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의 집단가출 x LG] #4. 세상의 중심 울룰루 & 카타추나 바람의 계곡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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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집단가출 x LG] #4. 세상의 중심 울룰루 & 카타추나 바람의 계곡

작성일2017-10-06

허영만의 집단가출 x LG

만화가 허영만 화백과 지인들이 집단가출을 떠났습니다. 40일간 캠퍼밴을 타고 호주 대륙을 누비는 9,800km의 대장정입니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도 이 여정과 함께 합니다. 멋진 대자연의 풍경을 생생하게 담을 LG V30의 활약도 기대해주세요!

※ 본 여행기는 허영만 화백의 블로그 콘텐츠를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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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8일 차 – 사막의 오아시스, 로드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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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버페디 – 엘둔다

오늘 이동거리 : 761㎞ /운행 총거리 : 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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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호주 중앙 사막 지역으로 실핏줄 같은 도로가 있다. 그러나 로드하우스(Roadhouse)가 없다면 누구도 사막 지역을 오갈 수 없을 것이다. 마치 오아시스와 같은 이 로드하우스에는 주유소, 모텔,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이 있어 꼭 필요한 기능을 한다. 우리가 지난 며칠간 사막을 지나오면서 멈췄던 곳들이 모두 로드하우스가 있는 곳들이었다. 황량하기 그지없는 아웃백에서 물이라도 한잔 사 마실 수 있는 곳은 여기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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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끝없는 사막을 달리다가 주유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말라(Marla) 로드하우스에 도착했다. 아마 이곳에서 먹는 점심이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 주에서 먹는 마지막 식사가 될 것이다. 곧 경계를 지나면 노던 테리토리(Northern Territory)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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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에 차를 주차하고 뒤따라오는 2호 차를 기다렸다가 로드하우스에 들어갔다. 로드하우스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밖의 풍경처럼 건조하다. 짜든 싱겁든, 입맛 따라 선택할 수 없는 손님들이나 단골을 만들 수 있는 환경도 아닌 이곳 사람들 입장에서도 살가울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

우리를 보는 주인의 표정이 지루하기 짝이 없다. 생각해보니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다. 돈을 악착같이 모아봤자 이 외딴곳에서 쓸 데도 없으니 돈은 그냥 물건을 주고받는 또 다른 물건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지루한 일상의 반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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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어떤 표정을 짓든, 로드하우스가 없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로드하우스에서 구매하는 것은 단순한 음식과 연료가 아니다. 우리에겐 생존을 사는 일이다. 이곳이 없다면 다음 정착지인 울룰루에 영원히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좀 맘에 들지 않더라도, 로드하우스가 이곳에 있는 것 자체를 고마워하기로 하자. 기름이 좀 비싸도, 음식 맛이 좀 없어도…….

아웃백 지역이 시작되는 포트 오거스타(Port Augusta)부터 앨리스스프링스(Alice Springs)까지는 7개의 로드하우스가 있다. 작은 마을에 로드하우스가 만들어져 있기도 하지만, 어떤 곳은 로드하우스 하나가 마을의 전부이기도 하다. 각각의 로드하우스에서는 기름과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도로 상태에 대한 정보 등도 제공하고 있어, 사막 여행자들에게 오아시스 역할을 톡톡히 해준다.

엘둔다 별빛 아래서의 하룻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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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밤은 엘둔다 부근 아웃백에서 완벽한 노숙을 했다. 아웃백의 밤은 인간들이 만들어놓은 싸구려 불빛이 간섭하지 않는 한 하늘의 고귀한 별빛을 보여준다. 저 먼 우주의 각기 다른 곳에서 각기 다른 시간에 출발한 별빛들이 오늘 이 밤, 우리가 있는 이곳으로 도착하여 보이는 이 경이로움. 수많은 이방인 별빛과 함께하는 오늘 밤은 더 거룩하다.

여행 9일 차 – 특별 조치 5호, 울룰루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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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둔다 – 울룰루 리조트

오늘 운행거리 : 237㎞/누적 운행거리 : 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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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허영만 형님이 일행 전체에 금주 5일을 선언하는 ‘특별 조치’를 발표했다. 지난 며칠 동안 자율 음주 룰을 악용해 매일 밤 과음을 하는 2호 차 멤버들을 보호(?) 하기 위한 특별한 보호조치이기도 했다. 집을 떠난 나이 든 청춘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웃으며 지낸다는 ‘집단가출’ 특유의 호기로움으로 “답답한 규율 따윈 개나 줘버려~”라고 해방감을 만끽했으나 돌아온 것은 결국 새로운 룰이었다. 우리는 일단 대장의 말이니 따르기로 했다.

놀러 와서 뭘 그렇게 팍팍하게 구느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엄밀히 말해 우리는 놀러 온 것이 아니라 여행을 온 것이다.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느끼면서 이 여행이 끝나갈 무렵에는 어제보다 더 나은 나와 만나기를 기대한 여정이다. 평소에는 결코 해볼 수 없는 일을 하게 되고, 현실의 스트레스를 풀어 마음을 깨끗이 내려놓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영만 형님의 ‘특별 조치’는 괜찮은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이 형님들과의 여행 경험에 비춰볼 때, 장담하건대 5일 금주는 무리다. ‘작심삼일’. 아니면 내가 성을 간다! 어쨌든 시작은 모두 흔쾌히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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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 울룰루에 도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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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룰루(Uluru)는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다.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바위일 것이다. 단 하나의 바윗덩어리로 이루어진 울룰루가 이렇게 유명한 것은 우선 그 말도 안 되는 크기 때문이다.

높이 348m에 둘레가 무려 9.4㎞에 이르는 이 어마어마한 바위는 사실 땅 위로 1/3밖에 나와 있지 않다. 땅속에 박혀 있는 바위까지의 높이는 1,000m에 이른다. 사진으로 만 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엄청난 크기로, 가까이 갈수록 더욱 커지는 울룰루는 결국 모든 시야를 완전히 뒤덮는 붉은 장막같이 앞을 가로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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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당한 우리는 할 말을 잃는다. 울룰루를 ‘세상의 중심’이라고 한 원주민들의 말이 이해가 된다. 물론 그들에게는 물리적인 중심 이상의 신성함이 깃들어 있는 존재겠지만 그조차 공감이 간다.

현재 원주민이 살고 있는 북서쪽을 제외하고는 모든 방향에서 볼 수 있는데, 방향에 따라 그 모양이 완전히 달라 보인다. 워낙 크기 때문에 주변 식생도 다르게 나타난다. 명불허전. 멋진 풍경으로서 사진 속에서 보았던 울룰루가 초라하게 생각될 만큼, 죽기 전에 한 번은 직접 봐야 할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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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룰루에 오는 사람들은 꼭 바위 위로 오르려 한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기껏해야 사진을 몇 장 찍거나 꼭대기에 오르는 체험을 즐기기 위함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울룰루에 구멍을 뚫고 기둥을 박아 난간을 만들었다. 순전히 더 많은 관광객을 오게 하자는 상업적 이유에서였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이 난간은 수억 년의 세월 동안 완벽하게 다듬어진 울룰루에 추한 흠집을 남기고 말았다.

울룰루는 단순히 이 지역 관광 조합의 소유가 아니다. 당연히 호주 정부의 소유도 아니다. 하찮은 역사를 가진 인류가 생겨나기 훨씬 이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울룰루는 지구 상 모든 부를 합친다 해도 소유할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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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시간(최소 몇 만 년) 동안 이 바위와 함께 살아온 아낭구 족(Ananga: 울룰루 근처의 애버리진 중 한 종족)에게 울룰루는 절대적인 구심점이자 겸손과 사랑이라는 창조주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라고 한다. 그들의 삶과 문화가 켜켜이 쌓여 전설이 되어 있는 신성한 이 울룰루에 사람들이 마구 올라간다는 것은 아낭구 족에게 고통이다.

그들의 영적 고향인 이곳을 오르다가 떨어져 죽은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 죽음이 아낭구 족에게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다. 그것을 마치 자신들의 죽음처럼 여긴 그들은 비통과 큰 슬픔에 빠지게 된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꼭대기에 오르려는 사람들에게 생긴 사고 자체도 비극이지만, 그로 인해 많은 아낭구 족 사람들이 반복적인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래서일까? 현재는 호주 정부도 울룰루 등반을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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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천천히 서쪽 지평선으로 내려갈 즈음 울룰루를 뒤로하고 멀찍이 물러섰다. 진짜 울룰루는 석양 속에 있었다. 대지라는 프라이팬 위에 붉은 태양의 열기로 잘 익은 거대한 빵 덩어리가 거기 있었다. 모든 인간의 허기를 채우고도 남을 빵, 한 조각 떼어먹으면 영혼이 채워질 것만 같은 황홀한 석양이었다. 평생 잊히지 않을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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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10일 차 – 카타추타(Kata Tjuta) 바람의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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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룰루 리조트 – 카타추타(Kata Tjuta) – 킹스캐년 50㎞ 전 노숙

오늘 운행거리 : 384㎞/누적 운행거리 : 3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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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즈락 캠핑 그라운드에서 아침 샤워를 하는데 비누 거품이 잘 나지 않는다. 머리를 감는데도 마치 밀랍을 부은 듯 무겁게 엉킨다. 사막 한가운데서 나는 지하수가 센물이라 그렇다. 덕분에 멋쟁이가 되는 건 포기하고 선크림이나 덕지덕지 바르고 하루를 시작해야겠다. 어제도 그랬듯이…….

카타추타로 가는 길에 파리들이 요란스럽게 우리를 환영한다. 비교적 덜 뜨거운 8월 말이라 한여름보다는 덜하지만, 사막의 파리는 끝도 없는 무한 번식력을 자랑하는 생명체이다. 알에서 구더기를 거쳐 다시 알을 낳는 기간이 두 달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1년 동안 7세대를 거치며 한 마리당 한 번에 120개의 알을 낳는다. 한 마리가 1년에 500만 마리가 넘는 파리를 생산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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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녀석들은 집에서 보는 파리보다 체구가 작은데 도회지 파리의 영악함이나 약삭빠름이 없는 대신 무데뽀다. 쫓기 위해 손을 휘휘 저어도 꿈쩍 않고, 얼굴에 앉아 있는 놈을 내려칠라 치면 피하지 않고 그 자리에서 터져버리기 일쑤다. 캥거루 똥이나 소똥에 붙었을 입으로 내 눈이건 콧구멍이건 물기를 찾아 파고드는 이 겁 없는 녀석들에게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그 더러운 입으로 내 얼굴을 핥아댄다. 특별한 비행술도 지능도 뭐 하나 잘난 것 없는 녀석들이 죽어라 구더기만 내질러 호주의 사막 전체를 장악했다.

이렇게 많은 파리에 우리는 괴롭지만 사막 생태계에서는 아주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사막에 사는 많은 파충류들에게는 파리가 생명을 이어주는 중요한 먹이이기 때문이다. 들끓는 파리를 쫓으려 하지 말고 가만히 귀 기울여보라. 근처 도마뱀의 환호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올해도 파리가 풍년이네~.’

카타추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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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룰루와는 약 50㎞ 떨어진 카타추타, 만약 여기까지 와서 카타추타를 보지 않는다면 울룰루를 절반만 본 것과 같다. 울룰루의 명성에 가려 덜 알려져 있지만 카타추타는 정말 멋진 곳이다. ‘여러 개의 머리’라는 뜻의 이 계곡은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수작 중 하나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배경이 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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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기보다는 기이하다고 하는 것이 더 옳은 표현이겠다. 마치 다른 별에 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가는 길은 주변 사막과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푸르른 쿨카라(Kurkara: 얼핏 보면 녹색 망토를 걸친 커다란 전사같이 생겼다)를 제외하고는 온통 누런 찬피(Tjanpi) 풀로 가득 덮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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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친 환경에서 살아온 애버리진은 그들만의 삶에 필요한 완벽한 문화와 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조상에게 물려받은 DNA를 통해 먹을 수 있는 식물을 구별하는 법을 배웠고, 계절에 따라 움직이는 별의 위치를 터득했으며, 사랑과 사색, 그리고 여행하는 법을 알고 있었다. 지구 상 누구보다 사막 전문가인 그들답게 애버리진은 사막을 크게 네 종류의 땅으로 세분화(필라, 푸티, 풀리, 카루) 해서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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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Pila)는 모래로 이루어진 대부분의 사막으로 넓고 편평한 땅에 듬성듬성 키 큰 쿨카라 나무가 있을 뿐 찬피(Tjanpi) 풀로 빼곡히 덮여 있다. 푸티(Puti)는 카타추타를 둘러싸고 있는 낮은 구릉 지역으로 키가 작은 관목인 와나리(Wanari) 나무가 서식하고 있다. 풀리(Puli)는 바위나 돌이 많은 지역임에도 뜨거운 해를 피할 수 있는 나무 그늘이 곳곳에 있다. 가장 다양한 동식물이 자라는 곳으로 캥거루나 특별한 식물들도 볼 수 있다. 카루(Karu)는 사막 우기에 잠깐 흐르는 작은 냇물 주변을 일컫는다. 이곳은 풀리 지역의 동식물들을 볼 수 있고 더하여 유칼립투스와 같이 물이 많이 필요한 나무들도 자라고 있다.

바람의 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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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추타는 이 네 종류의 사막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곳으로, 독특한 몇 개의 트레킹 코스가 형성되어 있다. 우리는 그중에 거대한 바위로 둘러싸인 ‘바람의 계곡(The Valley of the wind)’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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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차를 멈추고 낮은 구릉의 푸티 지역을 지나 카루 지역으로 들어가자 바깥의 필라 지역과는 완전히 다른 푸름과 나무가 있다. 바위틈에 난 공간들은 작은 동물들에게 천혜의 요새를 제공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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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부의 폴리 지역을 지나면 마침내 바람의 계곡에 들어서게 된다. 좌우로 직벽이 가로막고 있는 이 좁은 계곡 안은 늘 그늘이 드리워져 있어 언제나 서늘한 바람이 분다. 이곳을 ‘바람의 계곡’이라고 이름 붙인 애버리진이 물 한 방울 없는 필라 지역을 지나 이곳에 도착했을 때 느꼈을 감동을 상상해보라. 척박한 땅에서 고행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 신의 손길이 내렸다고 여기지 않았을까?

넓은 코볼과 움푹 파인 눈, 벌거벗은 검은 피부의 애버리진을 처음 본 서양인들은 그들을 ‘개화’되어야 할 종족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들이야말로 거친 사막에서 자연의 일부로 수만 년을 살아온 진정한 지성인들이었다. 울룰루와 카타추타의 보호자로서 밤이면 별을 보며 창조주를 찬양하고, 아침이면 떠오르는 태양에게 감사 기도를 하며 호주 사막을 횡단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여행자였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오늘날의 애버리진은 과거 조상에게 물려받은 지식을 모두 잃어버린 듯하다. 그렇다고 문명사회에 적응을 잘 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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