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을 위한 힐링] #47. 때로는 일부러 멀어져보자 – LG그룹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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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을 위한 힐링] #47. 때로는 일부러 멀어져보자

작성일2015-06-05 오전 9:55

하늘을 날 줄 아는 조류 가운데 가장 큰 새, 콘도르.
펼친 날개 길이만 3미터, 페루 안데스산맥 지역에 서식하는 새입니다. 안데스 협곡은 평균 깊이가 3000미터나 되는 험준한 곳입니다. 계곡이 깊다보니 이 지역엔 항상 강한 기류(氣流)가 흐릅니다. 이곳에 콘도르가 살고 있습니다.

필링힐링 57. 콘도르

큰 덩치 탓에 콘도르는 제 나름으로 진화했습니다. 여느 새와 다르게 이 새는 날갯짓으로 비행(飛行)하지 않습니다. 안데스 지역에 형성되는 기류에 의존해 상승하고 하강합니다. 물론 많은 새들이 제 몸의 에너지를 덜 쓰기 위해 공기 흐름을 이용하고 있지요. 하지만 전적으로 기류에만 의존해 날아다니는 새는 몇 되지 않으며 개중에도 콘도르는 이 방식에서 손꼽을 만한 새입니다. 넓고 큼지막한 날개를 활짝 편 채 필요에 따라 상승 기류를 타고 하강 기류를 타며 수 킬로미터 높이 상공을 떠다닙니다.

무겁고 큰 덩치라 좀처럼 땅에 발을 붙이지 않습니다. 그래서인가, 콘도르는 하늘에 떠서 잠을 잡니다. 생활의 대부분을 하늘, 그것도 주로 고공(高空)에서 보내는 것이지요. 안데스 지역 원주민들은 콘도르를 ‘하늘의 신’이라고 부릅니다. 여느 새에 비해 확연하게 구분되는 콘도르의 외양, 습성이 이들에게 경외감을 갖게 한 것입니다.

딱따구리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르는지요?
나무에 구멍을 파서 제 보금자리를 꾸미는 새. “따르르” 따위로 들리는 구멍 뚫는 소리. 익히 알고 있기에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지만 곰곰이 들여다보면 신기하기만 합니다.

필링힐링57. 딱따구리

딱딱한 부리와, 그 못지않게 딱딱한 나무가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어쩜 저리도 맑고 경쾌할 수 있는지. 분명, 딱따구리의 머리와 부리는 한 몸인데, 그것도 서로 바싹 붙어 있는데, 나무 뚫을 때 나는 그 소리는 어떤 ‘기교(技巧)’로 가능한 건가.

“따르르” 하는 나무 뚫을 때 나는 소리. 그 첫소리 세기를 ‘5’라 가정하면, 딱따구리는 한 번에 ‘5-4-3-2-1’의 소리 세기를 냅니다. 일관되게. 나아가 머리와 몸통 사이에 ‘분절식 모터’가 달려 있는 것도 아닌데 어찌하여 강도(强度)의 차이와 함께 연속음이 나는 작업을 할 수 있는지 이런저런 연유로 딱따구리는 ‘귀한 새’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콘도르와 딱따구리.
주 서식지도 다를 뿐더러 덩치는 비교조차 무의미할 듯한 두 종류의 새. 그런데 이들에게 공통점을 발견합니다. ‘사람들과 멀리 떨어져 지낸다는 것.’ 그래서 사람들에게 호기심 가득한 존재로, 나아가 일면 외경의 대상으로 자리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둘기, 참새, 까치, 까마귀, 갈매기 같은 새들은 다 사람 주위에서 맴돕니다. 심지어 상대적으로 훨씬 귀하게 여김을 받고 있는 새들, 기러기, 두루미, 황새 등도 사람 사는 근처까지 영역을 넓혀놓고 지냅니다.

필링힐링57. 김상상

지내면서 사람에 부대끼고 그래서 힘들어지면, 잠시 “저만치 떨어져보라” 하고 싶네요. 세상은 여차저차 한 관계들을 중시하며, 그런 만큼 더 가까이 더 밀착된 사이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그리 되기 위한 방법이 넘쳐날 정도로 제시됩니다. 밀착, 또 밀착. 오로지 이것이 정석(定石)인 양. 필요하지요.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이 ‘군말 않고’ 꾸벅꾸벅 따르고 있는 것이겠지요.

때론 이 같은 흐름에서 벗어나보는 것도 ‘필요하다’ 봅니다. 사람에게서, 민감한 사안에서 좀체 헤어나기 어렵고 힘에 부친다 싶으면 살짝 ‘떨어져보세요.’ 일부러 좀 ‘멀어져보세요.’ 전에는 모르고 지나치던 새로운 시각이 트일 수 있습니다. 상처 난 가슴이 치유가 되기도 할 겁니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상상 프로필

대기업 사보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좋은 선배와 동료들 덕분에 이 일에 재미를 들여 커뮤니케이션 업무 분야에서 오롯이 15년을 일했다. 지금은 잡지 등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며 그간의 경험과 이력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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