 제목에 업무별 카테고리를 사용한다
매일 숱하게 올라오는 게시문들은 직원들이 일일이 열어보지 않으면 정보를 놓치기 쉽습니다. 직원들이 제목만 보고도 내게 필요한 내용인지 금세 알 수 있도록 업무별 말머리를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인사’ ‘재무’ ‘홍보’ ‘출장’ 등 보편적인 용어를 사용해서 말이지요.

셋째, 내용은 명확하게 정리한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중요한 내용을 첫 문장에 배치하는 두괄식으로 작성합니다. 강조하는 내용은 굵은 글씨나 따옴표를 사용합니다. 단락과 단락은 한 줄 띄어 쓰고, 서체는 읽기 편한 ‘명조체’나 ‘고딕체’를 사용합니다. 글 마무리는 ‘감사합니다’처럼 인사말을 씁니다.

직원간 통통 튀는 소통을 위해

People with boxes on their heads against speech bubbles
사내 인트라넷에 개인 블로그가 있습니다. 이곳은 나와 관련된 정보가 있고 누군가와 일대일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랑방입니다. 안부를 묻고, 승진, 생일 등 기념일을 축하하며 퍽퍽한 직장생활에 오아시스 같은 소통을 합니다.

마침, 직급이 다른 두 직원이 생일과 결혼기념일을 맞이했군요. 비교해 볼까요? (맞춤법 교정 없이 그대로 옮겼습니다.)

#김** 차장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하는 글입니다.

김차장님. 결혼기념일 축하드립니다. 제안서 작성에 힘든 몸과 마음을 시키실 겸, 오늘 저녁에는 일찍 가셔서 가족들과 좋은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김** 부장)

김차장. 결혼기념일 축하해요. 제안 하시느라 바쁘시겠지만 오늘 하루 여유를 갖으시고 가족들과도 멋진 저녁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 사업부장)

#이** 대리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입니다.

오 **댈님 생축 생축 !!! 이제서야 봤네요 하하 멋진 하루가 되시길 ~ ^ ^ (한** 대리)

결기일이라 오붓한 시간 보내고 있을 것 같아 에피소드 열어달라고 조르지도 않고.. 진짜 이런 후배가 세상에 또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주도 대신 어떤 즐거운 이벤트를 하셨나여 ㅋㅋㅋ 팟타이 곱배기로 만들었으려나..쩝 ㅋㅋㅋㅋㅋ 어제 씐나게 놀았으니!! 오늘도 씐나게!!! 컵휘타임!!! 케이끼타임!! 잘먹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사원)

김 차장과 이 대리의 블로그에 축하하는 직원들은 각기 다른 별에서 온 것 같네요. 김 차장의 블로그에는 고참 직원들이 과묵하게(?) 축하 인사를 건넵니다. 반면 이 대리의 블로그에는 사원이나 대리급 직원들이 통통 튀는 표현으로 메시지를 보냈죠. 한솥밥을 먹어도 된장국과 햄버거를 먹는 것 같이 차이가 납니다.

직원 간 소통 창구는 이 같은 블로그 말고도 또 있습니다. 궁금한 걸 묻고 답하거나 좋은 정보를 공유하는 ‘자유 게시판’, 지인 사업을 추천하거나 물건을 사고파는 ‘생활 정보’, 생일, 결혼, 부음 등을 알리는 ‘경조사’ 등이죠. 온종일 일만 하다가 잠깐 ‘딴짓’을 할 수 있는 해방구입니다.

특히 ‘자유 게시판’은 내 글에 대해 조회수나 댓글로 평가를 받을 수 있어 부담 없이(?) 글을 올릴 수 있는 곳입니다. 어떤 이는 글을 재밌고 논리적으로 잘 써서 사내 스타로 떠오르기도 하지요. 글을 잘 쓴다는 건 자신이나 상대방에게 기분 좋은 일입니다. 무플이나 악플 없이 선플이 두둑하게 달릴 수 있는 인트라넷 글쓰기 방법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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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직원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나누자
직원들은 알짜 정보에 열광합니다. 취미나 건강, 회사 주변 맛집, 병원 등 생활 팁(tip) 등 내가 궁금한 건 남들도 알고 싶어 합니다. ‘이건 꼭 봐야 해’라고 생각해서 퍼온 글은 올린 이유나 내 생각을 보태서 올리는 센스가 필요합니다. 다만 정치, 종교, 성 비하, 소문 등 예민한 주제의 글은 곤란합니다. 불필요한 논쟁으로 직원간 감정이 상하고 결국 노동 생산성에 차질을 줄 수 있으니까요.

둘째, 제목으로 승부하라
제목은 짧으면서도 꼭 필요한 내용을 담습니다. 유머나 유행어를 패러디하는 등 재미있게 쓰면 다른 직원들의 마음을 훔칠 수 있습니다. 제목이 전체 내용의 반을 먹고 가는 꼴입니다. 하지만 인기영합주의에 빠져 본문과 상관없는 낚시성 제목은 이미지가 깎이는 제 무덤을 팔 수 있으니 조심합시다.

셋째, 간단명료하게 글을 써라
제목으로 관심을 끌었다면 본문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한번 보고도 대번에 알 수 있도록 정리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글을 읽을 대상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입니다. 공감하는 내용으로 이해하기 쉬운 단어나 문장을 사용합니다. 트렌디하거나 누구나 관심 가질 수 있는 주제도 좋습니다.

넷째, 유머스럽게 쓰자
회사의 모든 일은 사무적입니다. 딱딱한 느낌을 주지요. 그래서 이왕이면 재미있는 내용에 마음이 끌립니다. 주변에서 보거나 들은 재미있는 글이나 사진, 영상은 강추입니다. 주의할 건 한 사람이 매일 올린다던가, 하루에 여러 차례 글을 올리는 건 비추입니다.

직장인의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수단은 바로 메신저라고 합니다. 각종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더 이상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는 일이 줄어든 것이죠. 이러한 환경 속에서 올바르게 소통하고, 효과적인 정보 전달을 위해서는 상대방을 배려하고 전략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트라넷을 이용하는 사람들 모두가 이를 생각하면서 글을 쓴다면 보다 효과적인 한솥밥 소통이 이뤄질 것입니다.

오장교 프로필

보도자료부터 사보, 브랜드/사내 커뮤니케이션, SNS까지 홍보업무를 해 왔습니다. 나아가 意(메시지) 味(맛)있는 요리를 하는 스토리 커뮤니케이터가 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