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속 세상돋보기] #5. 빅데이터 오염, 새로운 ‘IT-사회문제’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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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속 세상돋보기] #5. 빅데이터 오염, 새로운 ‘IT-사회문제’

작성일2013-10-10

아기를 만들어 파는 공장이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지난 5월 중순 워싱턴타임즈는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의 ‘아기 공장(Baby Factory)’을 비중 있게 보도했습니다. 정수처리시설로 위장한 아기 공장에 젊은 여자들을 감금해 임신시킨 뒤, 아기를 낳으면 팔아 넘기는 ‘아기 공장’이 적발됐다는 뉴스였습니다. 현장에서 잡힌 임신 여성 6명은 모두 17세 이하의 미성년자였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는데요. 소녀에 가까운 이 여성들을 임신시킨 것은 23세의 동일한 남자였다고 전해졌습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여성들이 출산 후 돈을 주겠다는 범인들의 꾐에 빠져, 아기 공장으로 불리는 주택으로 유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인신매매방지기구(Naptip)는 2년 전, 나이지리아 아기들이 한 명당 6400달러(약 710만원)에 팔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렇게 불법 매매된 아기들은 불법적으로 입양되거나 아동 노동 또는 성매매를위해 팔려나가고, 심지어는 장기 적출을 위해 살해되기도 한다고 이 단체는 덧붙였습니다.

 나이지리아의 ‘아기 공장’보다는 덜 엽기적이지만, 방글라데시에는 ‘클릭 공장(Click Farm)’이 있습니다.

영국 가디언誌는 지난 8월 2일 방글라데시와 이집트 등 개발도상국에 세워진 ‘클릭공장’을 집중적으로 조명했습니다. 클릭공장에 고용된 단순노동자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좋아요’를 1천 번 누르는 대가로 1달러를 받는다는 것이었는데요.

가디언은 지난 5월 영국에서 개봉됐던 스코틀랜드 애니메이션 ‘미스터 빌리: 하일랜드의 수호자’를 예로 들어 설명했습니다. ‘미스터 빌리’는 007의숀 코넬리가 더빙과 제작에 참여해 기대를 모았지만, 전문가들의 혹평과 관객들의 외면 속에 서둘러 막을 내렸습니다. 이 영화는 이집트 카이로나 방글라데시 다카에서는 상영되지 않았는데, 영화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카이로와 다카를 중심으로 6만5천여 개의 ‘좋아요’가 달렸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회사는 페이스북 페이지 인기를 높이려고 방글라데시의 ‘클릭공장’ 샤레이트(Shareyt)에 돈을 건넸다고 뒤늦게 고백했습니다. 건네 돈은 274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46만원에 불과했습니다. 클릭공장의 존재가 만천하에 드러나면서 SNS 빅데이터에 기반한 마케팅의 신뢰도는 크게 흔들렸습니다.

 영화제작사는 물론 지구촌 기업들은 페이스북의 ‘좋아요’나 트위터의 ‘팔로우’ 수를 늘리려고
앞다퉈 애쓰고 있는데요.
과연 그 숫자가 SNS 마케팅의 척도로 쓰일 만한 것일까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좋아요’의 ‘편승효과’가 상당하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사이언스’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한 웹사이트에 올라온 특정한 글들을 대상으로 네티즌들의 호감 비율을 조사한 결과, ‘좋아요’라는 댓글이 많이 붙은 글이 일반적인 글보다 호감 비율이 25% 높았다고 밝혔습니다.

웹사이트의 댓글 10만여 개를 다섯 달 동안 관찰한 조사 결과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설명했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MIT의 아랄 조교수는 “이런 호감 비율에는 거품 현상과 편견이 반영돼 있습니다. 집값 거품 현상도 일종의 긍정 확대 현상인데, 만일 거품이 터지게 되면 돈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온라인상에서의 긍정적인 댓글들이, 유행을 따라 상품을 구입하는 것과 비슷한 ‘편승효과’를 일으켰음을 입증한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지구촌 IT산업의 심장부인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는 상업적, 정치적 목적을 위해 데이터를 오염시키는 행태들이 새로운 ‘IT-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 출신으로, 빅데이터 인프라 시스템을 연구 중인 한 빅데이터 전문가는 말합니다.

“빅데이터를 오염시키려는 움직임이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브랜드에 대한 평가를 좋게 과장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 등을 동원해 기업에 유리한 댓글을 달도록 하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또 선거결과를 예측하는 빅데이터가 인기를 끌자, 당원 등을 동원해서 예측 결과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유도하려고 댓글을 달고 관련 웹사이트의 수를 늘리는 일이 잦아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앞으로는 “빅데이터의 표본을 수집할 때, 최대한 객관성이 유지되도록 보정하는 작업이 점차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영국 가디언誌가 방글라데시 ‘클릭농장(Click Farm)’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이 전문가의 인터뷰 나흘 뒤였습니다.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벤처기업과 중소기업에게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떠오른 SNS 마케팅, 가짜 ‘좋아요’와 ‘페이퍼’ 웹사이트 같은 빅데이터의 오염이 넘어야 할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안형준 프로필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 시시각각 변화하며 새롭게 부각되는 세계 속 숨은 이슈와 다양하게 나타나는 현상들을 냉철한 시각으로 담아내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시각의 메시지를 전하고픈 세상 돋보기의 안형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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