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속 세상돋보기] #22. 세대갈등 – LG그룹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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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속 세상돋보기] #22. 세대갈등

작성일2015-06-24 오전 9:54

몇 살에 결혼을 하셨나요? 미혼이라면 기대하는 배우자의 나이는 어느 정도인가요? 결혼하는 신랑신부 ‘나이의 합이 194세’라면 믿겨지십니까? 영국의 온라인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103세 할아버지와 91세 할머니가 6월 13일 공식적으로 부부가 된다고 지난 4월에 보도했습니다. 두 분은 27년 동안 동거를 해왔는데, 지난 밸런타인데이 때 프러포즈가 성사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신문은 “청혼자가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아 무릎을 꿇지는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세대갈등

유채꽃이 흐드러진 제주도 남녘 작은 성당, 다소 짙은 화장의 신부가 젊어 보이는 남성과 팔짱을 끼고 웨딩마치에 맞춰 입장합니다. 60대 여성이 아들의 축복 속에 재혼을 하는 것입니다. 신부 들러리는 네 명의 수양딸들, 기념촬영 뒤 부케를 받은 여인은 신부의 친구인 60대 여성입니다. 하루 전 여행을 온 양가 가족들은 ‘자식과 주변 눈치를 보며 결혼을 꺼리는’ 어머니에게 제주여행이 ‘결혼식 비밀 프로젝트’였음을 털어놓습니다. 60대 예비신랑(박인환)은 “아이들이 이렇게까지 하는데 못 이기는 척, 식 올립시다”라고 반기지만, 60대 예비신부(고두심)는 “안 된다”며 어색해 하다가 어렵게 동의합니다. 기억하시는지요? 지난 3월 종영된 인기 드라마 ‘전설의 마녀’의 마지막회 장면입니다. 100세 시대에 노년층의 사랑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고, 이를 반영한 드라마와 영화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제작진은 “50~60대가 제2의 사랑을 꿈꾸는 시대가 되면서 드라마 소재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될 것이고, 시청자 선택의 폭도 넓어지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드라마나 영화만이 아닙니다. “야~야 ♪ 내 나이가 어때서 (중략) ♬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60대 가수가 부른 ‘내 나이가 어때서’는 중장년층의 사랑을 받으면서, 한국갤럽 조사에서 ‘한국인 애창곡 1위’로 뽑히기도 했습니다. 이 노래는 지난 2월 프랑스에서 발표된 장 자크 골드만의 노래 ‘Toute la vie(일생동안)’ 가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청년들이 게으르다고 일방적으로 비판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노래인데요.

안형준 세대갈등

젊은 가수들이 먼저 “♪ 당신들은 평화, 자유, 완전고용 등 모든 것을 다 가졌다. ♬ 그러나 우리는 실업, 폭력, 에이즈로 고생하고 있다”고 기성세대를 공격합니다. 이에 대해 기성세대 가수는 “♬ 우리가 가진 것은 모두 노력해 얻은 것이다. ♪ 너희도 움직여~”라고 노래로 반박합니다.

한 20대 음악평론가는 음악방송에 출연해 “프랑스 청년 실업률이 25%에 이르는 게 현실인데, 노래가사가 가부장적이고 反청년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프랑스 청년들은 세금이 부모세대의 연금 등 사회복지 비용으로 쓰이고 있지만, 자신들은 노년에 그런 혜택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는 불만을 품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이 노래는 푸드뱅크를 운영하는 시민단체 후원기금 마련을 위해 제작됐는데, 프랑스 세대갈등에 제대로 불을 지핀 것으로 보입니다.

안형준 세대갈등

극심해지는 지구촌 곳곳의 세대갈등은 평균수명을 75세로 감안해 설계된 국민연금에서 비롯되는 게 대부분입니다. 국민연금은 경제활동이 끝난 뒤 10~15년 정도 삶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정책인데, 고령화 속에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연금 수령 기간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 정책은 나라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경제활동을 하는 세대가 낸 보험료로 은퇴한 세대가 보험금을 받는 시스템입니다. 일본 경제사회종합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일본의 27세 젊은이가 평생 내야 할 국민연금 평균 보험료는 약 2억 원이지만, 나중에 받을 평균 연금은 1억 3천만 원에 불과합니다. 반면 현재의 실버 세대는 평생 보험료로 1억 4천만 원을 내고, 2억 원 가까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실버 계층의 투표참여율은 일본은 물론 나라마다 증가하고 있고, 정치권과 집권당은 선거 앞에 약해질 수밖에 없기에 국민연금으로 인한 세대갈등의 해소는 쉽지가 않습니다.

안형준 세대갈등

대법원에 따르면, 자녀가 부모의 재산을 받지 못했다며 법원에 낸 ‘유류분 반환소송’이 2005년 158건에서 지난해 811건으로 5배나 급증했다는 소식도 요즘 세대갈등의 또 다른 사례입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2월 청장년층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기획기사를 실었는데요. 집값 상승 때문에 세대간 빈부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1940년대에 태어난 세대는 젊은 시절에 상대적으로 부유했고, 지금도 여전히 부유층으로 남은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1980년대와 90년대에 태어난 세대는 집을 싸게 살 기회를 잃어, 점점 더 불확실한 상태에 놓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세대 간 재단(Intergenerational Foundation)’ 측은 “정부가 모든 세대에 공정하게 혜택을 부여하지 않는다면, 젊은층이 세대 간 사회계약의 파기를 원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노년의 사랑과 결혼은 늘어가지만 20~30대는 ‘결혼 포기자’가 증가하는 현실.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일부 학자들과 미국 패스트푸드 종사자들의 대대적인 시위, 그리고 “최저임금으로 한번 살아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주장이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형준 프로필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 시시각각 변화하며 새롭게 부각되는 세계 속 숨은 이슈와 다양하게 나타나는 현상들을 냉철한 시각으로 담아내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시각의 메시지를 전하고픈 세상 돋보기의 안형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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