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링을 위한 힐링] #40. 못 다 쓴 70%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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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링을 위한 힐링] #40. 못 다 쓴 70%

작성일2015-02-06

미얀마 원숭이

동남아에 있는 미얀마라는 나라.
이곳에선 원숭이 사냥이 성행한다네요. 그런데 잡는 방식이 의외로 간단합니다.
호리병처럼 생긴 기다란 미끼통 하나가 사냥 도구 전부입니다.
속이 비치는 이 통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먹잇감을 넣어두는데, 견과류 같은 딱딱한 것을 미끼로 사용합니다.
이곳 원숭이들은, 제 손에 움켜쥔 것은 악착같이 놓지 않으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먹잇감은 쉽게 부서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미끼를 움켜진 손은 입구 구멍보다 이미 커진 상태라 빠지질 않습니다.
미끼를 놓아버리면 되는데, 그걸 움켜진 채로 낑낑대다 사냥꾼들에게 포획됩니다.
원하는 것을 ‘가지려’ 했으나 실은 다 ‘잃고’ 맙니다.

욕심

가지긴 했는데, 돌아보니 정작 ‘가진 게’ 아닌 꼴이 되는 게 꽤 있습니다.
다 쓰지도 못 하면서 지니고 있었던 것, 여태 지니고 있는 것. 살펴보면 한둘이 아닙니다.
누군가 한 말을 옮겨봅니다.
고급 승용차의 가능 속도 중 70%는 별반 쓸 일 없는 것이라 합니다.
호화 별장의 전체 면적 가운데 70%는 그냥 빈 채로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랍니다.
집안의 살림살이 용품 가운데 70%는 그냥 ‘모셔두고’ 있는 것들이라 합니다.
그나마 쓰고 있는 것들도 사용빈도는 30%에 불과한 것들이 대다수라는 얘깁니다.
한평생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그 70%는 제 자신을 위해 쓰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쓴다 합니다.
심지어 자신이 번 돈의 70%를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쓴다고까지 말합니다.
70%라는 수치의 정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은 각자의 몫으로 남기기로 합니다.
많이 가지고 있건 좀 덜 가졌건 그나마도 다 ‘쓰지 못함’을 빗댄 이야기입니다.

정리 전후

비슷하게, 곤도 마리에라는 젊은 일본 여성의 얘기가 떠오릅니다.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란 책을 펴낸 사람입니다.
그녀는 “정리라는 작업을 통해, 인생에서 정말 무엇이 필요하고 필요하지 않은지,
또 무엇을 해야 하고 무엇을 그만둬야 하는지를 알게 됐다”고 합니다.
이런 말도 합니다. “정리는 버리는 것을 고르는 게 아니라, 남길 것을 고르는 것”이라며,
“자신에게 소중한 것을 더 소중하게 하기 위한 작업이 곧 정리”라고.
이제 29살에 ‘불과한(?)’ 그녀가 꽤나 인상 깊은 말도 던졌습니다.
“인생이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무엇보다 소중한 것이기에 지금 당신을 빛나게 하기 위해서는 당신 주변을 빛나는 것들로 채워야 한다. 그러려면 당신이 갖고 있는 것에서 자신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지 않는 것들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지니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그리움, 갈증.
가지고 있음에도 다 쓰지 못하는 현실.
그리고 어쩌면 그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지내면서 또 다른 ‘그 무엇’을 얻고자 하는 욕망.
삶의 방식은 각자의 몫이겠지요. 한편, 어디에선가 본 선문답(禪問答) 같은 화두(話頭) 하나가 문득 떠오르네요.
‘네게 없는 것을 네가 갖고 있는 것 가운데서 찾으라.’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상상 프로필

대기업 사보편집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좋은 선배와 동료들 덕분에 이 일에 재미를 들여 커뮤니케이션 업무 분야에서 오롯이 15년을 일했다. 지금은 잡지 등에 자유기고가로 글을 쓰며 그간의 경험과 이력을 반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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