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을 위한 힐링] #28. ‘생각하기 나름’의 차이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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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을 위한 힐링] #28. ‘생각하기 나름’의 차이

작성일2014-08-14

화물선

영국 선적의 컨테이너 화물선에서 일어난 실제 상황입니다.
이 배엔 포르투갈에서 싣고 온 포도주가 잔뜩 실려 있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어느 항구에 닻을 내려, 싣고 온 짐들을 부립니다.
한 선원이 짐 하역이 다 되었는지 확인하러 배에 있는 냉동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하필 그때, 다른 선원이 이 냉동실 문을 밖에서 잠가버립니다.
동료 선원이 텅 빈 컨테이너에 있으리라 ‘생각’조차 못한 것입니다.
안에 갇혀버린 선원은 온 힘을 다해 벽을 두드리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배는 포르투갈로 다시 떠났습니다.

졸지에 절박한 상황에 놓인 선원은 냉동실 안을 살펴보았습니다.
식량은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 ‘짐작’합니다.
냉동실이었기에.

선박 냉동실

그는 쇳조각 하나를 구해, 죽기 전까지의 자신의 행적을 하나하나 냉동실 벽에다 새깁니다.
시간별, 그리고 날짜별로……
이 선원은 절망과 맞닥트린 상황을 꼼꼼하게 기록했습니다.
즉 죽어가는 자신의 과정과 모습을……
냉기로 인해 손발이 얼고 마비되어가는 과정,
찬 공기에 의해 얼어버린 부위가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픈 고통을 주는 상황,
그리고 서서히 굳어지며 얼음덩어리로 변해가는 몸뚱이.

포르투갈 리스본에 닻을 내린 배는 냉동실 안에서 죽어 있는 선원을 발견합니다.
선장은 냉동실 벽에 새겨진 그 선원의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기록을 하나하나 훑었습니다.
그 기록은 곧, 죽음과 마주한 선원의 ‘절망적인 생각’, 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일은 다른 데 있었습니다.
선장이 그 냉동실 온도를 재어보니, 영상(零上)으로 나타났습니다.
그곳에는 저온(低溫)이 필요한 화물이 들어 있지 않았기에
스코틀랜드에서 포르투갈로 돌아오는 동안 냉동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그 선원은 단지 스스로 냉동실의 온도를 화물 가득한 컨테이너 상태로 인식했고,
그 ‘생각’은 곧 죽음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가 누구를 달래려 할 때 곧잘 하게 되는 말.
역으로 곧잘 듣게 되기도 하는,

“생각을 바꿔봐!”
“생각을 고쳐 먹어봐!”

정말 생각하기에 따라서 무척 수월해지기도 하고, 엄청 어렵게도 됩니다.
우리가 그냥 지나치기 쉬운 ‘생각하기 나름’의 ‘두 얼굴’입니다.
생각하기 나름의 ‘힘’이기도 합니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상상 프로필

대기업 사보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좋은 선배와 동료들 덕분에 이 일에 재미를 들여 커뮤니케이션 업무 분야에서 오롯이 15년을 일했다. 지금은 잡지 등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며 그간의 경험과 이력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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