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을 위한 힐링] #73. 마트 직원의 한마디 – LG그룹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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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을 위한 힐링] #73. 마트 직원의 한마디

작성일2016-07-20 오후 6:53

마트

미국 어느 마트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영업시간 중에 갑자기 매장 전체가 정전돼버렸습니다. 바로 전까지만 해도 여느 날처럼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이던 마트가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일순간 혼돈에 빠졌습니다. 정전이란 돌발 상황은 손님이나 마트 직원 모두에게 평소의 리듬을 깨뜨리는 파괴력을 발휘했습니다. 직원들은 이 황당한 상황을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멘붕’에 빠진 상태에서 우왕좌왕했습니다. 손님은 손님대로 황망하기 그지없었지요. 그중엔 극도의 불안감에 사로잡혀 소리 지르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손님도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혼란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마트 측에서 손님들에게 ‘분명하고도 신속한’ 행동지침을 안내함으로써. 한 직원이 정전 사태가 벌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조치를 취한 것입니다. 이 직원이 이때 손님들에게 당부한 행동지침은 그날 이후 두고두고 회자됩니다.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일반적’인 조치는 무엇일까요?


우선은 이런 안내방송이나 알림이 있겠지요. “갑작스런 정전으로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조속히 정전 사태를 해결할 예정이니 힘드시겠지만 매장 내에서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그럼에도 이게 여의치 않게 되면 추가로 이런 안내가 이어질 법합니다. “정전 상황이 길어질 것 같아 다시 안내말씀 드립니다. 오늘 영업은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손님들께서 구매하신 물건들은 쇼핑 카트에 그대로 두고 매장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출구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바코드 인식에 의한 POS 결제 방식이라 구매한 상품 값을 수작업으로 계산할 수도 없는 노릇, 마트 측이 할 수 있는 더 이상의 합리적인 조치는 없어 보입니다. 이날 그 상황에서 마트의 한 직원은 이렇게 손님들에게 행동지침을 안내했다 합니다. “예기치 못한 정전으로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더 이상 영업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손님들께서 지금까지 구매하신 물건들은 그대로 가져가십시오.” 여기서 그쳤다면 이 안내는, 내일이라도 다시 마트에 와서 각자 양심껏 구매 대금을 지불하라는 당부로 들렸겠지요.


그 직원은 이어서 이렇게 말합니다. “구매한 물건 값은 각자 양심껏 지역사회에 ‘기부’하시길 바랍니다.” 마트 직원의 이 한마디는 그날 이후 여러 사람을 통해 전파되었습니다. 해당 마트의 인지도가 급상승한 것은 물론 마트를 운영하는 회사 CEO도 덩달아 칭송의 반열에 올랐다 합니다. 비즈니스 마케팅의 좋은 사례로 비치기도 합니다.

그 전에… 그날 매장에 있었던 많은 손님들은 쉽게 잊혀지지 않을 ‘흐뭇한 반전’을 겪었습니다. 정전이라는 돌발 상황을 맞닥뜨린 데서 오는 당혹감은 분명 손님들에게 ‘먹구름’ 같은 경험이었겠지요. “기껏 시간 내어 장보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같은. 그런데 산 물건을 그냥 두고 나오기는커녕 집에 가져가고, 그 물건 값을 자신들이 지역에 ‘기부’하는 동기로 작용한 쇼핑.

어쩌면 우리는 늘 일어나는 일상을 매번 똑같은 생각과 행동으로 대하지 않나 되돌아보게 됩니다. “그래봤자 그게 그거지” 하며. 나를 즐겁게 하고 주위를 환하게 하는 일은 어느 유별난 케이스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흔히 마주치는 일상에 늘 있습니다. 그냥 지나치면 그 모든 것이 그저 그런 것이 될 뿐입니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상상 프로필

대기업 사보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좋은 선배와 동료들 덕분에 이 일에 재미를 들여 커뮤니케이션 업무 분야에서 오롯이 15년을 일했다. 지금은 잡지 등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며 그간의 경험과 이력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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