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 콜] 드넓은 공연장 내 자리는 과연 어디인가? – LG 공식 블로그
본문 바로가기

[커튼 콜] 드넓은 공연장 내 자리는 과연 어디인가?

작성일2012-03-05

“대체 어떤 자리를 사야 하는 거야?”

영화처럼 모든 좌석의 가격이 같다면 아마 이런 질문이 많이 나오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공연은 가장 비싼 티켓과 싼 티켓의 가격 차이가 최소 2배, 최대 10배에 이르기까지 합니다. 적지 않은 금액, 과연 어떤 자리를 구매해야 잘 샀다고 소문이 날까요. 아마 적잖은 분들이 이 때문에 숱한 번뇌의 시간을 보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바쁜 현대인에게는 시간이 곧 돈입니다. 티켓 하나 사는데 고민하며 몇 시간이고 인터넷을 뒤져보는 것도 결코 경제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오늘 제가 답변 드리는 아주 간단한 원칙 몇 가지만 기억하신다면, 여러분의 고민은 대폭 줄어들 것입니다.
따로 무슨 비법 같은 것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다 아는 상식적인 원칙이며, 어디에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 타당한 내용일 뿐입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LG아트센터 기획 공연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무용단’의 좌석 배치도를 펼치고 시작하겠습니다.
이 공연... 설마 놓치신 건 아니겠죠? 스페인 국립 플라멩고 무용단 (2011)

좌석 배치도는 여기에 있습니다.

스페인 국립 플라멩코 발레단

  • VIP 100,000
  • S 60,000
  • R 80,000
  • A 40,000
  1. 1.고르기 귀찮을 땐 무조건 최고 등급으로! 비싼 좌석은 비싼 값을 합니다.
  2. 2.1층 7-10열 중앙! 어떠한 공연이라도 최고의 좌석
  3. 3.좌우쪽 좁은 박스형 극장은 사이드 좌석이라도 쾌적한 공연 관람 가능
  4. 4.오케스트라 피트석은 가격이 저렴하나 단차가 없어서 약간의 목 통증을 유발합니다.
  5. 5.LG아트센터 1층 중앙에 S석이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사세요. 가격대비 가장 좋은 자리!
  6. 6.2층 1,2열은 전체적인 무대를 조망하기 좋습니다. 1층의 현장감이 떨어지는 것은 단점.
  7. 7.생계형 관객을 위한 최선의 선택. 2층보다 3층 맨 앞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Q 1. 좌석이 무척 많네요. 이 중에서 좋은 자리는 어디인가요?

물론 비싼 자리가 좋은 자리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합시다. 공연장 좌석은 공급량이 정해져 있는 한정된 상품입니다. 가치가 높은 자리는 가격도 더 높고, 가치가 낮은 자리는 더 낮게 받기 마련입니다. VIP석보다 더 좋은 R석, R석보다 더 좋은 S석이란 없습니다. 공연 좌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게 싫으시다면, 무조건 최고 등급 좌석으로 구매하면 됩니다.

Q 2. 그 중에서도 가장 좋은 자리는 어디인가요?

대부분의 공연장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1층 좌석 정 중앙부터 앞 4~6열까지 입니다. 1층 객석이 20열씩 세 분단으로 나뉘어져 있다면 2분단 7-10열이, 30열씩 다섯 분단으로 되어 있다면 3분단 9~15열 정도가 가장 좋습니다.

이는 해당 지점이 연출가의 시선과 일치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무대 위 세트가 완성되면 연출가들은 최종 리허설을 반복하며 조명, 세트, 배우의 동선을 최종 결정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연출가는 자연스레 1층 정중앙에 자리 잡고 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연출가의 마지막 시선이 있었던 위치, 당연히 여기가 ‘연출가의 의도’를 이해하기 가장 좋습니다.

Q 3. 2층 앞 자리는 어떤가요?
2층 1열, 2열은 관객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자리입니다. 앞이 탁 트이고 높이가 무대보다 높기 때문에 무대 전체를 조망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지만, 배우 등 출연자들을 같은 위치에서 바라볼 수 없어 공연의 현장성은 1층보다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신나는 콘서트 공연이라면 다소간의 소외감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대를 바라보며 혼자 사색에 잠기고 싶은 당신이라면 이 자리만큼 폼 잡기 좋은 곳도 없습니다.

Q 4. 비싼 좌석 좋은 지 누가 모르나요... 가격 대비해서 좋은 자리를 알려달라는 거에요.
좌우 객석 폭이 좁은 프로시니엄 극장에서는 좌우측 사이드 좌석을 고려해보세요.

객석이 무대를 원형으로 빙 둘러싸고 있는 공연장을 원형 극장, 영화관처럼 박스 형태로 좌석이 배열되어 있는 공연장을 프로시니엄 극장이라고 합니다. 현대의 공연장은 대부분 프로시니엄 극장의 형태입니다. 영화관에서 사이드라고 관람이 크게 불편하지는 않듯이, 프로시니엄 극장도 좌우측의 시야각이 크게 불편하진 않습니다. 반면 가운데 좌석보다 가격은 한 등급 이상 떨어지기 때문에, 가격 대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시니엄 극장도 객석이 반원 모양으로 펼쳐져 있는 경우에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나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처럼 1층 좌석이 5개의 분단으로 나누어진 광할한 공연장이라면, 저렴해도 사이드 좌석은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Q 5. 저는 품격 있는 관객이라 사이드에 앉기는 싫어요. 가운데가 좋아요. 근데 돈은 없어요.
1층 중앙에 앉고 싶다면 무대와의 거리를 살피세요. 1층 중앙 뒤 S석, LG아트센터와 같이 잘 지어진 극장이라면 두 말할 것 없이 가장 가격대비 좋은 자리로 강추할 수 있는 좌석입니다. 1층 정중앙 VIP석과의 거리가 7~8m에 불과하기 때문에 체감상 큰 차이가 없습니다.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샤롯데 씨어터, 충무아트홀 등 1,000석 전후 규모의 중극장들도 이런 자리가 괜찮습니다.

하지만 세종 대극장이나 국립 해오름 같은 광활하기 짝이 없는 극장에서는 1층 뒤는 고려하지 말고 무조건 앞자리를 사수하시는 게 좋습니다. 예술의 전당 오페라하우스의 경우도 객석과 1열과의 거리가 꽤 먼 편이니 먼 자리보다는 앞 자리의 저렴한 티켓을 택하시는 게 좋습니다.

Q 6. 저는 공연은 꼭 가까이서 보고 싶어요. 근데 저도 돈은 없어요.
가깝고 저렴한 오케스트라 피트 석, 목 통증을 견뎌야 해요.

LG아트센터와 같은 다목적 공연장에서 오케스트라 피트 공간은 공연에 따라 의자를 설치해 객석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오케스트라가 위치하는 공간이다 보니 무대와 매우 가깝고, 가격도 저렴해 인기 만점인 좌석입니다.

현장감이 우선인 대중 음악 콘서트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좌석이겠지만, 세트가 큰 연극이나 뮤지컬이라면 뒤쪽 좌석보다 좋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단차가 없어 앞사람의 두피가 너무 잘 보이고, 무대를 가까이서 올려다 보느라 목이 심히 뻐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피석은 가깝습니다. 정말 가까워요. -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2006)

Q 7. 먹고 살기도 힘든 생계형 관객입니다. 가장 싼 좌석 중에는 어디가 좋은가요?
생계형 관객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 LG아트센터 3층 A석과 콘서트 홀의 합창석이 있습니다.
LG아트센터의 3층 1, 2열은 예상 외로 잘 보이고, 예상 외로 잘 들리는 숨은 명당 자리입니다. 2층 뒷자리보다 더 나을 수도 있으므로, A석이라고 외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단, 높이가 상당하니 고소 공포증이 심각하다면 공연에 집중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같은 클래식 공연 전용 홀에는 ‘합창석’이 있습니다. 합창단이 없는 연주회에서는 이 자리도 객석으로 활용되곤 하는데요. VIP석이 3~40만원을 호가하는 해외 유명 오케스트라 공연의 경우, 이 좌석이 가장 빨리 매진됩니다. 음악이 퍼지는 방향과는 정 반대라 음악을 감상하기 결코 좋은 자리는 아니지만, 3~8만원 대의 훨씬 저렴한 가격에 공연을 관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늘 뒤통수만 보던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다양한 표정과 동작을 지켜보는 깨알 같은 재미도 있습니다.

지휘자가 잘생기면 합창석이 더욱 인기라고 합니다.

뮌헨 체임버 오케스트라 (2009)

Q 8. 공연 특성에 따라 좌석 선택 시 유의할 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피아노 독주회라면 손가락이 보이는 왼쪽에, 고음악 연주회라면 조금 더 가까이 앉아보세요.

피아노 독주회의 경우 연주자는 객석에서 바라 볼 때 왼쪽에 자리잡고 연주하게 됩니다. 만약 오른 쪽 사이드 좌석을 예매했다면 연주자의 얼굴은 마음껏 볼 수 있겠지만, 바쁜 손놀림은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바로크 음악 연주회의 경우 악기의 소리가 현대악기보다 작기 때문에, 평소 앉던 자리보다 조금 더 앞자리에서 앉아서 들으실 것을 추천합니다.

이상으로 공연장 좌석 선택의 원칙에 대해 간단히 말씀 드렸습니다. 대부분 다 아는 이야기시지요? 그런데 우리는 가끔 상식을 버리고 멀리 돌아가는 경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말씀 드린 평범한 답변이 아무쪼록 여러분의 좌석 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이번 칼럼을 마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원칙이 남았습니다. 좋은 좌석을 구하고 싶다면, 부디 빨리 예매하는 습관을 들이십시오. 나중에 더 좋은 좌석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버리셔야 합니다. 여러분이 망설이며 하루하루 보내는 사이, 티켓은 어느덧 모두 사라져 버릴 지도 모릅니다. 그 어떤 공연도 끝난 후 다시 되살릴 수는 없는 법입니다. 티켓 고르는 데 시간을 소비하기 보다는, 부디 일찍 구매하고 마음 편하게 공연 관람하시길 바랍니다.

망설이다가 놓치지 마세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2001)

한동희 프로필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이 전과 같지 않더라" 조금은 낯설지 모르는 공연 예술의 세계, 힘 닿는 데까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