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을 위한 힐링] #5. 이 한 장의 사진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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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을 위한 힐링] #5. 이 한 장의 사진

작성일2013-04-17

희망의 꼬리를 붙잡기가 쉬울까요, 절망의 자락을 잘라내기가 쉬울까요?

대개, 희망스러운 일을 마주하고 체감하는 즐거움의 강도와 유효 기간이 절망적인 상황에 부딪혔을 때의 그것보다는 못하다는 게 정설입니다. 절망으로 인식되는 고통스러운 것들의 크기가 있다면 그건 몸통만 해 버겁기까지 한데, 상대적으로 희망이란 건 새 꼬리마냥 가늘고 살랑거려 손에 쥐기조차 무척 어려워서인지요.

그래서인지 우리는 습관처럼 ‘내게’ 즐거움이란 보상을 가져다줄 그 무엇을 끊임없이 추구합니다. 이런 경향을 보이는 게 단지 개념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나름 과학적인 근거가 있기도 합니다.

사람의 뇌에는 이른바 ‘보상시스템’이란 게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 기능은 한마디로, 사람들이 탐스러운 것을 얻을 생각으로 흥분 상태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좀 어려운 용어입니다만 여기엔 뇌의 안원 전두 피질, 중격의지핵, 편도체 등이 관여하는 걸로 돼 있습니다. 

이 보상체계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신경세포들이 있는데 이 세포들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을 이용합니다. 도파민은 쾌락이 예상될 때 이에 반응하며 분비되는 보상 화학물질입니다. 사람에 따라 보상 시스템의 가동 정도가 다른데, 두뇌가 도파민을 더 많이 분비할수록, 도파민에 더 잘 반응할수록 재물이나, 지위, 명예, 심지어 섹스 등에 이르기까지 보상 추구 경향이 강해지는 것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과학적인 근거야 그렇다 치고, 절망이란 존재는 마치 파도처럼 왔다가 사라졌다 싶으면 다시 닥쳐오는 반면, 희망적인 일은 뜨문뜨문 얼굴을 비치는 게 사람 일상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절망을 말할 때 “이겨내야 한다”고 하고, 희망을 이야기할 때는 그 끈을 “놓지 말라” 하는가 봅니다.

연초에 어느 일간지에 실린 사진 한 장과 기사. 부부와 자녀 둘, 네 식구의 ‘환한 모습’의 가족사진 한 장에 곁들여진 타이틀, 우리집 행복 비결은 서로의 부족함 채워주는 것. 

예순을 코앞에 둔 남편과 마흔이 채 안 된 아내, 그리고 열 살 미만 두 자녀, 이들 가족은 다문화 가정입니다. 필리핀 태생의 부인은 빚더미에 놓인 남편과 치매를 앓고 있는 시어머니를 기꺼이 자신의 가족으로 맞이합니다. 그리고 아이 둘을 낳았습니다. 전기장판과 전기 히터가 난방의 전부인 집안 형편이지만 자그마한 방 벽면엔 가족사진, 아이들 메모, 그림들로 가득합니다.

이 정도는 여느 ‘어려운’ 가정과 별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더 심한 집들도 수두룩합니다. 부인이 말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우리 가족이 어딘가 모자라 보일 테지만, 우리는 서로 모자란 걸 채우면서 산다”고…….

행/불행은 ‘희망과 절망의 가지가 얼마나 많이 내게 달려 있느냐’입니다. 많은 절망스러운 일이 닥쳐도 잘라낼 수 있다면, 그래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행/불행을 똑같이 겪더라도 행복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더 강하게 떠올릴 겁니다. 이 부부에게서 이런 모습을 떠올립니다.

없는 것을 찾다보니 그것이 자신에게 절망스러운 일로 다가옵니다.보잘 것 없어 보여도 내가 가진 것을 보탬으로써 자신에게 드리운 절망의 그림자를 지워가는 삶, 여기서 희망과 행복이 싹트고 자랍니다.

 

그래서 저도 마음먹습니다. 나눠줄 준비도 여건도 안 되면, 보태는 삶이라도 만들어가 보자…….

김상상 프로필

대기업 사보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좋은 선배와 동료들 덕분에 이 일에 재미를 들여 커뮤니케이션 업무 분야에서 오롯이 15년을 일했다. 지금은 잡지 등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며 그간의 경험과 이력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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