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속 세상돋보기] #6. ‘나 혼자 산다’의 솔로이코노미(Solo Economy)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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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속 세상돋보기] #6. ‘나 혼자 산다’의 솔로이코노미(Solo Economy)

작성일2013-11-28

“외로운 분들께 친구를 빌려 드립니다.”

물질적 풍요 속에 정신적 공허감을 진하게 느끼는 일본인들에게 ‘친구 대여’ 비즈니스를 벌여온 클라이언트 파트너스 사(社)의 광고문구입니다. 아내를 잃은 60대 남성, 연인과 헤어진 뒤 새 인연을 찾지 못해 방황하는 30대 직장인, 애인이 있지만 속내를 맘 놓고 털어 놓을 상대가 필요한 20대 여성 등 다양한 사람들이 이 서비스의 고객이라고 아사히신문은 보도했습니다.

고객은 ‘빌린’ 친구와 쇼핑을 하거나 관광지 등을 찾는데, 요금은 한 시간에 4만원 안팎입니다.
네티즌들은 “슬픈 현실이네”, “잘된다니 신기하네”, “진짜 친구한테도 말 안 하는 이유는 뭐지?”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답니다.

한국에서는 1인 가구들의 삶을 조명하는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가 지난 봄부터 인기인데요.
‘대한민국 1인 가구 453만 명 시대’라는 캐치프레이즈로 방송을 한 이래, 10%를 넘나드는 시청률로 불타는 금요일의 예능 최강자가 되었습니다.

 최근 한 결혼정보회사는 마치 <나 혼자 산다>의 시청자들을 겨냥한 듯한 신상품을 출시했습니다.

홀로 사는 4, 50대를 대상으로 한 ‘계약 결혼 서비스’ 상품으로 커플매니저 주선으로 상대방을 만나 보고 서로의 여건을 확인하고 조정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조정 항목은 가사 분담과 경제력 분담, 생활 습관과 취미, 성생활, 동거 기간, 헤어지는 경우를 대비한 마무리 등 7가지랍니다.  커플매니저의 도움으로 여건을 고려한 합의가 이뤄지면 일정 기간 동거하면서 재혼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결과가 좋으면 결혼하고, 그렇지 않으면 합의 내용에 따라 깔끔하게 마무리한다는 게 결혼정보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1인 가구의 증가라는 트렌드에는 방송이나 서비스업만 올라탄 것이 아닙니다.
백색 가전업계에서는 1인 가구의 합리적인 소비욕구에 부응해 ‘세컨드가전’ 상품 출시가 경쟁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1인분의 밥을 지을 수 있는 ‘미니 밥솥’에서부터 일반 세탁기 1/3 수준의 ‘소형 세탁기’까지 다양합니다. 심지어는 국내 최대 전자회사들도 뛰어들어 1인 가구를 타깃으로 한 ‘원(1) 도어 미니 냉장고’를 선보였습니다.

 

 서비스업이나 제조업보다 문화상품은 1인 가구의 영향력이 더 큽니다. 시장조사기관들의 연구 결과, 혼자 사는 사람은 외식과 운동을 더 자주하고, 여행이나 음악강좌, 공연 등을 더 많이 즐기는 문화상품 시장의 큰 손으로 나타납니다.

최근 한 소셜커머스 업체는 ‘싱글 여행족’에게 짝을 지어주는 특화상품을 내놓았습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싱글족에게 짝을 지어주는 상품이 일반상품보다 최고 5배까지 더 팔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신촌에서는 독서실 칸막이형 나홀로 일식집이 성업 중입니다. 일본 라멘이 주메뉴인 이 식당은 커플석은 6자리인 반면, 칸막이가 있는 1인석은 11석이 마련돼 있습니다. 혼자 먹으면 괜히 어색하게 눈치를 봐야 하는 나홀로족(族)의정서를 고려한 것입니다.

또 클럽으로 유명한 홍익대학교 주변에는 ‘1인 전용 노래방’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나홀로족의 소비행동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솔로 이코노미’라는 신조어를 응용했습니다. 나홀로족은 ‘S.O.L.O’ 즉 자기(Self) 지향적이고 온라인(Online) 지향적이며, 저가(Low price) 지향적이고 편리(One-stop) 지향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솔로 이코노미’에 대한 연구까지 진행되는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가 거스를 수 없는 인구통계적인 흐름이기 때문입니다.

한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90년 102만 가구였던 우리나라 1인 가구는 2012년 454만 가구로 4.4배나 늘어났습니다. 통계청은 1인 가구 비중이 지난해 25.3%에서 2035년에는 34.3%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1인 가구(85만)의 수가 4인 가구(80만)의 수를 앞질렀습니다.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1인 가구 비중이 지난해 27.5%로 조사됐고, 독일은 40.7%를 기록했습니다.

 

OECD 국가들의 1인 가구 확산 속에 ‘위로 산업’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의 정신과 교수는 “혼자 살면 일상적인 위로와 공감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우울증과 스트레스성 질병으로 악화될 가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힐링 산업’ 혹은 ‘릴렉세이션 산업’으로도 불리는 위로 산업을 블루오션으로 보는 이유인데요.

<나 혼자 산다> 출연자인 배우 이성재 씨의 애완견 사랑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반려동물 산업의 규모는 2010년 1조원 수준에서 2020년에는 6조원으로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와 홀로 남겨진 반려동물에게  일정량의 먹이를 주는 IT상품, 지금은 공공부문이 담당하는 나홀로족을 위한 치안서비스 등 다양한 상품의 등장이 예견됩니다. 우리의 생활을 바꾸는 것은 새로운 과학기술이 반영된 새로운 상품들이지만, 그 기저에는 인구통계학적인 변화가 깔려 있는 듯합니다.

안형준 프로필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 시시각각 변화하며 새롭게 부각되는 세계 속 숨은 이슈와 다양하게 나타나는 현상들을 냉철한 시각으로 담아내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시각의 메시지를 전하고픈 세상 돋보기의 안형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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