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속 세상돋보기] #14. 은퇴 뒤 후회하지 않으려면…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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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속 세상돋보기] #14. 은퇴 뒤 후회하지 않으려면…

작성일2014-09-12

세계에서 미인대회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했고, 참치 다이어트와 뷰티스쿨로 유명해진 나라, 베네수엘라. 지난 4월 베네수엘라의 북서부 해안도시 마라카이보 쇼핑몰에서 길을 걷고 있던 긴 머리의 직장여성 마리아나는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두 여자와 마주쳤습니다. 스마트폰을 뺏으려는 것이라 여겨 이를 감추는 순간, 뜻밖의 가위가 눈앞을 스치고 사라졌습니다. 놀람도 잠시 정신을 차려보니, 스마트폰은 그대로 있고 머리카락만 없어졌습니다.

마리아나의 머리카락을 훔쳐 달아난 이들은 호전적인 육식 물고기 ‘피라니아’라는 이름을 가진 모발 강탈단으로 인공 머리카락보다 가격이 3배나 높은 자연 머리카락을 얻기 위해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현지 경찰은 여성들에게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거나 포니테일로 묶고 다니지 말라고 권고했다는데요. 모발 강탈단이 등장한 데에는 고령화로 인한 자연 모발 수요의 증가라는 배경이 있었습니다.

강의실

서울의 한 대학 강의실, 대학교수가 학생들에게 ‘노인 하면 생각나는 단어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집니다. 이에 학생들은 ‘느려요’, ‘냄새나요’, ‘부끄러운 줄 몰라요’라고 답을 합니다.

노인 문제 박사학위를 받은 이 대학교수는 70세 오말순(나문희) 할머니의 유일한 자랑거리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오말순 할머니는 아들을 포함해 온 가족이 자신을 요양원으로 보내고 싶어 한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습니다. 고민 끝에 할머니는 정성껏 꽃단장하고 영정사진을 찍으러 ‘청춘 사진관’에 갑니다. ‘청춘 사진관’에서 사진을 촬영한 할머니는 ‘바디체인지’를 통해 스무 살의 처녀로 변신하죠. 젊음을 되찾은 오말순 할머니는 어린 시절 포기했던 가수의 꿈을 이루고, 꽃미남 PD와의 가슴 설레는 사랑도 경험합니다.

위의 이야기는 전국 865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으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 <수상한 그녀>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우리는 인구 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상한 그녀

최근 고령화 문제의 증가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인구 고령화 문제의 선두주자인 일본에서는 “3시에요. 간식 드세요”, “좋아요. 잘 못 하지만 노래 부를게요”라고 말하는 어린이용 인형이 외로운 노인들의 말동무 상대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도쿄 특파원들의 기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혼자 사는 노인이 이미 전 세대의 30%를 넘어선 일본은 노인 네 명 중 한 명이 사흘 동안 한마디 말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노인끼리 서로를 돌보는 가정이 절반을 넘었다는 일본 정부의 발표도 있었습니다. 즉, 각종 병으로 돌봄이 필요한 65세 이상의 노인 가운데 51%는 65세 이상의 동거인이 돌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뿐만 아니라 독일에서는 70세 이상의 노인들이 ‘더 낮은’ 임금을 제시해 상대적으로 젊은 70세 미만 노인들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기사도 보도되고 있습니다. 연금만으로 생활하기 어려운 노인들이 저임금 일자리를 찾아 선택하는 것이 현재 OECD 국가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미 인구 고령화가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은퇴 후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 지 되짚어 봐야 할 때입니다.

미국노인협회 등은 노인 1천 명을 대상으로 ‘노후 대책을 세울 때 미리 준비하지 못해 후회하는 사안을 순서대로 선택하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45%가 ‘더 많은 돈을 모았어야 했다’를 1순위로 꼽았으며, 뒤를 이어 ‘건강을 위해 더 나은 치료를 받았어야 했다’는 응답이 36%, ‘더 나은 투자를 해야 했다’는 응답이 31%, ‘여러 합법적인 서류를 좀 더 잘 정리해야 했다’는 응답이 22%로 집계됐습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금융사 관계자는 “노인이 가장 원하는 마음의 평화에 이르는 길은 저축”이라고 설명하며, 안정된 노후를 위한 저축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노인 건강

안정된 노후를 위해 저축만큼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12.2%가 65세 이상으로 나타났으며, 65세 이상의 사람 열 명 중 한 명은 치매에 걸린 것으로 집계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치매와 같은 노인 질환은 고령화 사회의 새로운 문제이자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지난 7월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보건연구소 연구팀은 ‘생활습관만 바꿔도 치매를 30%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운동이 부족한 사람은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82%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규칙적인 운동이 뇌의 혈류순환을 개선해 치매를 일으키는 독성 단백질이 쌓이는 것을 막기 때문으로 분석됐습니다. 또, 흡연은 치매 위험을 59% 높이는 것으로 나타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노후 인간관계

사람들이 안정된 노후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말하는 충분한 ‘저축’과 좋은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누구나 장수에 대한 욕구가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음주와 흡연, 운동과 식습관뿐만 아니라 장수를 하기 위해서는 인간관계도 신경 써야합니다.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연구팀은 장수와 인관관계의 연관성을 알아보기 위해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족·친구·이웃 등 주변 사람과 자주 싸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는 사람보다 중년에 사망할 확률이 두 배 이상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또, 연구팀은 ‘연인과 가족, 친구와의 갈등을 잘 해결하고, 걱정과 부담을 관리하는 노하우가 조기 사망을 줄이는 중요한 전략’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시 영화 <수상한 그녀>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청춘을 되찾은 오말순 할머니는 자신의 손자가 교통사고로 의식불명이 되자 자연스럽게 ‘모성본능’ 모드로 전환합니다. 앞서 영화는 중반에 ‘피를 흘리면 다시 예전의 늙은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설정을 소개했는데요. 할머니는 혈액형이 특수한 손자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의 피를 나눠주기로 하고, 되찾은 젊음을 ‘과감하게’ 포기합니다.

번식 본능에 충실할 뿐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핏줄에 대한 헌신과 희생을 감수하는 모성애(부성애)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형준 프로필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 시시각각 변화하며 새롭게 부각되는 세계 속 숨은 이슈와 다양하게 나타나는 현상들을 냉철한 시각으로 담아내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시각의 메시지를 전하고픈 세상 돋보기의 안형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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