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속 세상돋보기] #7. ‘사색 없는’ 흡연과의 이별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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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속 세상돋보기] #7. ‘사색 없는’ 흡연과의 이별

작성일2013-12-19

“담배를 입에 문 적도 없는 엄마가 폐암에 걸리셨어요.
담배 시연회 행사 업무를 시작한 다음부터 악화된 거래요.

수술비 1억2천만 원이 필요해요”

배우 이범수 씨가 감독으로 데뷔한 영화 <세 개의 거울>에 나오는 여고생의 대사입니다. 담배 판매회사에 근무하는 중년여성이 간접흡연으로 폐암에 걸리자, 대학생 아들과 고교생 딸이 수술비를 사측에 요구하며 카페를 점거한다는 줄거리입니다. 카페를 탈출한 광고기획사의 직원은 담배광고를 따내기 위해 프리젠테이션 경쟁을 벌이는데요.
“맨솔의 상쾌함을 표현하기 위해 자연의 신선함을 강조한 포장을 준비했다”고 발표합니다. 복지부 후원으로 제작된이 금연영화는 극장에서 한 번 상영한 뒤 SNS로 배포하는, 이른바 ‘소셜무비’ 형태로 제작됐습니다.

영화 <세 개의 거울>에 나오는 자연의 신선함을 강조하는 담배광고는, 유럽에서는 불가능합니다.
유럽연합(EU) 보건장관들이 지난 11월 박하나 바닐라 등 다른 향이나 색소가 첨가된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승인했기 때문입니다. 또 담뱃갑 포장 앞면과 뒷면의 65%는 흡연 폐해를 보여주는 사진과 경고 문구로 채우기로 했습니다. 화려한 포장이나 호기심을 유발하는 맛 때문에 담배에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6.5초마다 한 명이 담배 때문에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흡연은 여러 암이나 심장질환을 유발합니다. 흡연자는 평균수명도 10년 이상 짧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피부노화에도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 의과대학은 둘 중 한 사람만 담배를 피우는 40대의 일란성 쌍둥이 79쌍을 조사한 결과, 흡연한 쌍둥이는 눈 밑 살이 많이 처지고 입술 주변에 주름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구팀은 담배연기 속의 독소가 피부를 팽팽하게 지탱해 주는 단백질 섬유인 콜라겐의 분해를 촉진하고, 피부로 가는 산소의 양을 감소시키기 때문으로 추정했습니다.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 ‘금연 작심삼일’의 계절이 다가왔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남성 흡연자 800명을 조사한 최근 발표에 따르면, 대상자의 51.4%는 1년 안에 금연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서너 차례씩은 금연을 시도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연구팀은 ‘흡연자 둘 중 한 명은 금연 의향이 있는 만큼, 금연을 실천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건설회사는 2013년 1월 금연펀드라는 인센티브제도를 실시했습니다. 4~5년 전부터 ‘금연 기업’을 선포하며 강력한 금연 캠페인을 실시한 일부 기업은, 건강검진 소변검사에서 흡연자로 드러나면 불이익을 받기도 합니다.
한 에너지기업은 금연에 성공한 직원들이 투자액의 4~5배를 챙기는 수익형 펀드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금연 시도자들이 낸 돈과 회사 지원금으로 펀드를 만든 뒤, 금연에 실패한 흡연자의 돈을 금연 성공자가 챙기는 방식입니다.

금연을 위해서는 기업뿐 아니라 정부의 정책도 필요합니다. 대표적인 ‘금연국가’로 평가 받는 싱가포르는 담배 한 갑이 우리 돈 1만 원이 넘고, 금지구역에서의 흡연 벌금은 90만원에 이릅니다. 건물 안과 거리에서는 아예 담배를 피울 수 없고, 일반 음식점은 옥외 테이블에서도 흡연을 금지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금연은 어떻게 해야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의학전문기자들에 따르면,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성공확률이 5% 정도지만, 의약품의 도움을 받으면 성공률을 5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합니다. 내과의사인 한 의학전문기자는 ‘니코틴 껌’을 일반 껌과 함께 씹다가 니코틴 껌의 양을 점차 줄이면서 ‘일반 껌’만 씹는 방법을 권했습니다. 이 방법을 통해 적지 않은 동료 기자들이 금연에 성공했습니다.

또 술자리에서의 흡연 유혹을 극복하는 게 성공의 관건인데요. 담배와 이별한 한 정형외과 의사는 술자리에서 욕구가 생기면, 필터를 제거한 담배를 입에 넣어 2~30초 씹는 방법을 권합니다. 니코틴 등 담배의 역겨운 맛이 혀에 통증을 주면서 두 세 시간 동안 욕구가 사라집니다. 금연운동협의회는 ‘마인트 컨트롤’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자신이 금연을 해야만 하는 이유와 금연으로 얻게 될 것 등을 자주 되새기고, 그 내용을 메모해서 평소 담배를 두던 곳이나 지갑, 승용차, 화장실 등에 붙여놓으라는 것입니다.

흡연자 주변의 사람들도 “좋지 않은 냄새가 나.”라는 말로 금연을 도울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대학 연구팀은 최근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건강보다 ‘고약한 냄새’ 등 개인위생 문제가 훨씬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고약한 냄새가 난다는 것은 개인위생과 관련이 있으면서 수치심과 불명예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신적 부담이 상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흡연자를 얕잡아보거나 따돌리는 투로 말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대학합격 통지를 받은 뒤, 동네 카페에서 선배가 술과 담배를 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던 순간이 여전히 생생합니다.
“술은 상호교류의 매개물이고,담배는 고독과 사색의 산물이지.” 여전히 술은 좋은 사람들을 사귀는 데 도움이 되는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담배는 사색 없는, 동물적 흡연’으로 전락한 지 오래인 듯합니다. ‘미련한 사람이 미련(未練)이 많다.’고들 하는데요.올해는 더 많은 분들이 니코틴과의 미련을 털어내고, 이별하기를 기대합니다.

안형준 프로필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 시시각각 변화하며 새롭게 부각되는 세계 속 숨은 이슈와 다양하게 나타나는 현상들을 냉철한 시각으로 담아내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시각의 메시지를 전하고픈 세상 돋보기의 안형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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