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을 위한 힐링] #75. 부족해서 고통스럽다면 – LG그룹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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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을 위한 힐링] #75. 부족해서 고통스럽다면

작성일2016-08-16 오전 10:05


어떤 모자람이 그저 아쉬움으로 여겨진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 어떤 게 부족해서 불편해질 때부터가 문제입니다. 불편함의 강도가 어느 수준이냐에 따라, 불편은 단지 편하지 않음을 벗어나 고통이 되기도 하기에 그렇습니다. 고통을 달갑게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아픔을 참고 견디는 것은 조만간 그것이 사라질 것이라는 ‘기대치’가 있을 때의 일입니다.

한때 이런 말이 세간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킨 적이 있습니다. “가난은 창피한 것이 아니다. 단지 불편할 뿐이다.” 평이하고 간단한 표현이지만 여기에 담겨 있는 속뜻은 깊고 분명했지요. 가난하다는 것은 ‘사회적 신분’이 아니다. 가난하다는 것은 단지 ‘개인의 형편’일 뿐이다.


당시, 이 말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위로가 되었습니다. 지금 봐도 이 말은 속 깊은 뜻을 담고 있는 좋은 말입니다. 한데 위로는 될지언정 현실적인 막막함을 어찌해주지는 못합니다. 돈 없어 불편한 정도가 아니라 고통스럽기까지 하다면, “창피, 불편” 운운하는 자체가 ‘한가한’ 흰소리가 됩니다.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돈이 필요한 이유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여류문인 백영옥 씨의 말입니다. 예의 ‘사회적 신분’으로는 ‘보통사람’, ‘개인의 형편’이란 관점에선 ‘중산층’이랄 수 있는 계층에겐 이 작가의 언급이 차라리 ‘현실적’일 수 있겠다는 느낌이 듭니다. 살다 보면 모자라는 게 어디 한두 가지, 그리고 한두 번에 그치겠습니까. 게다가, ‘차고 넘치는’ 경우보다 모자라는 때가 더 많은 게 일상입니다.

기대
그런데, 모자라서 힘들더라도 견뎌낼 바탕이 마련돼 있으면 덜 고통스럽습니다. 그 바탕을 ‘희망’이라 지칭하는 건 적절치 않습니다. 희망이란 지금 당면하고 있는 어두운 상황의 반전을 염두에 두고 쓰는 표현이니까요. 모자람이 어느 시점 되면 ‘차고 넘치는’, 그런 반전은 일상에서 그리 흔하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바탕은 기대입니다. 그렇기에 말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부족하고, 모자라면 ‘풍요로울’ 수는 없습니다. 부족하고, 모자라도 ‘풍부해질’ 수는 있습니다. 기대를 버리지 않는 한…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상상 프로필

대기업 사보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좋은 선배와 동료들 덕분에 이 일에 재미를 들여 커뮤니케이션 업무 분야에서 오롯이 15년을 일했다. 지금은 잡지 등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며 그간의 경험과 이력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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