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을 위한 힐링] #19. 성가신 덤을 ‘즐기면’ 두 번을 사는 것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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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을 위한 힐링] #19. 성가신 덤을 ‘즐기면’ 두 번을 사는 것

작성일2014-02-20

“노란 숲 속에 두 갈래로 길이 나 있었습니다.
두 길을 다 가보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오랫동안 서서 한쪽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곳으로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詩) <가지 않은 길> 첫 번째 연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먼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노라고.
그래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삶이란 ‘선택의 연속’입니다.
그 선택이 중요한 것이건 덜 그러하건, 그것은 내 판단에 따라 이뤄집니다.
때로 그 선택은 내 삶의 ‘모양새’가 됩니다.

어느 날, 돌이켜보니 내 선택에 의해
내 삶에서 저만치 비켜나 있는 것이 떠오릅니다.
그것은 해보지 않은 일, 가보지 않은 길입니다.
‘못 한’ 것이 아니라, 내 선택으로 ‘하지 않은’ 것들입니다.

프로스트는 두 갈래 길 가운데 ‘사람이 적게 간 길’을 선택했노라 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우거지고 발자취도 적어
누군가 더 걸어가야 할 길처럼 보였기 때문”이라 노래합니다.

우리 삶은 ‘못 한’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짙습니다.
‘못 한’ 것은 자기 삶의 영역 밖의 일입니다.
‘하지 않은’ 것은, 혹 선택했더라면 그게 내 삶의
새로운 모양새가 되는 것이기에 마음 한구석에 남습니다.

시(詩) <가지 않은 길>은 이러한 보편적 삶을
잘 짚어낸 작품이기에 긴 세월 사랑 받고 있습니다.

우리 삶이 ‘못 한’ 것과 ‘하지 않은’ 것,
이 두 갈래로만 이어진다면 그리 복잡할 것도 없습니다.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 되는’ 것 또한 좀 많습니까.
내 삶에 ‘하고 싶어 하는’ 것과 ‘하기 싫어도 할 수밖에 없는’ 것
어느 쪽이 더 많은가가 행복과 불행을 가름하는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어쩔 수 없어 하게 되는 일은 성가시겠지요.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기도 하겠지요.
이것도 내 삶의 한 모양새이려니 해봅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생활의 덤’으로 받아들입시다.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그 ‘덤’은 자신에게 또 하나의 삶이 됩니다.
역설적으로 ‘장수(長壽)’를 누리는 것이 됩니다.
하나의 생활에 치중해 지내는 사람에 비해,
같은 세월을 살아도 인생 하나 더 덧붙여졌으니 말입니다.

비록 부담스런 짐일망정 남들 안 겪는 어떤 일이
내게 있음은 그것만큼 내 삶의 모양새가
단조롭지 않다, 묵직하다, 해서
나는 여느 사람보다 그 일만큼 더 사는 것이다, 이럽시다.

김상상 프로필

대기업 사보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좋은 선배와 동료들 덕분에 이 일에 재미를 들여 커뮤니케이션 업무 분야에서 오롯이 15년을 일했다. 지금은 잡지 등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며 그간의 경험과 이력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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