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서 세상 읽기] 소외계층을 아름답게 끌어안은 광고 캠페인 – 티파니, 니콘 카메라, 보험광고들 – LG그룹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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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서 세상 읽기] 소외계층을 아름답게 끌어안은 광고 캠페인 – 티파니, 니콘 카메라, 보험광고들

작성일2015-02-26

안녕하세요, HS Ad의 신숙자 CD(Creative Director)입니다.
광고엔 현실이 없습니다. 결혼생활은 실제보다 더 아름답게, 나이 든 피부도 실제보다 아름답게, 소유로 생기는 기쁨도 더 크게, 경험으로 얻는 가치도 더 빛나게… 광고 속엔 실제 생활보다 더 아름다운 세상이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누군가는 광고를 그저 소비를 조장하는 허구라고 보기도 하지요.

하지만 요즘 세상에는 아름다운 일이 부족합니다. 분명 기분 좋은 인터넷 기사인데도 댓글을 보면 악의적인 글들이 수두룩합니다. 마음 아픈 소식엔 가벼운 댓글이 달리기도 하고, 누구나 경건해야 할 소식에도 조롱과 비난이 섞입니다. 인터넷 뒤로 숨기 쉬워지면서 ‘말’은 그 어떤 것보다 하기 쉬워져, 가치가 땅에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광고에 기대합니다. 현실에 없는 아름다움을 담아서, 실제보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아서, 세상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늘어가도록…

  삶의 아름다움을 담는 보험광고들

보험은 삶을 다루는 브랜드입니다. 누군가의 죽음, 누군가의 아픔을 다룹니다. 그래서 늘 ‘삶’을 경건하게 대하는 듯합니다. 그래야만 진정성이 보이기도 하고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보험회사 ‘dialdirect’는 작은 소년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풀었습니다. 소년의 엄마는 매우 바쁩니다. 요리에, 청소에, 아기인 동생까지 돌봐야 합니다. 그래서 엄마는 소년에게 신경 써 줄 여유가 없습니다. 아이가 건넨 통신지도 미처 펴보지 못할 정도지요. 그런 엄마를 물끄러미 보던 소년은 갑자기 엄마를 돕기 시작합니다. 설거지를 하고, 침대를 정리하고, 쓰레기를 내다 버립니다. 빨래도 하고, 다림질도 하고 화분에 물도 주죠. 그리고 일을 끝낼 때마다 노트에 항목을 적고, 뭔지 모를 숫자도 함께 적습니다. 저녁 무렵엔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시킵니다. 늦게까지 소년이 들어오지 않자 걱정이 된 엄마는 집 밖에 나가 기다립니다. 저녁 어스름이 깔려 올 때가 돼서야 아이가 돌아옵니다. 엄마는 어디 있었느냐고 다그치죠. 소년은 엄마에게 노트를 내밉니다. 노트엔 아이가 일한 항목과 수수께끼 같은 숫자들이 나란히 적혀 있습니다.

“제가 엄마의 시간을 벌어드렸어요. 그러니 제 공연에 와 주실 거죠?”

노트에 적힌 숫자는 아이가 벌어준 엄마의 시간이었던 겁니다. 아침식사 준비-15분, 강아지 먹이 주기-2분, 방 청소하기-15분. 이런 식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정확히 120분이라는 숫자가 씌여 있습니다. 노트 사이엔 엄마가 펴보지 못했던 ‘토끼와 거북이’ 학예회 초대장이 끼워져 있고요. 엄마는 아이를 안아주고, 공연을 보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 따듯한 장면과 함께 dialdirect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우리는 당신의 1분, 1초도 소중하다는 걸 압니다. 그것이 우리가 당신의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사실 감동에 능한 보험회사는 Thai생명보험회사입니다. 늘 실화를 바탕으로 감동을 만드는 광고. 이번엔 초등학교 소년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자신이 되고 싶은 ‘Super Hero’를 그려 보라고 시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의 영웅을 그려 내죠. 아이들이 그린 그림에 점수를 매기던 선생님은 ‘Garbage Man’이라는 그림에서 멈춥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린 소년을 찾습니다. 하지만 소년은 반 아이들과 교실 청소도 하지 않고 이미 사라진 후입니다. 어딘가로 급히 달려가는 소년. 소년이 향한 곳은 길거리 청소를 하는 엄마입니다. 숙제나 하라는 엄마에게서 빗자루를 뺏어서 청소를 하기 시작하죠. 본인이 더 빠르니, 어서 끝내고 집에 함께 가자고 합니다.

소년이 그린 그림은 날씨를 조절하는 헬멧, 더러움을 찾아내는 스캐너, 자동차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조끼, 허리엔 통신 장비, 고속으로 청소하는 빗자루를 장착한 청소부였습니다. 엄마를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는 영웅인 거죠. 소년은 그 영웅에게 엄마를 무사히 집으로 오게 해달라는 메시지도 썼습니다. 반 친구들은 소년의 엄마가 청소하다 교통사고를 당해 무릎이 아프다는 얘기를 선생님께 전하죠. 그러니 소년에겐 자동차로부터 엄마를 지켜줄 수 있는 청소부가 영웅인 거죠. 청소하는 아이의 모습 위로 보험회사는 전합니다.

“Good stories happen every day.”
Thai생명보험회사는 늘 그런 당신 곁에 있다고 얘기합니다.

 소외된 사람들이 광고 주인공으로

티파니 광고

세계적인 보석 브랜드 티파니는 “Will you?” 캠페인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습니다. 누구나 결혼하면 행복한 남녀의 모습을 떠올리죠. 반지를 건네는 남자와 행복해 하는 여자의 모습. 하지만 이번 캠페인은 좀 다른 그림입니다. 남녀 커플 대신 실제 게이 커플을 모델로 썼습니다. 이들은 뉴욕에 사는 실제 커플로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합니다. 티파니는 이 게이 커플을 통해 약혼반지를 광고하고 있습니다. 티파니의 부사장은 ‘진정한 사랑은 다양한 형태로 이뤄질 수 있기에’ 이 광고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미국의 여러 매체에서 이 광고를 뉴스로 다룬 걸 보면, 미국에서도 게이 커플이 광고에 등장하는 일은 흔하지 않은 듯합니다.

니콘 카메라 광고

니콘 카메라 광고는 더 강한 인상을 줍니다. ‘I am generation image’ 캠페인을 새로 시작한 니콘은 일곱 팀에게 카메라를 보냈습니다. 그 중 한 팀은 게이 아빠입니다. 세 딸을 키우는 게이 아빠, Kordale과 Kaleb. 그 두 아빠는 2014년 인스타그램을 통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아침 일찍 딸들을 등교시키기 위해 머리를 묶어주는 사진을 올린 거죠. 곧 그 사진은 이슈가 됐습니다. 많은 비난과 악의적인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격려하고 응원하는 이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니콘은 그들에게 카메라를 보냈습니다. 그들은 이제 니콘 카메라를 통해, 다른 가정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의 모습을 계속 업데이트합니다. 아침 5시 반에 일어나 아이들을 위해 아침을 준비하고, 씻기고 등교시킵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숙제를 도와주고, 놀아주기도 하죠. 여느 집과 다를 바 없는 행복한 가정의 모습입니다. 니콘 카메라 광고에 등장한 아빠는 말합니다. ‘자신이 가장 원하는 건 normal이라고.’ 남들과 다를 게 없는 삶, 다를 게 없는 행복이지요.

 실제보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희망을 계속 말하면 언젠가는 현실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많은 책들은 ‘된다고’ 말하라고 얘기하죠. 해가 바뀌면 사람들은 저마다의 ‘되는 리스트’를 작성합니다. 되고 싶은 것들, 갖고 싶은 것들, 만나고 싶은 사람들… 그래서 새해 벽두는 일년의 그 어느 때보다 희망찹니다. 현실보다 더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품고 써가는 시간이니까요.

그 소망들이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유난히 아팠던 2014년을 보낸 우리들에게, 아직도 아픈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게, 광고가 세상보다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고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들을 전하기 시작하면 작은 것 하나라도 달라지지 않을까요? 적어도 광고에서라도 게이를 자주 보면 그들을 낯설게 보지 않게 될 테고, 동화가 적어진 요즘 아름다운 소년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한 번쯤은 웃게 되겠죠. 그래서 광고만이라도 현실보다 아름다워야겠습니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신숙자 프로필

HS Ad의 Creative Director. 모든 것에 대해선 어떤 것을 알고, 어떤 것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알고자 노력하는 세상을 보는 날카로운 눈을 가진 광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