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속 세상돋보기] #39. 가짜뉴스와 고용 창출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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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속 세상돋보기] #39. 가짜뉴스와 고용 창출

작성일2017-05-26

막강한 정보력과 미래예측 능력을 보유한 미국의 국가정보위원회(NIC)는 4년마다 새로 당선된 미국 대통령에게 미래예측보고서를 제출합니다. 2012년에 나온 보고서는 빅데이터와 SNS, 스마트시티 기술의 향상으로 정보통신 분야가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희망적 메시지가 많았습니다. 몇 달 전인 2016년 말 공개된 보고서의 제목은 ‘진보의 역설’입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면서 부의 불평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특징입니다.

세계는 지금 가짜뉴스와 전쟁 중

그러나 그 와중에 가짜뉴스를 걸러내기 위한 새로운 분야의 직업이 창출될 것이라는 대목이 눈에 띕니다. SNS에 퍼지는 가짜뉴스의 출처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허위정보를 추적하고 사생활을 보호하는 분야에서 고용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NIC의 전망이 현실화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아돌프 히틀러의 딸이다’

대표적으로 황당한 가짜뉴스입니다. 선거와 난민문제, 인종갈등을 둘러싼 가짜뉴스가 유럽과 미국에서 독버섯처럼 확산됐습니다. 독일과 인도네시아 등 일부 국가들은 가짜뉴스 전담기구를 설치하며, ‘가짜뉴스와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올 가을 총선을 앞둔 독일에서는 가짜뉴스를 방치하는 SNS 기업에 최고 5천만 유로(약 610억 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또 가짜뉴스나 ‘증오의 글’ 처리를 담당하는 개인에게도 최대 5백만 유로(약 61억 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구글은 증오와 인종차별, 폭력성 콘텐츠를 특별 관리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업무를 담당할 ‘품질평가자’들을 1천 명까지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가짜뉴스 확산의 온상으로 지목받는 페이스북도 발벗고 나섰습니다. AFP와 르몽드 등 8개 언론사와 적극 공조하는 한편, 6년 이상의 기자 경력을 가진 팩트체커의 고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가짜뉴스 확산과 뉴스의 진위 여부를 가려내기 위한 전문 인력 보강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은 듯합니다.

우리나라의 가짜뉴스 실태는 어떨까요? 다음소프트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인터넷 상의 가짜뉴스는 2015년 820건에서 2016년 1만1천 건으로 급증했습니다. 가짜뉴스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서 확산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고 다음소프트는 밝혔습니다. 그래도 긍정적인 측면은 한국인들이 뉴스를 접하는 방식입니다. 옥스퍼드대학이 26개 나라를 조사한 결과, SNS로 뉴스를 본다는 평균 응답이 51%였습니다. 그런데 한국은 검색으로 뉴스를 접한다는 답이 60%, 포털 이용이 38%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뉴스 소비에 있어 한국이 상대적으로 적극적이고 선진화된 형태’라고 평가했습니다.

가짜뉴스를 구분하려면

가짜뉴스를 판별하는 능력을 키우려면, 언론에 대한 기초적인 교육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전통과 신뢰도를 갖춘 언론매체에 대한 상식이 필요합니다. 또 기사의 출처를 살펴보고 6하 원칙에 따른 문장 구성도 따질 수 있어야 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진보와 보수 성향의 종이신문을 비교해 읽기를 권하기도 합니다. 개인의 치우친 정보 편향을 막을 수 있고, 서로 다른 시각을 비교하며 판단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부 사회심리학자들은 ‘심리적 백신’으로 가짜뉴스를 막는 실험에 성공했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는 밝혔습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사실을 들려주면서 약간의 가짜정보를 섞습니다. 그 뒤에 가짜정보의 내용을 알려주고, 가짜뉴스의 전형적인 왜곡전술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작은 가짜정보에 미리 노출시켜 심리적 저항력을 키우면, 이후 가짜뉴스를 접해도 악영향을 덜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실추된 공영언론의 신뢰도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미국국가정보위원회는 뉴스통신사에 대한 신뢰도가 눈에 띄게 하락한 부분에 집중합니다. 공영언론의 인사권 독립과 공정방송을 보장할 수 있는 법적 틀이 시급한 이유입니다.

SNS에 퍼진 가짜뉴스로 새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반갑기는 하지만, ‘SNS를 멀리하라’는 교황의 말씀도 피부에 와 닿습니다. “조부모와 시간을 함께 보내고 몇 분이라도 하루를 되돌아보면, 자신의 과거와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프란치스코 교황은 조언합니다.

※ 외부 필진 칼럼은 본 블로그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안형준 프로필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 시시각각 변화하며 새롭게 부각되는 세계 속 숨은 이슈와 다양하게 나타나는 현상들을 냉철한 시각으로 담아내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시각의 메시지를 전하고픈 세상 돋보기의 안형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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