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엉뚱한 eye] #11. 월정사의 염화미소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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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엉뚱한 eye] #11. 월정사의 염화미소

작성일2013-02-05

월정사의 염화미소

얼마 전 우리 가족이 강원도 월정사를 들른 적이 있습니다.
차창 밖의 모습은 역시 강원도라 온 눈이 녹지 않고 온 세상이 하얗고 정말 예뻤습니다.
더구나 그날은 구름도 한 점 없었고 바람도 불지 않아서 영하의 날씨가 포근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월정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는데, 눈에 띄는 것이 있었습니다.

하늘을 쳐다보는 눈사람이었습니다.

아이들은 그 눈사람을 보고 참 예쁘다며 한참동안 그 앞에서 자기들도 눈사람을 만들겠다며 눈을 뭉쳤습니다. 그러나 추운 날씨 때문인지 눈이 뭉쳐지지 않아 실망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그 모습이 예뻐서 아이들 사진도 찍어주고 그 눈사람 앞에 다가가서 독사진(?)도 찍어주었습니다.
그런데 렌즈를 통해 본 그 눈사람은 저에게 순간 웃음을 넘어 행복을 주었습니다.
뭐랄까? 따뜻한 햇살을 즐기는 눈사람의 여유 있는 미소?
이것으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뭔가 깨달은 듯한 미소. 그렇습니다.
이 눈사람의 미소는 이 절의 부처님의 미소라고 감히 생각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만남이었지만 내게 깊은 평온과 행복을 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월정사를 둘러보고 다시 주차장에 돌아와서 그 눈사람을 봤을 때 그 느낌은 더욱 강해졌습니다.
이런 미소를 표현하려면 만든 사람의 마음이 따뜻하지 않으면 안될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눈사람을 만든 사람의 웃음도 그 눈사람의 웃음처럼 조용히 미소를 짓는 사람일거란 생각이 또한 문득 들었습니다.

순간 염화미소란 한자성어가 생각났습니다.

뜻을 찾아봤습니다. 말을 하지 않고도 마음과 마음이 통하여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뜻이랍니다.
왠지 그 눈사람과 제가 뭔가 통해서 제가 미소에 대한 작은 깨달음을 얻었다면 지나친 생각일까요?
그래서 그 눈사람을 ‘월정사의 염화미소’라고 이름 짓는다면 그 또한 지나친 것일까요?
앞으로도 월정사하면 그 눈사람과 그의 미소가 먼저 생각날 것입니다. 어떤 예술가도 그 눈사람의 미소보다 더 멋진 미소를 표현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눈사람을 만드신 분께 정말 감사 드립니다.^^LG

서동윤 프로필

1991년부터 광고 생활을 시작한 연차 많은 광고쟁이입니다. 현재 TV 광고 제작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희로애락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는 노련하지 못한 40대이지만 순수함과 작은 사랑의 소중함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40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