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속 세상돋보기] #3. 당신도 천재가 될 수 있습니다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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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속 세상돋보기] #3. 당신도 천재가 될 수 있습니다

작성일2013-04-16

소설 한권 쓰지 못하는 무능한 작가가, 열흘 만에 투자금의 200배가 넘는 23억원을 벌어들입니다.
금융시장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물론, 하룻밤 만에 베스트셀러 소설을 뚝딱 써내고, 새로운 외국어와 악기도 며칠이면 그럴듯하게 할 줄 알게 됩니다.

눈치채셨죠? ‘삼키는 순간 두뇌 100% 가동’ 이란 카피문구로 2012년 여름 개봉돼 전미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액션 스릴러 영화 <리미트리스> 주인공의 초능력에 대한 설명입니다. 주인공 에디 모라 (브래들리 쿠퍼)는 신약 NZT를 건네받으면서 이런 얘기를 듣습니다. “인간의 뇌는 20% 밖에 못쓴다고 하잖아, 그런데 특정 뇌신경회로를 활성화시키는 수용제를 찾아냈어. 약을 복용하면, 뇌를 100% 다 쓸 수 있어! 머리가 좋을수록 효과가 더 커져.”

영화 <리미트리스>가 미래에 현실화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익명을 요구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향후 개발될 가능성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억력을 강화시키는 수준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뿐입니다. 영화처럼 고등인지능력을 향상시키는 연구는 태동기여서, 아주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교수님은 그러나 <리미트리스> 막바지에 주인공이 1~2분 뒤 벌어질 교통사고를 예고하는 등 가까운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까지 갖게 되는 장면은 ‘너무 나간 것’이라며 비현실적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머리가 좋아지는 약이 있다?!영화에서 신약을 복용하는 주요 등장인물은 주인공과 이혼한 부인, 그리고 불법사채업자 등 세 명인데요. 작가였던 주인공은 뉴욕의 월가를 주름잡게 된 반면, 이혼한 부인은 그녀의 직장에서만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불법사채업자는 똑똑해지기는 했으나, 무역업을 시작하려는 수준까지만 발전하는데요. 두뇌의 기능은 유전적인 부분과 교육적인 부분으로 나눠진 만큼, 신약을 먹더라도 개인의 IQ 차이에 따라 능력의 차이가 다른 점은 현실적이라는 평가입니다.

지난 2000년 에릭 캔들 교수는 인간의 기억과 학습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밝혀낸 공로로 노벨생리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민달팽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작한 캔들 교수는, 쥐 등 포유동물로 실험을 확대하면서 로리프램(rolipram)이라는 물질을 투여했는데요.

이 물질이 신경세포에서 기억작용 촉진시킨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이후 인간의 기억능력을 촉진시킬 신약의 개발에 착수했는데, 영화 <리미트리스>처럼 토하거나 두통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캔들 교수의 노벨상 수상 9년 뒤인 2009년, 펜실베니아대학 연구팀은 같은 물질인 로리프램을 쥐에게 투여해, 수면 부족에 의한 기억력 저하를 막는다는 결과를 거뒀습니다.
영화 개봉 당시 이용된 “당신 뇌의 기능을 100% 가동시킬 수 있다면, 부작용이 있더라도 신약을 복용하시겠습니까?”라는 선전문구가 유혹적으로 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신약 개발 외에 ‘뇌 훈련이 인지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가설에 대한 논란도 많았는데요. 에릭 캔들 교수는 이와 관련해 “예를 들어 시를 외워 기억력 훈련을 시킨다면, 인지기능의 일부를 아마 개선할 수 있을 것(probably improves)”이라고 말했습니다. 과학전문지 네이처紙는 2011년 가을호에서, IQ가 유아시절 이후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깨고 ‘IQ가 4년 동안에 21점이 올라가거나 18점이 떨어지기도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런던대 캐시 프라이스 교수는 “연구대상은 12~20세였지만, 뇌의 변화능력과 새 신경세포가 60~70대 연령에도 만들어진다는 최신 연구결과를 적용하면, IQ는 성인기에도 얼마든지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필자는 <리미트리스>를 네 번이나 보았습니다. 주인공이 너무 부러웠기 때문인데요. 신약이 개발되기 전에라도 IQ를 향상시켜,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하며 학습이나 사회생활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얼마나 좋을까요? 뉴스위크紙는 ‘IQ를 생활 속에서 높일 수 있는 생활 속 비법 31가지’를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미국 템플대학 제이슨 체인 교수의 주장처럼 복잡한 기억훈련을 몇 주 동안 거치면, 성인이라도 독해력과 기억력이 상당히 향상되는 것은 사실인 듯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특집기사에서, 뜨개질과 클래식 음악 듣기 그리고 공이나 접시를 던지는 저글링 공예를 IQ를 높이는 방법으로 권했습니다. 또 시를 외우고, 집중력과 열정으로 뇌의 도파민 수치를 높이고, 유산소 운동을 하라고 충고했습니다.

기억력을 높이는 생활 속 방법 하나, 뜨개질 하기!<리미트리스>의 제작진들은 생명과학기술(BT)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는 듯합니다. 주인공 에디 모라는 부작용이 심해서 두통과 구토는 물론, 단기 기억상실에 걸린 상태에서 술집에서 처음 만난 여인을 호텔에서 총으로 숨지게했습니다.

그러나 유능한 변호사 덕에 무사히 넘어 갔고, 20억 원을 들여 신약의 단점을 보강한 주인공은 1년 뒤 상원 의원에 출마합니다. 성공을 위해서라면 윤리나 범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해석도 가능해 보이는 대목입니다. 매우 안전하고 허가받은 신약이 상품화되기 전까지는, 신약보다는 생활 속의 방법들로 IQ 높이기에 도전하시는 게 나을 듯합니다.

안형준 프로필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 시시각각 변화하며 새롭게 부각되는 세계 속 숨은 이슈와 다양하게 나타나는 현상들을 냉철한 시각으로 담아내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시각의 메시지를 전하고픈 세상 돋보기의 안형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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