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people] 차도르 커뮤니케이션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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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people] 차도르 커뮤니케이션

작성일2012-08-22

안녕하세요? HS애드 정혜주입니다.

현대인들의 소통법이 점점 더 반 개폐식 소통법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보일 수 있고, 보이고 싶은 부분만 오픈하고 공유하고 싶지 않은 부분은 닫혀 있는 소통방식…….
보는 이도 상대방의 오픈된 부분만 보고 상대를 안다고 착각해버립니다.

HS애드 전략연구소에서는 현대인의 이러한 소통법을, 신체의 일부만을 보여주는 도구 ‘차도르(Chador)’에 빗대어 ‘차도르 커뮤니케이션’이라 칭하며 이런 현상에 대해 좀 더 깊이 연구해 보았습니다.

사실, 차도르 커뮤니케이션은 새롭게 등장한 현상이 아닙니다. 과거에도 이런 소통법을 취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었죠. 하지만, 과거보다 더 많은 이들이 더 공공연하게 차도르 커뮤니케이션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트렌드로 볼 수 있습니다.

새로운 소통법, 차도르 커뮤니케이션의 확산

직장인이라면 잘 나가는 회사, 고액 연봉을 받는 상황에서 더더욱 이런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에 공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경쟁이 치열하고 사무적으로 만난데다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사라지면서 언제든 몸값을 올려 이직할 수 있는 상황의 현대 직장인들에게 차도르 커뮤니케이션은 더없이 편한 소통법으로 여겨지는 것이죠.

그런데 이 소통법은 사무적인 관계에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일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예전의 흔한 인사말, ‘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라는 말은 더 이상 듣기 어려워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가까운 친척, 지인, 이웃간에도 지극히 개인적 영역인 집으로의 초대보다 집 근처임에도 불구하고 집 앞 카페에서 만나는 일이 이젠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해졌습니다.

차도르 커뮤니케이션이 사회 전반으로 깊숙이 파고 들면서, 본격적인 사회 진출을 앞둔 학생들에게서도 이런 모습이 나타납니다. 예전의 친구가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하며 숨김없이 속내를 드러내는 사이였다면,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친구의 개념이 세분화되어 혼자 밥 먹기 불편해 사귄 ‘밥 친구’, 즐겁게 같이 놀기 좋은 ‘노는 친구’, 공부에 도움이 되는 ‘공부 친구’, 쇼핑하기에 제격인 ‘쇼핑 친구’가 각각 따로 있고 이들과는 필요한 코드가 맞는 부분만 소통하는 차도르 커뮤니케이션을 취한다고 합니다.


과도한 경쟁과 결과주의가 불러온 새로운 현상

어느 정도 예상이 되시겠지만, 차도르 커뮤니케이션이 심화된 주요 배경으로는 과도한 경쟁결과주의 심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경쟁과 결과 중심 사회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자신이 원하는 목표달성에만 집중하며 목표달성에 도움이 될 필요한 정보들만 오픈하고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대화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 외 정보에 대해서는 굳이 오픈하려 하지 않으며 점점 더 폐쇄적 소통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게다가 개인주의가 심화된 것도 이에 한 몫 합니다. 개인주의는 기본적으로 남에게 피해 줄 것도 없고 자기 할 도리만 다 하면 된다는 사고를 하기 때문에 사람들과 필요한 커뮤니케이션만 하기가 쉽습니다. 여기에 보여 주는 것으로만 상대를 판단하는 현대인의 특성 또한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사람은 겪어 봐야 안다는 진리를 모두가 알면서도 막상 속도를 중시하는 현대인들은 시간을 두고 사람의 일면 일면을 알아가기 보다 눈 앞의 보이는 것으로만 상대를 평가하고 판단하는 성향이 다분합니다. 당연히 사람들은 필요한, 자신에게 도움되는,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을 보여주게 되는 것입니다.

긍정적 이유에서든 부정적 이유에서든 행동의 변화가 오고 그것이 일정 기간 지속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사람의 모습으로 자리잡게 됩니다. 요즘 현대인들은 다양한 이유에서 점점 더 차도르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져 가는 것 같습니다.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데도 왠지 차도르 커뮤니케이션은 좀 씁쓸한 느낌이 듭니다. 차도르 역시 삶의 방식 변화가 야기한 소통법인만큼, 향후 등장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 봅니다.LG

정혜주 프로필

HS애드 브랜드인사이트연구소 정혜주 차장입니다. 그 동안 소비자, 브랜드, 미디어, 광고 분야 R&D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특히 소비자 연구에 강점이 있어 일반 소비자 행동 외 트렌드 연구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소비자 관련 인사이트 있는 내용들을 쉽게 전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