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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민의 선셋라이프] #9. 엄마, 아빠 역할의 균형

작성일2017-11-01

아들 셋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 ‘선셋라이프‘ 아홉 번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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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커가면서 가족 단위의 친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이들끼리 친구가 되고 나면 엄마들은 아이들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가까워지고, 아빠들은 조금 서먹서먹한 첫 대면과 그 뒤에 이은 한 번의 술자리로 절친이 되어 온 가족이 동네 친구가 됩니다.

종종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자연스레 가정사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가게 되는데요. 각 가정 간의 차이가 은근히 흥미로운 소재 중 하나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사와 육아를 분담하고 있는 상황은 차이가 좀 큰 것 같습니다.

부부 역할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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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빠의 역할에 대한 재미있는 기사가 있습니다. “엄마는 요리하고 아빠는 거실 소파서 TV시청(세계일보, 2016.06.30)이라는 제목이었죠. 기사에는 여성가족부가 20~30대 성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양성평등 인식에 대해 조사한 내용이 실려 있었습니다.

조사에 따르면 가정에서 아내(어머니)의 일반적인 활동을 묻는 문항에 성인과 청소년 모두 ‘주방에서 요리한다'(성인 40.2%, 청소년 27.8%)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자녀를 교육하거나 돌본다 △주방에서 설거지를 한다 △옷을 정리하거나 빨래를 한다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편(아버지)의 일반적인 활동에 대해서는 성인과 청소년 모두 ‘TV를 보고 있다'(성인 34.6%, 청소년 33%)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어 △거실 소파 위에 누워있거나 앉아 있다 △컴퓨터 혹은 휴대폰을 한다 등의 순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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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집에서 가사와 육아에 매달리고 있는 데 비해 아빠는 느긋하게 쉬고 있는 모습이 아직도 우리 사회의 많은 가정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물론 가풍이란 것이 있으니 이런 풍경이 자연스럽고 아무 문제가 없는 집도 있겠지요.

하지만, 만약 가사와 육아는 ‘부부가 함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데도 여전히 어느 한쪽에 치우쳐 있다면, 각자의 역할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면 좋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우리 부부의 갈등의 기억

결혼하고 꽤 오랜 기간 동안 우리 부부는 하나의 주제로 다투는 일이 자주 있었습니다. 남편, 부인, 아빠, 엄마로서 각자 노력하고 있었지만, 상대방의 노력에 충분히 만족하지 못했고 실제로도 부족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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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도와주면 안돼?”

더 힘들어한 쪽은 아내였습니다. 저는 평일 저녁이나 주말이나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은 접어두고 나름대로는 가사든 육아든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했었지요.

하지만, 끝이 없기로 유명한 가사와 육아 앞에서는 그저 ‘나름대로’에 지나지 않았던 것일까요? 더 도와달라는 말을 들을 때면 저는 저대로 화가 나고 답답했었습니다.

여기에서 뭘 더 하라고?”

결국, 가사와 육아에서 누가 무엇을 얼만큼 하느냐는 것을 두고 오랜 기간 갈등을 겪었던 것이지요. 여러 번 부딪히면서도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둘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을까요?

"나도 할 만큼 하고 있다고!"

“나도 할 만큼 하고 있다고!”

집 안팎 일의 고충

맞벌이, 외벌이, 주부 엄마, 주부 아빠 등 가족마다 부부의 역할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밖에서 일하고 온 사람한테 뭘 시켜?’

외벌이의 경우, 집에서 일한 사람이 고생을 덜한 것처럼 인식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런데, 실제로 집에서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것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집안일 한번 해봐라 끝이 있나. 엉덩이 한번 안 붙였는데 애들 집에 오는 시간이지, 설거지하고 돌아서면 또 밥해야 돼.”

절대 지치지 않는 아이들과 늘 지쳐 있는 부모들

절대 지치지 않는 아이들과 늘 지쳐 있는 부모들

실제로 경험을 해보면 알 수 있지요. 가끔 아내가 주말에 반나절이라도 집을 비우는 날이면, 아들 셋 밥 챙겨 먹이랴 이야기하고 놀이 상대하랴 금세 널브러지는 물건들 정리하랴 정신이 없더군요. 있는 반찬 놓고 먹었을 뿐인데 설거지는 왜 또 그렇게 쌓이는지.

그렇게 몇 번 경험을 한 다음에는 집 안팎의 일의 강도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물론, 마음 속으로는 ‘그래도 회사에서 하는 일이 조금 더 힘들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안비밀’입니다.)

부부 간 역할의 균형

오랜 시간 동안 우리의 역할에 관한 많은 대화(가끔 다툼을 동반한)와 경험을 거듭하면서 가사와 육아의 어려움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둘의 역할에는 조금씩 균형이 잡혀갔습니다.

우리의 역할에 균형이 잡히는 데 영향을 미친 것이 또 한 가지 있습니다. 우리 부부에게는 아이들이 자는 동안이 각자의 개인 활동 시간입니다. 늦은 밤과 이른 아침 시간을 활용해서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뜻이지요. 보통 저는 지금처럼 글을 쓰고 아내는 바느질로 소품을 만듭니다.

이 시간을 위해 우리는 그토록 전투적으로 육아와 살림을 하는 것일지도…

이 시간을 위해 우리는 그토록 전투적으로 육아와 살림을 하는 것일지도…

대신, 그 외의 시간에는 개인적인 활동을 되도록이면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활용하는 것은 아이들이 크면서 우리들의 마음에도 여유가 조금씩 생기면서 가능해진 것 같습니다. 어쩌면, 하고 싶은 일이 기다리고 있고, 노력할수록 그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더 얻을 수 있다는 것가사와 육아에 참여하는 동기 부여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① 가사와 육아의 어려움에 대한 이해로 역할의 균형이 잡히기 시작했고, ② 시간이 지나면서 보태어진 마음의 여유, 그 덕분에 가능하게 된 각자의 취미 생활이 보태어 지면서 역할이 안정적으로 균형을 잡게 된 것이지요.

서로 잡아주고 끌어주고 그렇게 균형을 맞춰갑니다

서로 잡아주고 끌어주고 그렇게 균형을 맞춰갑니다

둘의 역할이 균형을 유지하는 데 구심점이 되는 생각과 말이 있습니다.

“그럼 나는 이걸 할게.”

상대방이 무엇을 하면 나는 다른 무엇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말이지요. 사실 이 자체가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둘 중 하나가 이 생각에서 벗어나 자기중심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하면 이 균형이 아주 쉽게 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균형이 깨어지기 무섭게 안 좋은 일들이 이어지지요. 일이 나누어지지 않고, 불만을 갖게 된 사람의 일 효율은 떨어지니 결국 아이들이 잠자리에 드는 시간도 그만큼 늦어집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욕심을 부린 결과로 결국 각자가 가질 수 있는 개인 활동의 시간도 줄어들게 되지요. 우리는 그 시간이 줄어드는 것을 원하지 않기에 기꺼이 힘을 모읍니다.

부부의 역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가정의 평화와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부부의 역할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가정의 평화와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부부의 역할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서로 도우면서 집안일을 하는 모습을 아이들이 늘 보게 된다는 좋은 점도 있습니다. 가족이라는 작은 사회 안에서 협동의 중요성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집안일이 누군가에게 몰리는 것 때문에 엄마와 아빠가 싸울 일이 없으니, 이런 갈등요소 하나가 줄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정의 평화 유지에 큰 도움이 됩니다.

다음 글에서는 부부의 역할을 나누는 방법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김강민 프로필

컨설턴트로서 LG의 미래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LG의 건축물에 얽힌 이야기, 에너지 관련 기술 트렌드를 주요 테마로 글을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