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을 위한 힐링] #33. 말(言)은 말(言語)로서 그치지 않는다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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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을 위한 힐링] #33. 말(言)은 말(言語)로서 그치지 않는다

작성일2014-10-02

실험 하나.

똑같은 쌀로 밥을 지어 두 그릇에 나누어 담았습니다.
두 그릇의 재질은 물론 같습니다.
두 개의 탁자 위에 두 그릇의 밥을 각각 올려놓습니다.

밥

실험에 참가한 사람의 수를 같게 맞춰 두 그룹으로 나눕니다.
A그룹 사람들은 <가> 그릇의 밥에만 말을 합니다.
“넌 참 착해. 네 덕분에 내가 기분이 좋아져.”
“어쩜 그리 예쁘기만 하니. 우리 잘 지내자.”
이런 류(類)의 선한 말을 A그룹 사람들이 차례로 번갈아가며 들려줍니다.

B그룹의 사람들은 <나> 그릇의 밥에 말을 던집니다.
“꼴도 보기 싫어. 너는 기분 나쁜 존재야.”
“네가 내게 해준 게 뭐 있니? 성가시기만 해!”
B쪽 사람들은 안 좋은 말만 골라서 했습니다.

며칠 뒤, 두 그릇의 밥에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가> 그릇의 밥은 처음과 별 다름없는 상태지만,
<나> 그릇의 밥에는 심하게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두 그릇의 보존 환경은 같았음에도.

 

사례 하나.

흔히 말합니다.
“편한 술자리가 있고, 무척 불편한 술자리가 있다”고.
술을 마주하고 나누는 이야기의 성격에 따라 그리되기도 하겠지요.

술자리

그날 술자리의 ‘주제’는 그렇다 치고, 어떤 성향의 사람들과 함께했으며,
그 자리에서 이뤄진 ‘말판의 메뉴’에 따라 피로도의 강약이 결정됨을 기억하십시다.

그 자리에서 오고 간 말들이 무슨 내용인가는 피로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비난하고, 욕하고, 헐뜯고 하는 말들이 주된 흐름인 자리였다면,
같은 양의 술을 마신 다른 날에 비해 다음 날 두 배, 세 배 더 힘들어집니다.

쌀로 만든 밥이 사람 말귀 알아들을 리는 만무한 법.
그럼 왜 험한 말을 들은 밥에만 곰팡이가 피었을까요?
비슷한 양의 술을 마셨는데도 ‘말 메뉴’가 무엇인가에 따라
숙취 정도가 확연하게 다른 건 무슨 이유에서인가요?

말에 묻어 있는 기(氣) 때문입니다.
선(善)한 말에는 좋은 기운이, 독(毒)한 말에는 독기(毒氣)가 나옵니다.

말

전자파가 사람 몸에 안 좋다 하지요.
말의 파장은 전자파보다 3,300배나 강력합니다.
우리가 하는 말은 ‘생각의 전달, 의사 표시’에 그치질 않습니다.
사람이 지니고 있는 ‘기의 발산’도 말할 때 함께 이뤄짐을 명심하십시다.

그래서 이해인 수녀는 이렇게 기도했나 봅니다.
“슬기로운 말의 주인이 되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하나의 말을 잘 탄생시키기 위하여 먼저 잘 침묵하는 지혜를 깨치게 하소서”

선한 말, 독한 말.
이 말들의 파장은 듣는 사람에게만 옮겨지는 게 아니라
말하는 자신에게도 영향을 미칩니다.
말은 말로서만 그치질 않습니다.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상상 프로필

대기업 사보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좋은 선배와 동료들 덕분에 이 일에 재미를 들여 커뮤니케이션 업무 분야에서 오롯이 15년을 일했다. 지금은 잡지 등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며 그간의 경험과 이력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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