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을 위한 힐링] #38. Sing A Song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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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을 위한 힐링] #38. Sing A Song

작성일2015-01-09

노래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십니까, 듣는 걸 즐기는 축에 드십니까?
어느 쪽이건, 노래는 만인(萬人)의 연인(戀人)입니다.
그만큼 개인의 끼와 기(技)가 가장 손쉽게 드러나고 또 읽을 수 있는 게 노래라 여겨집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모임을 가질 테고, 그 분위기의 꼭짓점엔 으레 노래가 자리합니다.
잘 하건 잘 못하건 분위기 띄우는 데 이만한 게 없지요.
무엇보다 ‘노래’ 하면 흥겹고 즐겁다는 그간의 몸에 밴 자각이 있어 대개 노래에 대한 거부감은 덜한 편입니다.

자칭(自稱) 타칭(他稱), 음치(音癡)거나 이른바 ‘박치(拍癡)’인 사람은?
제 경험에 의하면, 스스로 음치라 여기는 사람은 노래 부르는 걸 꽤나 싫어합니다.
대신 듣는 것엔 여느 사람과 별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소위 ‘박치’는 -이것도 제 경험상- 부르는 것, 듣는 것 모두 여느 사람과 비슷한 반응을 보입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박치인 사람은 스스로 그걸 느끼지 못한다.
그렇기에 노래 부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별로 없다”고.

# 노래 1
고등학교 친구 중에 이런 녀석이 있었습니다.
노래 한 곡을 끝까지 박자 놓치지 않고 부르긴 하는데, 음정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헷갈리게 했습니다.
딱 반음(半音)이 낮았던 거죠.
어느 특정 소절에서만 그런 게 아니라 노래 처음부터 마칠 때까지 거의 대부분을 반음 낮은 음정으로 노래합니다.
듣고 있노라면 마치 자기 방식으로 편곡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지요.
무언가 듣기 어정쩡하고 설익은 듯한 낯섦, 익히 알고 있는 노래의 곡조이긴 한데
왠지 아슬아슬 외줄타기 하는 듯한 이상한 조바심, 이런 ‘희한한 즐거움’을 함께 있는 친구들에게 선사했습니다.
그러다 종내는 듣고 있는 친구들 모두에게 폭소를 자아내게 했습니다.
그런 우리를 보고 친구는 곧잘 되물었지요. “내 노래가 그렇게 이상하냐?”
그럴 때면 이렇게 대답해주었습니다. “아니, 너는 하늘에서 내린 재주를 타고났어!”
세상의 어느 가수가 노래 한 곡을 일관되게 반음만 낮춰 부를 수 있을까?
이 친구가 모든 노래를 다 그렇게 불렀는가 하면, 레퍼토리가 딱 세 곡이었습니다.
기억하건데, 약간의 차이가 있었을 뿐 세 곡 모두 ‘반음의 법칙’은 어김없이 적용되었습니다.
잘 모르지만, 이런 경우를 음치라 하는가요?
이 ‘반음 귀재’는 여기서 의대를 마치고 미국으로 갔습니다.
거기서 이어진 공부와 진료는 ‘반음 절대 불가’했던지, 꽤 인정받는 의사가 되어 잘 지내고 있지요.

음치와 박치

# 노래 2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한동안 시골에 박혀 있을 때 일입니다.
우연찮게 콘서트를 구경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큰 도시에서야 하루가 멀다 하고 이뤄지는 행사지만 시골은 사정이 다릅니다.
제가 머물던 곳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 경북 청도에서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이름 하여 ‘개나 소나 콘서트’.
개그맨 전유성 씨가 기획하고 진행한 첫 행사로, 자그마한 청도군이 이날만큼은 시끌벅적했습니다.
청도는 물론 인근 지역에서도 꽤 많은 사람들이 몰려, 행사가 마련된 야외 공연장은 제법 북적였지요.
특이한 것은 개, 즉 반려동물들도 행사장에 함께했다는 것.
이날, 이 자리만큼은 관객으로서 사람, 동물의 구분이 없었지요. 해서, ‘개나 소나 콘서트’입니다.
벌써 몇 해 전 일이었지만, 이제는 이 행사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들었습니다.
그날.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당연 ‘노래’였지요. 이런저런 가수들이 우르르 무대를 밟은 게 아니라
전인권의 ‘들국화’가 메인으로 행사를 끌어가는 비교적 단출한 출연진이었습니다.
‘잘 하는 노래’의 ‘영향력’을 저는 그날, 새삼 절감(切感)했습니다.
단지 귀가 즐거워서가 아니었지요. 저렇게 잘 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자리에 와 있는 저 자신에 대한 뿌듯함이
오래도록 저를 감싸 안고 돌았습니다. 제 몸의 묵은 찌꺼기를 씻어 내리는 샤워인 양.

개와 함께 음악을

# 노래 3
혼자 있는 자리에서 노래하는 경우는 드물겠지요.
이 말은 곧, 노래는 서로 어울리는 자리에서 수반되는 디저트 같은 것이란 점.
디저트의 참 가치는 잘 먹은 메인 요리의 식감을 개운하게 마무리해주는 데 있습니다.

새해를 맞아 많은 모임 자리가 이어지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때로는 그 자리에 후식처럼 노래 한 곡이 곁들어지기도 하겠지요.
자연스레 함께 있는 사람들에게 맞춰주는 곡도 필요할 것입니다.
기왕이면 선물 같은 노래 하나 더 준비해보는 건 어떨까요?
그리고 함께한 이들은 ‘시끌벅적 업(Up)’에만 쏠릴 게 아니라,
저만의 노래로 자신만의 ‘작은 힐링’을 그리는 분위기에 젖어보는 것은 어떠십니까.

그 옛날 한 친구가 ‘반음’으로나마 우리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답게 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변에서 그것을 말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상상 프로필

대기업 사보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좋은 선배와 동료들 덕분에 이 일에 재미를 들여 커뮤니케이션 업무 분야에서 오롯이 15년을 일했다. 지금은 잡지 등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며 그간의 경험과 이력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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