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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속 세상돋보기] #23. 모성보호 對 이민 개방

작성일2015-07-17 오전 9:54

올해로 방송 10년째를 맞는 ‘무한도전’. 국내 최대 포털은 무한도전을 ‘대한민국 평균 이하임을 자처하는 남자들이 매주 새로운 상황 속에서 펼치는 좌충우돌 도전기’라고 소개합니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등 출연자들은 출중한 외모나 지성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캐릭터를 추구합니다. 떠오르는 한류스타 한 명 없는 ‘무한도전’이 두 자리 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률 최대 격전지인 토요일 예능의 최강자를 유지하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한 문화인류학자는 ‘무한도전’뿐 아니라 1박 2일 등 대부분 예능 프로그램의 출연진이 남성인 이유는 루저(lose, 패배자) 문화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경쟁에서 탈락한 남성들은 스스로를 루저라고 느끼고, 여성들로부터 루저로 낙인 찍히는 것이 루저 문화라는 것인데요. 군가산점제도가 폐지되고 젊은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는 무한경쟁시대에, 찌질한 남성들이 서로 돕고 뭉치는 ‘무한도전’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모성보호 안형준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5월 ‘화장에 몰두하는 한국 남성’라는 기사에서 남성 화장품 매출이 해마다 9%씩 성장해 왔다고 전했습니다. 토너와 에센스 등 기초화장품에서 눈썹 메우는 펜슬과 BB크림 등으로 품목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 ‘한국에서 출세하려면 좋은 이력서에 멋진 외모도 필요하다’는 분석을 덧붙였습니다.

‘경쟁적인 한국 사회에서 남자들이 일자리나 여자친구를 찾을 때 외모는 중요한 요소’라는 40대 한국 남성의 인터뷰도 전했습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남성 화장의 이유를 열등감과 일자리 때문으로 분석했습니다. ‘교육을 덜 받은 블루칼라 남성, 사회적응력 키워라’라는 주제의 기사였는데요. 실직한 블루칼라 남성은 재취업이 어렵고 TV시청에 몰두하면서 결혼과 노동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고졸 남성의 2013년 실질임금은 34년 전에 비해 21% 줄어든 반면, 고졸 여성은 3% 늘어났다는 통계도 추가했습니다. 이 신문은 여성이 남성의 직업으로 진출했듯 남성도 간호사나 미용사가 될 수 있다며,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는 남성에게 도움을 줄 시기라고 제안했습니다.

모성보호 안형준

남성의 열등감은 일본에서는 초식남으로 나타납니다. 일본 20대 남성의30%가 여성이 거절하는 것이 두려워 육체적 관계에 무관심하다는 조사 결과가 그것입니다. 이에 대해 일부 심리학자들은 ‘비디오게임에 빠진 청년들이 남성성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해석합니다. 스탠포드대 짐바르도 교수는 ‘남성들의 뇌가 디지털적으로 재구성되고 있으며, 뇌의 보상체계가 바뀌면서 새로운 즐거움과 중독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난 해가 뜨는 것처럼 일어설 거야♬ (I’ll rise like the break of dawn)” 자신의 왕국을 등지고 떠난 ‘겨울왕국’의 엘사가 일출을 보며 던졌던 노랫말, 기억하십니까? 2013년 겨울 1천만 관객을 돌파한 ‘겨울왕국’은 디즈니의 초창기 만화 영화인 ‘백설공주’와는 다른 점이 많습니다. 우아한 롱드레스를 입은 채, 어디선가 나타나 자신을 구해줄 왕자의 키스를 기다리는 공주는 더 이상 없습니다. 앞이 트여 무릎이 드러난 돌발적인 치마를 입은 엘사는 주체할 수 없는 초능력의 소유자입니다. ‘겨울왕국’에 등장하는 왕자 한스는 왕위를 노려 거짓 사랑을 하다가 들키는 ‘배신남’입니다. 키스로 공주를 구원하던 백마 탄 왕자의 ‘처절한 몰락’입니다. 왕자의 키스 제안에 “No thanks”라고 거절하는 여성들이 현실에서도 늘고 있습니다. 키스는 커녕 무술로 단련된 여성 경호원이 지구촌 곳곳에서 뜨고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중국에선 금융과 IT계열의 신흥 여성부자가 급증하면서 여성 보디가드의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여성은 사장과 부인, 아이까지도 경호할 수 있는데다, 여성이라 외부의 경계도 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 여성 경호원의 초임 연봉은 남성보다 10% 정도 높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한국은 2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남성을 앞지른 지 오래고, 전문직 여성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보육 문제가 해결안 돼 직장을 그만두는 비율은 OECD 국가들 중 여전히 최상위권입니다. 몇 년 째 55% 수준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을 10% 이상 높이지 못하면, 국가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직장에서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에 대한 현실적인 배려는 아직 미흡한 수준입니다.

이런 와중에 지난 4월, 국내 한 대기업이 육아휴직 중인 여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출산과 육아를 회사 업무와 동등한 가치로 평가하라’는 이 기업 최고경영자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인데요. 지난해 출산과 육아휴직을 낸 여직원들이 평균 이상의 평가인 B등급을 받으면서 모두 성과급을 받은 것입니다. 몇 년 전부터 일부 대기업들이 ‘모성보호’ 같은 가족친화적 경영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나라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매우 훌륭하다는 평가입니다.

모성보호 안형준

남성의 수컷 본능과 여성의 모성보호 본능이 동시에 위축된다면, 출산율의 저하는 가속화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경제활동 인구의 부족으로 이어져 더욱 더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펴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습니다. 더 많은 해외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사는 일도 글로벌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긴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남성성과 모성보호 본능이 유지돼 출산율이 향상된다면, 여러 사회적 비용을 줄이며 보다 효율적인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입니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형준 프로필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 시시각각 변화하며 새롭게 부각되는 세계 속 숨은 이슈와 다양하게 나타나는 현상들을 냉철한 시각으로 담아내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시각의 메시지를 전하고픈 세상 돋보기의 안형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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