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을 위한 힐링] #4. 자기자신과의 대화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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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을 위한 힐링] #4. 자기자신과의 대화

작성일2013-02-27

대화1

병원에서 두 남녀가 친구가 됩니다. 남자는 대략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여자는 이제 6살 된 앙증맞은 소녀입니다. 그들은 둘 다 환자입니다. 머무는 병동이 달라 한동안 서로의 존재조차 몰랐었지요.
그러던 어느 날 호기심 많고 ‘오지랖(?)’ 넓은 꼬마숙녀의 레이더에 이 청년이 걸립니다. 장기 투숙자나 마찬가지인 꼬마는 입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삼촌뻘 오빠에게 ‘고참’ 행세를 합니다. 오랜 기간 병원에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꼬마에게는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했습니다. 병원생활의 지루함을 해소할 방편으로서… 입원하기 전까지 세상과 벽을 쌓고 지내다시피 한 청년도 차츰 꼬마에게 끌립니다. 아무것도 모를 나이인 이 녀석에게는 아무 얘기나 한들 바깥세상처럼 시시콜콜 따지거나 시시비비 가리자 하는 따위의 일은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그래서 시작된 ‘둘만의 대화’.

 

“우주 얘기 해줄게”
“……”
“우주가 뭔지 아니?”
“별이잖아요”
“??? 그래, 그러면 눈을 감아봐. 별이 보이니?”
“없어요”
“눈 감은 채 두 손으로 눈을 비벼봐! 이제 보이니?”
“네!”

희망

청년은 열심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정말 열심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이야기의 전부가 다 자신의 머리로 지어낸 것일 뿐 아니라 미리 준비되어 있는 내용도 아니었기에.

 

“지난번에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수염 난 장군이 주인공을 배신했잖아요!”
“음… 그랬었지…”

 

우주의 밤 세계로 시작된 얘기는 어느 사이 중세기의 영토 전쟁으로 탈바꿈해 있었습니다.
이야기를 풀어가며 청년은 자신의 이야기에 스스로 진지해집니다. 지어낸 이야기 속에서 가슴 속 욕망, 아니 희망을 찾는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꼬마에게는 이야기 앞뒤 연결이 안 된다든가 시간과 공간이 뒤죽박죽 되는 것 따위는 아무런 문젯거리가 아니었습니다. 꼬마에게 중요한 것은 자기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좌충우돌 내용 속에 궁금한 것들이 잔뜩 담겨 있다는 것, 그것이었습니다.
소아암 백혈병으로 꼬마가 숨을 거두는 자리, 청년이 찾습니다.

 

“수염 난 장군은 결국 죽나요?”
“그럴 거야. 나쁜 일을 많이 했으니까.”
“살았으면 좋겠는데…”
“왜?”
“나 같은 딸이 있을지 모르잖아요”
“……”

 

이 ‘둘만의 대화’에서 ‘이야기’는 단지 껍데기일 뿐입니다.
껍데기가 맞냐 아니냐를 따지고 든 게 아니라 두 사람은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매개로 바로 ‘자신들과 이야기’한 겁니다.

대화2

(1) 가만히 눈을 감는다.
(2) 자기 이름을 속으로 부른다. 천천히 여러 번…
(3) 그러면 감고 있는 눈 속에 ‘누군가’ 나타난다.
(4) 그 ‘누군가’를 가만히 안아준다.
(5) 안고 있는 상태에서 그 ‘누군가’를 다독여준다. 속으로.

첫 시도에선 체험하기 어렵습니다. 꾸준히 시도하다 보면 사람차이가 있지만 이뤄진다 합니다. 눈을 감고 자신의 이름을 불러 나타나는 ‘누군가’는 대개 나이 어린 소년, 소녀라 합니다. 자신의 얼굴 모습은 아니라는 거지요. 닮지 않았을 뿐 망막 속에 나타나는 존재는 ‘마음속의 자기 자신’이랍니다.

그 존재를 될 수 있는 한 많이 다독여주라 합니다. 그러면 그 ‘누군가’도 응답을 한다고 하네요. 다독이는 말과 응답의 내용은 전적으로 자신만의 것으로 다 다를 테지요.

세상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가끔 내 자신과도 얘기 나눠보세요. ‘내 안의 내’가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LG

김상상 프로필

대기업 사보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좋은 선배와 동료들 덕분에 이 일에 재미를 들여 커뮤니케이션 업무 분야에서 오롯이 15년을 일했다. 지금은 잡지 등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며 그간의 경험과 이력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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