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서 생각 읽기] 그림 속에 숨은 말(語) 찾기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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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서 생각 읽기] 그림 속에 숨은 말(語) 찾기

작성일2012-06-04

안녕하세요, LG블로거 HS애드 신숙자입니다.

누군가 그림을 그린다면, 그리고 싶은 게 있어서가 아니라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일 겁니다.

아름다운 소녀를 그린다면 ‘소녀가 아름답다’라는 말을 하고픈 것일테고, 풍경을 그린다면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있다.’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일 겁니다. 글자를 몰라도 그 나라의 언어를 몰라도, 통하는 힘이 있기에 그림은 말보다 더 포괄적인 말이 됩니다.

누군가에게 말을 걸어야 하는 광고도 그래서 ‘그림’이라는 언어를 잘 다뤄야 합니다. 글자보다 쉽게, 글자보다 강하게, 글자보다 빠르게. 광고 본연의 특징이어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전달하는 힘은 늘 강합니다.


당신이 말하고 있는 단어는 무엇입니까?

어학원은 사람들에게 낯선 언어를 가르칩니다. 발음이 조금 틀리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도 달라지기에, 정확한 발음을 가르치고자 합니다. FF어학원은 그런 점에 착안하여 그림을 그렸습니다.

FF어학원 광고 (1)첫 번째 광고는 초현실주의 그림 같습니다. 몸통이 이상한 쥐가 보이고, 다리가 달린 모자도 보입니다. 갑판 위에 있을 법한 핸들과 열려진 뚜껑이 쥐 몸통에 떡하니 붙어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걸까요? 어학원과 이 이상해 보이는 그림들은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요?

그림에 보이는 사물은 hat, rat, hatch입니다. 발음이 유사해 잘못 발음하면 이렇게 혼동될 수 있다는 걸 표현 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잘못 발음하면 듣는 이는 이 세 개 단어를 동시에 떠올리며 혼란스러워 하겠죠.

FF어학원 광고(2)두 번째 그림엔 이상한 양이 등장합니다. 등에는 배도 보입니다. 눈은 칩처럼 생겼습니다. 여기서는 어떤 단어들을 주의하라고 말하고 있는 걸까요? 바로 ship과 sheep 그리고 chip입니다. 발음은 유사하지만 지칭하는 의미는 판이해서 영 이상한 그림으로 전달되는 거죠.

FF어학원 광고(3)다음은 턱수염 달린 이상한 곰입니다. 몸통은 생맥주 컵입니다. 괴물 같기도 하고, 돌연변이 같기도 합니다. 마치 수수께끼 같은 이 그림은 bear, beer, beard를 혼동하지 말라고 말합니다. 의미를 알고 나면, 그 위트에 감탄이 나옵니다.

왠지 이 어학원에 가면 우리가 알아듣기 힘든 유사한 단어들을 확실히 구별하게 해줄 것 같습니다.


배고픈 사람과 배부른 사람을 찾아보세요

“배고플 때의 당신은 당신이 아니다.”

스니커즈는 늘 배고플 때의 당신과 배고프지 않을 때의 당신은 다르다고 말합니다. 배고프면 당신의 능력이 100% 발휘되지 못하여 평소의 당신과 다른 존재가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늘 스니커즈로 배고픔을 해결 하라고 말하죠. 인쇄 광고에서도 그 메시지를 그리고 있습니다.

스니커즈 광고(1)왼쪽 그림은 배고파서 표정이 일그러진 남자의 얼굴입니다. 얼핏 화난 듯 보이기도 합니다. 오른쪽은 같은 그림을 뒤집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또 다른 사람이 보입니다. 발견하셨나요? 같은 사람인 것 같은데 표정이 한결 부드럽습니다. 한입 베어 문 스니커즈와 함께 ‘satisfies’라는 카피도 보입니다.

같은 사람이라도 배고플 때와 배고프지 않을 때는 다른 사람이라는 걸 표현하기 위해, 그림 한 장으로 두 가지 상황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단지 뒤집어진 그림인데, 만족스런 얼굴이 되었습니다.

자, 다음 그림에서도 두 가지 얼굴을 찾아보세요. 화난 사람과 만족스런 사람 둘 다 보이시나요?

스니커즈 광고(2)


밤에도 잘 보이는 헤드라이트는 어떻게 그릴까요?

나날이 좋아지고 있는 자동차들. 그들은 늘 더 나아진 성능을 얘기하고 싶어 합니다. 그렇다면 이 광고들은 어떤 기능을 얘기하고 있는 걸까요?

Opel 자동차 광고Opel 자동차 광고입니다. 헤드라이트가 강하게 비치는 가운데 멧돼지 그림자가 매우 크게 확대돼 보입니다. 토끼도 몇 십 배는 더 크게 보입니다. 이렇게 큰 토끼라면 자동차가 못 보고 부딪칠 일이 없을 듯합니다. Opel은 그 장점을 얘기하고 있습니다. 밤에도 모든 사물들을 잘 보이게 해주는 라이팅 시스템이 있으니, 위험에 처할 일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BMW 광고BMW 광고를 보면 조금 달라 보입니다. 찢어진 종이가 보이고 그 사이 그림은 환한 낮입니다. 길 끝 먼 곳엔 동물이나 사람이 작지만 뚜렷하게 보입니다. 역시 같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밤에 운전을 해도 앞에 있는 장애물들은 환하게 비춰주니, 안전운전을 도와준다고 합니다.

같은 라이팅 시스템을 비슷한 듯 다르게 표현한 그림들. 각각 ‘안전’이라는 특징을 잘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림, 가장 다루기 어려운 말입니다

누구나 그릴 수 있기에 쉬워 보이는 그림. 그래서인지 으레 미술관에 가면 ‘저건 나도 그리겠다.’고 큰소리 칩니다. 누구에게나 통용될 수 있는 언어이기에 보기는 참 쉽습니다. 하지만 그려지는 과정은 오히려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한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광고가 쉬운 그림이 될 때까지, 많은 고민이 쌓여가고 많은 아이디어가 버려집니다.

요즘은 미디어에 관련된 아이디어, 프로모션과 연계된 아이디어가 더 많은 활약을 하고 있어, 이렇게 그림으로 말하는 광고의 활약이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언제 봐도 이런 그림들은 군더더기 없이 할 말만 정확하게 하고 있습니다.LG

신숙자 프로필

HS Ad의 Creative Director. 모든 것에 대해선 어떤 것을 알고, 어떤 것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고자 노력하는 세상을 보는 날카로운 눈을 가진 광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