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을 위한 힐링] #10. 완전해지면 만족이 찾아오는가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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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을 위한 힐링] #10. 완전해지면 만족이 찾아오는가

작성일2013-07-25

‘The Missing Piece’

미국에서 활동한 작가, 쉘 실버스타인(Shel Silverstein)의 한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쪽은>(시공주니어 2000년 출간), 또는 <잃어버린 한 조각 나를 찾으러>
(선영사, 2003년 출간) 등으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읽어 잘 알고 있고, 또 그만큼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콘텐츠라고 해봐야 이가 빠진 동그라미 그림 하나, 그리고 단 몇 줄에 불과한 글.
이 두 가지 구성이 한 장 한 장 이어지는 그림동화 같은 책.
이 단순 짤막한 콘텐츠가 책의 전부인 작품.

그럼에도 읽은 이들이 자신의 기억에서 이 작품을 가볍게 지워버리지 못하는 것은,지극히 간단한 그림 하나와
무척이나 짧은 글 몇 줄이 던지는 메시지 때문입니다.

이가 빠진 듯, 면 한쪽이 불완전한 동그라미가
자신의 빈 곳을 채워줄 짝을 찾아 나섭니다.

온전한 동그라미가 아니다 보니 데굴데굴 구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자기에게 딱 맞는 짝이 더 절실합니다.

마음은 하루빨리 하며 급하지만 몸이 불편하다 보니 제 뜻대로 되질
않습니다.천천히 갈 수밖에요.

‘빠름’을 버리고 ‘느림’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이니,
생각지도 않던 일상이 펼쳐집니다.

천천히 길 가다 보니, 꽃들과 벌레들과 조우하며
새로운 경험을 하는 기회가 생깁니다.

짝을 찾아 나선 길에서 마주치는 것들은, 자신이 ‘온전하지 못함으로써
얻게 된’ 보상 같은 거지요.

자동차로 가면 쌩 하니 지나칠 수밖에 없는 것들이 터벅터벅 걸음으로써 하나하나 다가오듯이 말입니다.
마침내 찾은 한 조각, 작아서 헐렁헐렁. 또 어떤 것은 너무 커서 울퉁불퉁.
비로소 찾은 제 짝. 딱 맞아서 ‘완전한’ 동그라미가 되었지요.

모든 게 만족스러울 거라 여겼던 판단에 균열이 생깁니다.
맞는 짝을 찾으러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나온 그 일상이 지금 동그라미에겐
다시 오지 않을 옛일로 되어버렸습니다.

앞으로 동그라미는 온전한 원형으로서 재빠르게 구르며
지낼 일밖에는 없겠지요.

완전치 못한 상태라 그럴 수밖에 없었던 ‘느리게’. 그렇기에 가능했던, 예전에는 눈에 띄지도 않았던
꽃들, 벌레들과의 만남. 고민 고민, 동그라미는 애써 찾은
제 짝을 가만히 내려놓고 갑니다.
덜컹덜컹거리며…

이 작품은, 활주로(송골매)라는 보컬밴드로 활동하던 시절,
배철수 씨가 노래해 우리에게 더 낯익기도 합니다.
‘이(가) 빠진 동그라미’라는 노래.

채우고 또 채우고, 갖추고 또 갖추고 해서 제 마음에 흡족함이 생기기도 합니다.
비우고 또 비우고, 버리고 또 버림으로 해서
깨달음을 얻기도 합니다.

“만족이란, 내가 완전해짐으로써 얻게 되는 전리품은 아니야” 하는
일깨움을 던져준
동그라미의 얘기가 들리는 듯합니다.

김상상 프로필

대기업 사보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좋은 선배와 동료들 덕분에 이 일에 재미를 들여 커뮤니케이션 업무 분야에서 오롯이 15년을 일했다. 지금은 잡지 등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며 그간의 경험과 이력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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