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키스 앤 크라이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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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키스 앤 크라이

작성일2014-02-19

안녕하세요, LG아트센터 한동희입니다.

오늘 여러분들께 놀랍고도 독창적인 공연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또 그 공연이 탄생하게 된 뒷이야기까지도요.
사람은 있지만 사람이 등장하지 않는 신비로운 공연 속으로 함께 가보시죠!

손가락 연극

지나간 사랑의 기억을 더듬다

공연이 시작하면 기차역 벤치에 앉아 있는 여인, 지젤이 등장합니다. 이제 나이 들고 지친 그녀는 열세 살 때 기차에서 만났던 첫 번째 사랑을 추억합니다. 너무 짧은 순간이었기에 그녀는 그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녀가 기억하는 것은 오직 그의 손뿐입니다. 사람들로 가득 찬 기차 칸 안에서 13초의 시간 동안 맞닿았던 따뜻하고 부드러운 손, 이것이 지젤이 기억하는 첫 번째 사랑입니다. 이제부터 그녀는 지나간 다섯 명에 대한 사랑의 기억을 우리에게 들려줄 것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습니다. 이 공연에는 사람의 ‘얼굴’과 ‘몸’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대신 등장하는 것은 ‘손가락’과 ‘미니어처’, ‘인형’들입니다.

대체, 이것은 무슨 공연일까요?

아이들을 위한 손가락 춤

벨기에의 영화감독 자코 반 도마엘(Jaco Van Domael). 그는 안무가 미셸 안느 드 메이(Michele Anne De Mey)와 결혼해 두 자녀를 키우며 평범하게 알콩달콩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둘은 부엌 식탁 위에서 아이들을 위한 ‘손가락 춤’을 선보입니다. 두 사람의 검지와 중지를 움직이며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을 표현한 거죠. 마치 연극을 관람하듯 ‘손가락 춤’에 몰입하는 아이들을 보며, 부부는 신이 나서 소품들을 하나씩 추가하기 시작합니다. 아이들 방에 있던 모형 기차와 장난감 건물들을 부엌에 내놓고 기차에 올라탄 사람들, 시내를 거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손가락으로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이들의 ‘손가락 연극’은 아이들뿐 아니라 이 집에 찾아온 손님들에게도 큰 즐거움이 됩니다. 감독의 친구이자 작가 토마 귄지그(Thomas Guinzig)는 이들의 연극에 영감을 받아 몇 개의 짧은 글들을 써내려 갔습니다. 또 다른 무용수는 자신의 손가락을 배우로 투입했으며, 조명 감독은 집안 곳곳의 전등을 이용해 조명 효과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장난으로 시작했지만 점점 일이 커지게 된 것이죠. 마침내 이들은 이 ‘손가락 연극’을 진짜 무대에 옮기기로 결심합니다. 그런데, 과연 어떻게요?

영화 ,<8요일 />과 <토토의 천국>

사실 자코 반 도마엘은 <토토의 천국>, <제8요일>로 칸 영화제를 연속으로 석권한 유럽 영화계의 거장입니다. 그는 자신의 장기를 십분 살려 이 손가락 연극을 영화와 결합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는 무대 위에 작은 영화 세트를 차려 놓았습니다. 무대 위에서 ‘작은 움직임’이 시작되면, 카메라는 분주히 이를 촬영하여 무대 상단에 설치된 거대한 스크린에 투사합니다. 여기에 미리 녹음된 내레이션과 음악이 화면을 따라 흐르면, ‘손가락 연극’은 놀랍게도 한 편의 서정적인 영화로 탈바꿈됩니다. 관객들은 눈앞에서 한 편의 영화를 감상하면서 동시에, 그 영화가 실시간으로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목격하게 됩니다.

“가장 놀랍고 독창적이고 감동적인 작품, 관객들의 눈물이 이를 증명한다.“

-프랑스 텔레라마 (Telerama, 2013.7.)

키스 앤 크라이

2011년, 벨기에에서 처음 선보인 <키스 앤 크라이>는 그야말로 센세이셔널한 반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동안 한번도 시도된 적이 없었던 방식의 공연이었을 뿐 아니라, 그 완성도와 창의력 면에서 관객들의 상상력을 뛰어넘을 정도로 압도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관객과 평론가들의 격찬 속에 전 세계의 공연장에서 초청이 이어졌고, <키스 앤 크라이>는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캐나다, 룩셈부르크, 덴마크, 핀란드, 미국, 멕시코 등 세계 11개국을 돌며 공연했습니다. 그리고 2014년, LG아트센터의 첫 번째 기획 공연으로 선택되어 한국 관객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유지태 씨와 함께하는 키스 앤 크라이

지난 1월 내레이션 녹음 중인 유지태씨

첫 공연에서 감독이 직접 녹음했던 내레이션은 한국 공연을 위해 한국어로 새롭게 녹음되었습니다. 완벽주의자인 도마엘은 한국의 수많은 배우의 목소리를 유튜브를 통해 샅샅이 뒤졌고, 마침내 작품에 들어맞는 완벽한 목소리를 찾아내었습니다. 바로 영화배우 유지태씨였습니다.

촉촉하고 감성적인 연인의 목소리이자, 동시에 사색하는 철학자의 목소리를 지닌 유지태 씨는 <키스 앤 크라이>와 더할 나위 없는 궁합이었습니다.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의 오랜 팬이었던 유지태 씨는 흔쾌히 목소리 출연을 승낙했고, 지난 1월 내레이션 녹음을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녹음된 그의 목소리는 자코 반 도마엘 감독의 손을 거쳐 LG아트센터 무대에서 처음 들려지게 됩니다.

아이들을 위한 ‘손가락 연극’에서 출발해 연극과 무용, 영화가 결합한 새로운 공연이 탄생하고, 그 공연이 전 세계 관객들을 만나 감동을 주고 있다는 사실은, 저처럼 공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척이나 감동적인 작품, <키스 앤 크라이>는 중요한 것은 움직임의 크기가 아니라 정서방식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3월, <키스 앤 크라이>와 함께, 우리의 상상력의 날개를 무한대로 확장해보면 어떨까요?

자막: 키스 앤 크라이 3.6-9 LG A 아트센터
자막: 한때 사랑했던 사람들, 그들은 모두 어디로 간 걸까?
자막: 잊혀진 사랑을 찾아 떠나는 마법 같은 공연
자막: 당신의 눈 앞에서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낸다
자막: <제 8요일> 자코 반 도마엘 연출
자막: 내레이션 유지태
자막: 키스 앤 크라이 3.6-9 LG A 아트센터

한동희 프로필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이 전과 같지 않더라" 조금은 낯설지 모르는 공연 예술의 세계, 힘 닿는 데까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