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심리탐구] #4. 왜 팀장님 앞에만 서면 발표가 잘 안 될까? – 사회적 촉진, 사회적 억제, 사회적 태만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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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심리탐구] #4. 왜 팀장님 앞에만 서면 발표가 잘 안 될까? – 사회적 촉진, 사회적 억제, 사회적 태만

작성일2017-05-10

#1. 영어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 며칠간 연습한 김덜덜 대리. 막상 실전에서 팀장님, 임원들 앞에 서자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유창한 발음을 연습했건만 입에서 나오는 건 콩글리쉬 발음뿐…

겨우 발표를 마친 김덜덜 대리. 한숨을 쉬며 한마디 뱉는다.
“연습 때는 완벽했는데…” (부들부들)

발표를 하려 하는 남성의 이마엔 땀이 흐르고 손수건으로 닦으며 난처한 표정을 짓고있고 긴장한 듯한 모습이다.

그대 앞에만 서면~ 난 왜 작아지는가~

남들 앞에서만 서면 작아졌던 슬픈 기억. 누구나 겪어봤을 이 경험에 대해 심리학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존재가 나의 능력 발휘에 미치는 영향 – 사회적 촉진, 사회적 억제

양복을 입은 남성이 화가난듯한 찡그린표정과 반대되게 활짝웃고있는 모습이 반으로 나눠져 연출된 사진

혼자 있을 때 표정 vs. 누가 쳐다볼 때 표정

단순히 표정이나 행동을 넘어, 타인의 존재는 개인의 능력 발휘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이와 관련해 심리학에서 많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1898년 트리플렛(Norman Triplett)은 사이클 선수들의 연습장면을 관찰하다가, 혼자 연습할 때보다 다른 선수들과 함께 연습하고 경쟁할 때 더 기록이 좋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많은 심리학자들이 후속 연구를 하며 사회적 촉진(Social facilitation)의 개념을 정의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 타인이 있을 때 더 수행능력이 좋아지는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이클을 타고있는 모습

트리플렛의 관찰 – 싸이클 선수들은 함께 연습하고 경쟁할 때 더 기록이 좋았다.

이 효과는 인간뿐 아니라 다른 동물에게서도 나타났습니다. 병아리는 다른 병아리 앞에서 모이를 더 많이 쪼았고, 개미도 다른 개미가 있을 때 모래를 더 많이 팠으며, 바퀴벌레는 다른 바퀴벌레가 있을 때 미로를 더 빨리 통과했습니다.

하지만 맨 처음 나왔던 김 대리의 이야기처럼 타인이 있을 때 수행 능력이 더 떨어지게 되는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요?

로버트 자욘스(Robert Zajonc)는 사회적 촉진과 관련된 후속 연구를 통해 이 현상을 사회적 억제(Social inhibition)로 정의했습니다. 쉽거나, 익숙하고 숙련된 과제일 때는 타인의 존재가 더 나은 수행결과를 불러오지만(사회적 촉진), 복잡하고 어려운 과제, 새롭거나 덜 숙련된 과제, 평소에 잘 못하던 과제의 경우에는 오히려 수행능력이 저하되는 사회적 억제가 생긴다는 것이죠!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손가락 틈사이로 다른곳을 쳐다보는 여자

원래 잘 못하는데 누가 보면 더 부담스러운 법

그렇다면 사회적 촉진, 혹은 사회적 억제가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리학자들은 그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합니다.

  • 단순히 타인이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경계를 하게 되고 각성 수준이 높아지는 현상
  • 타인이 나에 대해 평가를 하게 된다는 걱정
  • 타인의 존재로 인해 주의가 산만해지면서 약해지는 정보처리 능력 때문

우리가 일반적으로 남들이 있으면 자극을 받아서 더 잘하게 되는 현상, 반대로 긴장이 되어 일을 더 망치기도 하는 현상, 이제 머리로 이해되시죠? :smile:

한 남성이 허리춤에 손을 올리며 당당하지만 강압적인듯한 포즈로 서있고 앞에는 네사람이 뒷짐을 지고 앞에 서있는 남성의 말을 듣는듯한 포즈로 서있다.

사회적 촉진, 사회적 억제가 발생하는 이유는? 바로 ‘타인의 존재’ 때문.

집단의 딜레마, 사회적 태만

사회적 촉진 효과처럼 집단 속에서 숙련된 일을 더 잘 수행하게 된다면, 우리 팀의 성과는 갈수록 더 좋아져야 할 텐데요. 오히려 같이 일하는 게 비효율적이고, 심지어 혼자 할 때 보다 더 못한 결과가 나올 때가 있진 않나요?

#2. 복학생인 이독박 군은 내일 수업에 중요한 조별 발표가 있다. 어느덧 밤 10시, 조원들이 보내주기로 한 PPT는 깜깜무소식… 조원인 김변명 군은 갑자기 가족이 아프고, 박잠수 양은 온종일 휴대폰이 꺼져있으니… 복학생의 열정으로 조장을 자처한 스스로가 너무나 밉다.

밤을 꼬박 새워 자료를 만들며 혼잣말을 하는 이독박 군.
“아… 공산주의가 이래서 망했구나…”

이독박 군의 사례처럼, 집단으로 일하는 것이 항상 더 나은 수행을 가져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사회적 태만(Social loafing)이라고 말하는데, 처음 이 연구를 했던 링겔만의 이름을 따서 링겔만 효과 (Ringelmann effect) 라고도 부릅니다.

프랑스의 농업공학자였던 링겔만(Ringelmann)은 농업의 생산성을 연구하다가 줄다리기, 무거운 물건 들어올리기 등 여러 명의 생산성을 합해야 하는 과제에서 집단으로 과제를 수행할 때의 생산성이 개인들이 갖고 있는 생산성 총합보다 훨씬 낮다는 점을 발견하게 됩니다. 각각 70kg의 돌을 들어올릴 수 있는 세 명의 사람이 함께 210kg의 돌을 들어올리지는 못하는 것이죠.

저울이 놓여져있고 더 무거운쪽엔 큰 한 사람이 그려져있으며 다른쪽 가벼운쪽엔 다섯사람이 올라가있다.

그냥 혼자가 더 편해… 다들 드루와 드루와!

물론 여러 사람이 동시에 힘을 집중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생기는 손실도 일부 있지만, 사람들이 집단으로 일할 때는 혼자 일할 때만큼 열심히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가 가장 주요합니다. 이처럼 ‘누군가는 하겠지’ ‘내가 열심히 안 해도 아무도 모르겠지’라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을 바로 사회적 태만이라고 합니다. 개인이 과제에 얼마만큼의 기여를 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긴장을 풀게 되고 자신이 가진 최선의 역량을 발휘하지 않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중요한 과제의 경우에는 단체로 수행할 때 개인평가에 대한 부담이 없기에, 오히려 개개인의 몰입도가 증가해 태만이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사회적 태만은 집단 과제가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지는 단순 과제에서 나타나기 쉽습니다.

각자 한손에 퍼즐을 들고 5명이 가운데로 퍼즐을 맞추어보려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있다.

자, 이제부터 우리 1/n 씩 떳떳하게 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나온 용어와 이론을 다시 한번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사회적 촉진 : 타인의 존재가 수행을 향상시키는 효과 (단순, 익숙한 과제일 때)

▶사회적 억제 : 타인의 존재가 수행을 저하시키는 효과 (복잡, 생소, 덜 숙련된 과제일 때)

▶사회적 태만 : 집단에서 개인 기여가 평가될 수 없을 때, 혼자일 때보다 과제 수행을 태만하게 하는 경향

집단 속에서 개인 기여도가 직접적으로 평가되는 경우, 단순/숙련 과제는 더 잘하게 되고(사회적 촉진), 복잡/비숙련 과제는 더 못하게 됩니다.(사회적 억제)

또 집단 속에서 개인 기여도가 직접적으로 평가되지 않는 경우, 단순/숙련 과제는 더 태만하게 되지만(사회적 태만), 복잡/비숙련 과제는 평가 받는다는 불안이 없어 몰입도가 증가해 더 잘하게 됩니다.

집단/타인의 존재-나의 기여도가 평가됨-평가에대한 불안 각성- 단순과제 수행 촉진 복잡과제 수행 억제의 결과를 초래. 나의 기여도를 알수없음- 평가에대한 불안없음 각성없음-단순과제 수행태만 복잡과제 수행향상의 결과를 초래

 

팀장님 앞에만 서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세상의 모든 김덜덜 대리들! 사회적 억제를 방지하려면 평소 타인 앞에서 과제를 수행해 보는 반복 연습을 통해 숙련도를 높여야 합니다. 반대로 팀장님들은 집단 과제에서 팀원들의 사회적 태만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의 기여도가 정확히 평가될 수 있는 평가 장치를 마련하고, 복잡한 과제의 경우에는 개개인이 과제에 더 몰입할 수 있도록 평가에 대한 불안을 없애 주는 혜안을 발휘해 보시면 어떨까요? :smile:

배희정 프로필

LG전자 H&A사업본부에서 HRD(교육)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신입사원들이 더 나은 LG인이 될 수 있도록 강의장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주말에는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되고자 온 세상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