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을 위한 힐링] #82. 말과 사람의 매치 – LG그룹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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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을 위한 힐링] #82. 말과 사람의 매치

작성일2016-12-22 오후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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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도 여느 때처럼 하루 일과가 휴대폰의 ‘알람’ 멜로디에서 시작됐습니다. 입력해놓은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이는 로봇 마냥 그날도 똑같은 패턴으로 일상을 준비했지요. 토스트 두 쪽, 고구마와 사과 한 개, 그리고 두유 한 팩은 제 오래된 아침식사 메뉴입니다. 여기에 함께하는 아침신문은 그보다 더 오래된 ‘애피타이저’입니다.

시간에 반항하지 않을래요
우아하려고 노력하지도 않고요
젊어도 봤으니까 늙어도 봐야죠
주름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주름과 같이 살아가려고요

그날, 아침신문 한 지면에서 읽은 글입니다. 어느 상조회사의 전면광고였지요. 이 짧은 글 밑에는 ‘문숙의 엔딩노트’라는 표기로, 이 글의 출처를 알리고 있었습니다. 배우 문숙을 광고 모델로 한 사진과 함께.

‘문숙 씨의 이름을 빈 광고 카피?’ 얼핏 이런 생각이 미쳤지만, 그 진위를 알지 못해 이 글은 문숙이란 여배우의 것일 거라 여겼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사람을 전혀 알지 못합니다. 여느 사람처럼 대중 매체를 통해 알고 있는 수준일 뿐이니 짐작에 그칠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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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날 아침, 문숙 씨의 글은 제 눈에 ‘박히듯’ 들어왔습니다. 광고용으로 ‘의도된’ 카피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없지는 않지만 이 다섯 줄 짧은 글은 찬찬히 음미케 하는 끌림이 있었습니다. 인생에 대한 관조, ‘받아들일 줄’ 아는 삶, 이런 메시지를 읽었습니다.

말마따나, 이 글에 대한 개인적인 끌림은 단지 그 말의 내용이 ‘좋은 말씀’, 그것이 전부여서가 아니었지요. ‘말씀’으로서 ‘좋은’ 내용을 ‘담는’ 일은 어쩌면 누구든지 ‘하려고’ 하면 가능한 영역일 겁니다. ‘내뱉은’ 말의 내용이 그 말을 한 사람의 평소, 즉 ‘개인적 일상과 매치’가 되던가 하는 게 관건입니다.

그날 아침신문에서 마주한 문숙이란 여배우가 밝힌 이 말은 그녀의 삶, 정신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는 느낌, 그것이었습니다. 그 느낌이 제게는 말 그대로 시간 촉박한 아침 즈음에도 하나의 ‘끌림’으로 와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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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우리는 일상에서 종종 이렇게 내뱉듯이 말합니다.

“뜻밖이야, 그 사람이 그런 말을 할 줄이야.”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 사람에겐 어울리지 않아.”

우리는 막연할지언정 나름 변별력을 발휘합니다. 어디까지가 그 사람답고 어디부터 아닌지를 그 판단의 기준은 ‘평소의 그’입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의 말이라도 귓가에 걸리기만 하는 말이 있고, 가슴까지 와닿는 말이 있습니다.

‘말과 사람의 매치(match)’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상상 프로필

대기업 사보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좋은 선배와 동료들 덕분에 이 일에 재미를 들여 커뮤니케이션 업무 분야에서 오롯이 15년을 일했다. 지금은 잡지 등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며 그간의 경험과 이력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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