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콜] 왜 공연 티켓은 그리도 비싼가요?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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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 콜] 왜 공연 티켓은 그리도 비싼가요?

작성일2012-03-05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했던 바로 그 문제, ‘공연 티켓은 왜 그리 비쌀까요?’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 김대리의 고민

LG계열사 회계부서에 근무하는 김대리(32), 다가올 여자친구와의 기념일에 무엇을 할까 고민고민 합니다. 아무래도 폼 나는 데이트를 위해서는 공연 관람만한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티켓 예매 사이트 XX공원에 접속하니 요즘 화제의 뮤지컬 A가 대문짝만하게 보이네요.

공연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대하는 김대리도 어디선가 이름을 들어본 듯한, 유명 뮤지컬이 분명합니다. 캐스트 정보를 보니 유명 아이돌 가수 B양과 배우 C군도 나오는 군요. “어라, B양이 뮤지컬도 하는 구나!” 김대리는 반색하며 ‘예매하기’ 버튼을 클릭합니다.

우리는 모두 VIP?

예매창이 뜨니 이게 웬일입니까? 좌석 배치도가 어찌되기라도 한 건지, 1층에는 온통 VIP석과 R석 밖에 없습니다. ‘폼 좀 잡으려면 그래도 R석 정도는 구매해줘야 하는데…’ 고민 고민하다 우측 사이드 두 좌석을 선택하고 ‘결제하기’ 버튼을 누른 김대리. 다음 메시지를 확인하고 그만 그 자리에서 망부석이 되어 버립니다.

결제하실 금액 | R석(₩110,000)x2=₩220,000

끄응. 김대리는 나지막하게 신음 소리를 내뱉습니다. 22만원이라니…

저 정도 가격의 공연을 보려면 티켓만 사면 땡인 것도 아닙니다. 공연장 와서 주차비에, 프로그램, 온갖 기념품,거기다 저녁도 근사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정도는 가줘야 됩니다. 그런 곳은 무슨 국수가 2만원이 넘는 데다, 부가세 10%는 꼭 별도입니다. 지갑은 탈탈탈 가벼워 지고 카드 명세서는 한 없이 무거워질 게 안 봐도 비디오입니다.

‘아, 이거 사고 내일부터 도시락 싸다녀야 하나…’

한참을 고민하던 김대리, 결국 조용히 예매창을 닫아 버립니다.

# 공연 티켓의 원가는 얼마일까요

“대체 공연 티켓은 왜 이렇게 비싼 거야?”

김대리가 가진 의문은, 공연계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티켓 가격을 구성하는 요소는 그 공연이 어떤 공연이냐에 따라, 그 주최가 어디냐에 따라 포함되는 요소가 다릅니다. 프로세스 별로 발생하는 비용도 매번 달라지기 때문에 일반화하여 답변 드리기는 굉장히 어려운 질문입니다. 하지만 전국 수많은 김대리들의 의문을, 본 컬럼이 아니면 어디에서 풀어줄 수 있겠습니까?

오늘의 칼럼에서는, 김대리를 놀라게 했던 ‘대형 뮤지컬의 라이센스 공연’과 ‘LG아트센터 기획 공연’을 대표적인 예시로 삼아, 공연 제작 과정과 제작비가 형성되는 구조에 대해 2회에 걸쳐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라이센스 뮤지컬의 제작 과정

일반적으로 라이센스 뮤지컬은 민간 기획사가

1) 해외 뮤지컬의 라이센스를 얻어,
2) 국내 공연장을 빌리고,
3) 적절한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4) 제작 스태프들을 고용하여,
5) 무대를 만들고,
6) 홍보 마케팅을 통해 관객들에게 알리며,
7) 공연을 진행하는 절차를 밟습니다.

그럼 이런 절차를 거치게 될 때 논의되는 비용에 대해 알아볼까요?

About 라이센스 비용

아주 예전에 ‘캣츠’, ‘레 미제라블’ 같은 공연이 한국에서 자유롭게 공연되던 때가 있었습니다. 원작자의 아무런 동의 없이 대본과 O.S.T를 ‘듣고 따서’ 공연하던, 말 그대로 저작권 같은 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던’ 시절이었죠. 하지만 21세기에 그러다간 국제 법정에 서게 될 수도 있습니다.

Copyright(C) ALL Rights Reserved - 공연에도  저작권이 있습니다, 물론!

2001년 ‘오페라의 유령’ 의 대성공 이후, 국내 뮤지컬 기획사들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해외 뮤지컬의 판권을 사들여 공연하고 있습니다. 한국 뮤지컬 시장이 커지면서 이러한 경쟁이 과열되어 라이센스 비용이 많이 상승했습니다. 현재는 작품에 따라 전체 매출액의 7~15%를 지불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김대리가 10만원의 티켓을 구입했다면, 그 중 7,000원에서 15,000원은 원저작권자에게 넘어가는 것입니다.

About 대관료

공연을 하려면 마땅히 장소가 있어야겠지요. 멀쩡히 잘 만들어진 공연장의 수가 아직 부족한 것이 우리의 서글픈 현실이니, 공연장이 작품의 흥행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전히 큽니다.

때문에 어떤 공연장을 언제 대관하느냐는, 어찌 보면 어떤 공연을 가지고 왔느냐 보다 더 중요한 일일 수 있습니다.

국내 최고의 극장 LG아트센터를 대관하려면 뮤지컬 기준으로 회당 330만원이 필요합니다. 생각보다 별로 안 비싸죠? 하지만 그렇다고 저 돈을 낸다고 아무에게나 공연장을 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공연장 별로 지정된 대관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대작 뮤지컬의 경우, 본 공연 전에는 무대 셋업과 리허설을 위해 최소 5일에서 최장 43일간(빌리 엘리어트)의 사전 대관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대관료가 전체 공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20% 정도입니다.

About 배우 개런티

얼마 전 조승우가 제대 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 출연하며 회당 개런티를 1,800만원을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져 큰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밝혀진 그 금액도 어마어마하지만, 회당 10만원도 안 되는 무명 배우들과의 출연료 차이가 너무나 컸기 때문입니다.뮤지컬 흥행이 주연 배우에 따라 얼마나 좌지우지되느냐를 입증했던, 달갑지만은 않은 소식이었습니다.

조승우를 논외로 친다면, 일반적으로 스타급 주연 배우의 개런티는 남자는 회당 400~500만원, 여자는 회당 200만원 선입니다. 남자 배우의 개런티가 월등히 높은 이유는 관객 중 여성의 수가 월등히 많기 때문입니다. 여성 관객에게는 남자 배우가 훨씬 중요하기 마련이니까요. 배우 개런티는 통상 15~25%로 뮤지컬 제작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2011

(2011)

About 제작 스탭 인건비

공연하는데 배우들만 필요한 건 아니죠? 연출가, 음악감독, 미술감독, 무대감독, 안무가, 조명, 음향, 의상 담당 등, 수십 여명의 스태프들이 배우들과 공연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

이들은 공연 작품의 ‘질’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하지만, 작품의 흥행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기 때문에 주요 배우들보다는 낮은 급여를 받습니다. 또 라이센스 뮤지컬의 경우, 무대 동선이나 의상의 재질 같은 디테일한 부분까지 이미 지정되어 있어, 국내 스태프들의 역량을 마음 껏 발휘하기는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전체 제작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15% 정도입니다.

 

About 무대 제작비

배우와 제작진이 텅 빈 무대에서 관객을 맞을 수는 없는 일, 이제 무대 세트를 만들 시간입니다.
이 무대 제작비야 말로 공연별로 천차만별입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경우 무대 제작비만 25억 원에 달한다고 밝혀져 큰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반면 1억 원이 채 안 되는 상대적으로 소소한 금액으로 심플하게 무대를 꾸미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체 제작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20% 입니다.

빌리 엘리어트 2010

<빌리 엘리어트> (2010)

About 홍보, 마케팅 비

공연을 아무리 잘 만들어도, 관객이 없으면 말짱 헛일일 겁니다. 공연 시장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공연계의 홍보, 마케팅도 점점 전문성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국내에도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처럼 공연 홍보 마케팅을 대행사에서 전담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공연 홍보에 가장 효과가 좋은 것은 두 말할 것이 없이 TV spot 이지만, 아무리 초대형 뮤지컬이라 하더라도 회당 1,000만원에 달하는 TV 광고를 진행하기는 버겁습니다. 때문에 많은 기획사들은 버스 광고, 육교 광고, 지하철 광고, 잡지 광고, 무가지 광고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많은 노출이 가능한 매체를 선택하곤 합니다. 비중은 약 7~15% 가량입니다.

About 공연 진행비

공연계에서는 흔히 프로덕션을 ‘꾸린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장기간 동안 일정한 퀄리티의 공연이 유지될 수 있도록 수많은 출연진과 스태프들을 관리하는 것이, 마치 대가족을 부양하는 것처럼 손이 많이 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작품이 길어질수록 변수가 발생할 확률이 높고, 이에 따라 진행비는 상승하게 마련입니다. 전체 제작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10% 가량입니다.

바츨라프 하벨의 <리빙 /> (2010)

‘바츨라프 하벨의 <리빙> (2010)

이상으로 대형 뮤지컬의 라이센스 공연을 예시로 공연 진행 과정과, 각 요소들이 전체제작비에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드렸습니다. 위 내용은 작품 특성에 따라 항목 별로 비중이 크게 다를 수 있으며, 결코 일반화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강조합니다.

공연 제작비가 구성되는 요소를 이해하는 것은 공연 제작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을 이해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음 이 시간에는 LG아트센터 기획 공연의 프로세스를 짚어보고, 이를 통해 티켓 가격의 실체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동희 프로필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이 전과 같지 않더라" 조금은 낯설지 모르는 공연 예술의 세계, 힘 닿는 데까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