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엉뚱한 eye] #2. 못난이 삼형제?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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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엉뚱한 eye] #2. 못난이 삼형제?

작성일2012-04-05

떡볶이…

오늘은 너희가 좋아하는 떡볶이 얘기 해볼까?

얼마 전인가 능동 할머니 집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어린이대공원 후문 건너편에 맛있는 떡볶이집이 있다고 해서 우리 갔었잖아. 정말 맛있었어.
특히 잘 익은 통통한 빨간 떡을 더 많이 먹으려고 그 뜨거움을 참아가며 다투는 너희들을 보면서
갑자기 아빠의 초등학교 시절이 생각났었단다.

아빠가 어렸을 때도 가장 많이 먹었던 아이들의 간식이 떡볶이였단다.

못난이 삼형제가 웃고 심통 나고 우는 이유는 떡볶이 때문이었대요.^^
요즘은 ‘1인분, 2인분 주세요’ 하지만 그때는 ‘10원어치 20원어치 주세요’ 했단다.
이해가 안 간다고? 아빠가 초등학교 다니던 70년 대 중반에는 그랬단다.
아무튼 10원에 떡 5개인가 주었지. 10원어치 사면서 ‘파 더 주세요, 국물 더 주세요’ 했었지.

떡 5개를 그릇에 받은 아이들은 대부분 떡 하나를 3등분 심지어 5등분으로 자르고
포크로 작게 잘린 떡을 맵고 달달한 고추장 국물에 연신 묻혀가며 맛있게 먹었단다.
하지만 그건 맛있게 먹으려는 것이 아니라 이 맛있는 걸 오래 아껴가며 먹으려는
그 당시 아이들의 깜찍하고 서글픈 몸짓 이었단다.

그런데 그때 아빠는 이렇게 생각했었어.
‘왜 저렇게 궁상맞게 먹지? 뭐 하러 3등분해. 그냥 입으로 잘라먹지.’ 하며
그냥 떡을 포크에 찍어 한 번 끊고 먹었었어.
그런데 언젠가 내 식(?)으로 떡볶이를 먹던 날, 동네 친구가 나한테 그러더라.
‘너는 부자라서 막 먹는 구나’ 그 당시 어린 아빠는 순간 되게 미안했던 기억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단다.

그때부터 남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조금 생겼다고나 할까?
너희들에게 자랑하려고 한 말이 아니고 이런 마음은 모든 사람들의 상식적이고 기본적인 거란다.
그러나 그 마음을 머리로 갖고 사느냐, 가슴 속에 갖고 사느냐에 따라 참 많이 다르단다.
너희들은 머리를 굴려 자기가 유리 할 때만 배려하는 그런 사람보단
항상 가슴 속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손과 발이 저절로 움직이는 행동하는 마음을 갖길 바라.

또 말이 많아졌네.
사실 아빠가 서울의 명품 떡볶이 집을 소개해주려고 그래.
물론 지금 소개하는 떡볶이 집보다 더 맛있고 더 유명한 집이 있겠지만…
어쨌든 아빠가 맛 본 3곳을 소개해 줄게.

먼저 갈현동 시장 떡볶이 집이야.
은평구 갈현시장 끝 모퉁이 안에 있고 할머니께서 떡볶이를 만드시고 며느리, 아들이 도우며 일을 하는
30여년 된 떡볶이 집이야. 할머니께서 퉁명스러우시지만 푸짐하게 떡볶이를 주시는 걸 알기에
손님들은 즐겁게 먹는단다.

다음은 중곡동 신토불이 떡볶이 집이야.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중곡동 어린이대공원 후문 건너편에 있고,
여기도 할머니께서 만드시고 고추가루가 보일 정도로 매운 맛이 매력이지.

마지막으로 홍대조폭 떡볶이 집.
홍대 주차장 길에 있고 예전에 포장마차였는데 요즘은 그 근처 건물 일층으로 옮겼지.
종업원들이 마치 조폭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래.
이 3곳의 공통점은 맵고 달달하고 뭐라 표현할 순 없지만
왠지 모를 어렸을 때 먹었던 그 옛 맛과
항상 줄 서서 먹을 정도로 사람이 많지만 푸짐한 양 또한 공통점이지.

이것도 따지고 보면 손님들을 위한 배려야.

항상 맛있고 푸짐한 그 떡볶이를 잊지 않고 찾는 손님들을 위해
장사가 잘된다고 양을 줄이고 가격을 많이 올리는 그런 짓은 하지 않는 떡볶이 집 주인들의 배려라고
아빠는 생각해. 배려는 결국 이렇게 돈을 벌어다 주기도 한단다.

아~ 떡볶이 먹고 싶다.
얘들아 오는 토요일 저녁에 3곳 중 한 곳에 가서 떡볶이를 맛나게 먹고 오자.
그런데 왜 이름이 떡볶이 일까? 떡볶음도 아니고 떡볶기도 아니고…

그건 아마 너희들 이름 현덕이, 윤덕이처럼 우리들의 친한 친구 같은 음식이라
끝에 ‘이’자를 붙여 부르는 것은 아닐까?
아빠의 궤변… 히히히

서동윤 프로필

1991년부터 광고 생활을 시작한 연차 많은 광고쟁이입니다. 현재 TV 광고 제작관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희로애락이 얼굴에 그대로 나타나는 노련하지 못한 40대이지만 순수함과 작은 사랑의 소중함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40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