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을 위한 힐링] #26.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자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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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을 위한 힐링] #26.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자

작성일2014-07-25

이제는 중노년(中老年)이 된 엄앵란 씨. 영화배우로서
한창 시절엔 우리나라 은막(銀幕)의 여왕으로 이름 석 자
휘날리던 사람입니다. 지금의 남편인 신성일 씨와 함께 한국 영화계를 쥐락펴락했습니다. 찬란한 시절을 뒤로 하고 이제는 스크린보다는 TV 토크쇼 같은 프로그램에
치중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가 고정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종편 어느 프로에서 이런 말을 던졌습니다.

“밥 굶어봤어…들?”

매주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남녀 MC가 고정 패널 및 게스트 여러 명과 함께 해당 주제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그런 프로에서 던진 말입니다. 패널 및 게스트들의 나이는 30대 중후반부터 40, 50대입니다. 출연진의 남녀 비율은 엇비슷합니다.

남녀 성별(性別), 연령 불문하고 그날 주제에 대해 저마다 열을 올려가며 생각을 밝히고 있었지요. ‘우리나라에선 여성이 남성에 비해 여러모로 힘들게 지내고 있다’ 같은 주제로 기억합니다. 이날 주제는 여성들의 가사노동, 육아에 대한 부담 등과 맞물려 출연자들이 남성들의 역할 분담, 적극적인 집안일 돕기 등에 하나된 입장이었습니다.

집안일

자연스럽게 여성 출연자들은 하나같이 남편에 대한 불만, 시댁에 대한 섭섭함, 본인의 육체적 정신적 고달픔을 호소했지요. 남성 출연자들도 대체로 이들의 하소연에 동조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패널, 게스트 할 것 없이 모두 남들 못지않은 안정된 일자리를 확보한 이들입니다. 잠자코 이들의 열띤 ‘토론’을 듣기만 하던 엄 여사가 어느 순간 이렇게 치고 나왔습니다.

“니들, 밥 굶어봤어?”

뜬금없어 보이는 일갈(一喝)에 모두 어리둥절한 표정. 엄앵란 씨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습니다.

“명절 때면 저마다 힘드니 어쩌니 하며 난리들인데…… 이 일 꼭 내가 해야 하나, 밖에서 일하랴, 집안일 보랴 하며. 그래서 시키는 시어머니 고깝고, 안 도와주는 남편 밉고, 모른 체 하는 시누이 못마땅하고…… 하다못해 명절이건 제삿날이건 전(煎) 하나라도 부칠 수 있다는 걸 고맙게 여겨야 해. 이걸 힘들어 죽겠는데 왜 내가, 하지 말고 할 수 있는 형편이 된다는 것에 감사해야 해!”

한국 92위, 일본 115위, 싱가포르 57위.

어느 단체에서 나라별 국민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입니다. 최상위권에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있는 국가들이 포진했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들 국가보다 경제력이 훨씬 떨어지는 네팔이 행복지수 상위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국민들은 행복의 기준을,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에 두고 있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것’에서 찾는다”는 게 분석 평입니다. 즉 ‘내가 저 사람 정도의 직장이나 신분, 재산을 지니고 있어야 행복해질 수 있어’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기준과 인식은 일본이나 싱가포르도 비슷한 성향이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하네요. 그러면서 분석가는 덧붙였습니다.

행복

“스칸디나비아 쪽 국민들의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그들 나라가 잘 살고 복지가 뛰어난 데 있는 게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 가치를 두지 누가 더 잘 살고 지위가 높은가 등에는 관심이 없다.” 네팔 국민들 역시 비슷한 기준으로 개인의 행복을 판단하기에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분석입니다.

꿈과 야망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자극’입니다. 목표가 있다는 것은 ‘내가 살아가는 의미’이기도 하니까요. 그럼에도 그 ‘살아가는 의미’가 ‘나의 행복’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음을 일깨워주는 사례가
많습니다.

지금 내게 없는 것, 놓쳐버린 것, 잃은 것, 그것에 대한 도전은 해봄직하되 매몰되는 건 생각해볼 일입니다. 다 버리고 잃고 나니 차라리 홀가분해지는 경험을 저도 했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 노심초사하며 고뇌하던 시절, 그 과정이 힘들었고 지옥 같았지만 다 털고 나니 그 밑의 지옥은 없더군요.

 ‘지금의 나’를 받아들이는 것.   치유이자 행복의 한 방안입니다.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나’이니까요.

 ※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상상 프로필

대기업 사보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좋은 선배와 동료들 덕분에 이 일에 재미를 들여 커뮤니케이션 업무 분야에서 오롯이 15년을 일했다. 지금은 잡지 등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며 그간의 경험과 이력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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