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의 집단가출 x LG] #11. 인도양의 산호 마을 코랄 베이와 엉뚱하고 흥미로운 카나번 마을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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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의 집단가출 x LG] #11. 인도양의 산호 마을 코랄 베이와 엉뚱하고 흥미로운 카나번 마을

작성일2018-02-06

허영만의 집단가출 x LG

만화가 허영만 화백과 지인들이 집단가출을 떠났습니다. 40일간 캠퍼밴을 타고 호주 대륙을 누비는 9,800km의 대장정입니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도 이 여정과 함께 합니다. 멋진 대자연의 풍경을 생생하게 담을 LG V30의 활약도 기대해주세요!

※ 본 여행기는 허영만 화백의 블로그 콘텐츠를 재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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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랄 베이로 가는 길은 지금까지 지나온 호주 사막과는 또 다른 풍경이다. 내내 무채색에 가까운 갈색 풀들, 도로와 하늘, 사이사이로 점점이 찍힌 노란색 흰개미 탑이 전부다. 극도로 단조로운 구성의 아름다움. 이 단순한 색의 대비를 즐기며 운전하는 것도 나름 괜찮다. 하지만 이내 이것들은 형형색색의 보석을 잠시 가리고 있는 덮개라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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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시 30분에 도착한 코랄 베이(Coral Bay)는 인산인해였다. 인구 250명에 불과한 이 작은 마을에 사람들이 끝없이 모여들었다. 바다 쪽의 캐러밴 파크는 이미 꽉 차 있어 조금 떨어진 베이뷰 코랄 베이 캐러밴 파크(Bayview Coral Bay Caravan Park)로 가야만 했다. 하지만 이곳 역시 바다와는 불과 50m 거리라 큰 불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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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하는데 안내자가 우리에게 오늘 스노클링 투어를 하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언제 가능하냐고 했더니 1시 30분이라고 한다. 불과 한 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 하지만 이 시간을 놓치면 내일 아침을 기약할 수밖에 없다. 장비와 배 삯을 합쳐서 57AU$. 이 정도면 호주에서 할 수 있는 다른 액티비티들에 비해 가성비 최고이다. 스노클 마스크와 발 사이즈에 맞게 오리발을 받는다.

찬밥에 양념 김 가루를 뿌려 주먹밥을 만들어 허겁지겁 먹고, 바나나를 한 개씩 입에 문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수건, 생수 두 병을 작은 가방에 넣었는데도 여전히 불안하다. 불안함을 없애는 방법은 딱 하나, 꼼꼼한 밥장에게 확인받는 것. 그러고 나자 비로소 평화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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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를 마친 우리는 코랄 베이의 배를 타기 위해 해변에 도착했다. 모래톱에는 배를 타려는 사람들과 많은 새들과 물고기가 가득했다. 이 안에서는 낚시도 금지되어 있어, 무릎까지 오는 얕은 물에도 허벅지만 한 고기들이 떼를 지어 다닌다. 젊은 여선장이 모래사장 위에 배를 대고 선수부를 열어 계단을 만들면 탑승 준비는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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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에 오르자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배 밑이 훤히 보인다. 바닷속 모래 사이로 띄엄띄엄 산호들이 보이고 그 주위를 물고기들이 돌아다닌다. 배가 바다 쪽으로 나갈수록 바닥이 산호로 덮여 모래가 거의 보이지 않게 된다. 육지에서 멀어질수록 훨씬 더 건강하고 다양한 산호를 볼 수 있다. 배가 드디어 스노클링 포인트에 도착하자 닻을 내리고 입수 준비를 한다.

2천 년이 넘었다는 커다란 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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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발트블루의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아, 바다의 색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순결한 코발트블루 빛이 눈부시다. 마치 물속에서 파란색 광원이 뿜어 나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물안경 안쪽에 김 서림 방지용 비눗물을 묻히고 스노클을 입에 문다.

“유영 준비 끝!”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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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 들어가는 순간 나는 중력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된다. 용기만 있으면 저 밑의 심연까지 날아다닐 수도 있다. 공기를 통해 전달되던 수많은 소리와도 완전히 단절된다. 무중력 상태에서 살갗으로 느껴지는 차가움과 이 고요함. 산호 가지마다 박혀 있는 푸른 별들과 수많은 물고기들. 나는 우주 한가운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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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 세계에서는 완전히 하등해 보이는 외계 생명체인 내 모습에 물고기들은 별 위협을 느끼지 않고 다가온다. 바닥을 덮고 있는 거대한 산호 사이로 높은 채도의 노란색, 검은색, 파란색, 오렌지색, 빨간색 물고기들이 빼꼼히 나를 쳐다보고 있다. 커다란 물고기들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내 근처에까지 다가와서 맴돌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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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은 평범한 생명체에게도 유영을 허락하는 이 바다는 마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는 아름다운 우주 왕비 같다. 그래서 나는 방울로 사라질 날숨을 조금 아껴 좋아하는 노래 <How Great Thou Art>를 콧노래(Humming)로 흥얼거려 찬양한다. 물에 들어온 지 한 시간이 조금 넘었을까. 선장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배 후미의 계단을 통해 올라오는데 천상을 떠나는 느낌에 몸이 천 근은 되는 것 같다. 쌀쌀한 바닷바람에 소름이 돋는다.

대장이 얻어온 생선으로 마련한 회 한 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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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밴으로 돌아오는 길, 몇몇 낚시 투어 가이드들이 배에서 잡은 물고기들을 손질하고 있다. 영만 형님이 70~80㎝는 족히 되어 보이는 생선을 보고 이성을 잃었다. 나에게 생선을 살 수 없겠냐고 물어보란다. 고기 주인의 짧고 단호한 대답. ‘Sorry!’

호주에서 개인이 잡은 생선은 매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헌데 캐러밴 파크로 돌아온 영만 형님이 비닐봉지 하나를 가지고 재협상을 하러 갔다.
결과는…… 비닐봉지에 말랑하고 하얀 생선 살이 담겨 있었다.
그것도 공짜란다. 영만 형님의 영어는 어법에 맞지 않았지만 짧고 정확했다.

“I am from Korea.”
“I am away from home about 30 days.”
“We are six people and run away from wife.”

냉장고에서 한 시간 30분 숙성 보관 후 직접 회까지 떠준 영만 형님. 오랜만에 대장의 위용을 보여주었다. 그동안 현지인과의 협상을 도맡았던 내 위치가 완전히 흔들린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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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랄 베이에서 물 마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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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여행의 아쉬움은 ‘내 맘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이다. 내 마음 같아서는 더 있고 싶은데 코랄 베이를 떠나야 한다는 것이 무척이나 아쉽다. 이 자연의 영화로움을 다시 맛보려면 언제가 될지…….

다행히 이런 아쉬움에 위로가 될 코랄 베이의 단점을 하나 찾았다. 이번 여행 중 최악의 수질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를 닦기 위해 물을 입에 넣었는데 이런, 물에서 덜 삶아진 콩나물 맛에 짭짤한 밑간이 느껴진다. 딱 미적지근한 물 만큼의 소금 맛이다. 비누칠을 해도 거품이 나지 않고 샤워 후에도 팔에 하얀 각질이 일어나더니, 샤워가 끝나도 개운하지 않고 찝찔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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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지역의 캐러밴 파크에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두 종류의 수도꼭지가 있다. 아무 표시도 없는 비식수용 수도꼭지와 ‘마실 수 있음’이라는 표시가 있는 식수용 수도꼭지로 나뉘어 있는 것이다. 식수용 수도에서 나오는 물은 많은 비용과 에너지를 들여 염분을 뺀 과정(Desalination)을 거친 물이다. 예전에는 물을 끓여 증류 방법으로 생산했으나 요즘은 역삼투압(Reverse Osmosis Desalination Process) 방식을 사용해 에너지 사용량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매우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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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용 수도에 ‘식수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면 벌금 50달러(Any other use will be incur a 50AU$ penalty)’라는 경고문이 붙었을 정도이니 물 사정을 알 만하다. 캠퍼밴에 식수용 물을 채우려면 오피스에 현금을 맡기고 특별한 수도꼭지 핸들을 받아야 한다. 물을 채우고 나서 사용량에 따라 현금을 지불하면 된다. 금액은 1리터당 10센트(90원)로 서울의 물 값에 비교하면 약 2만 배 이상 비싼 셈이다(서울의 경우 수돗물 1,000리터당 약 45센트).

하지만 물은 비싸다고 해서 구매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잖은가? 캠퍼밴 두 대에 60리터 정도의 물을 채우고, 마음에도 안심을 채우고 다시 출발한다.

카나번에서의 만찬, 우주 새우 정식

여행이 계속될수록 피곤은 조금씩 쌓여간다. 새벽형 인간들과 같이 여행하다 보면 나 같은 올빼미 형은 나름 컨디션을 조절한다고 해도 적응이 쉽지 않다.
카나번(Carnarvon)에 도착했다. 외곽의 모든 인구까지 합쳐봐야 9,000여 명인 작은 마을인데 인구에 비해 흥미로운 것들이 아주 많다.

각종 과일을 구입할 수 있는 모렐 농장

모렐 농장 내부의 작은 상점

모렐 농장 내부의 작은 상점

우선 카나번은 각종 과일과 농산물이 풍족한 마을이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되는 바나나는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보다 당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우리는 모렐 농장(Morel’s Orchard)에서 약간의 과일과 함께 바나나를 얼린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지금은 과일이 많이 나오는 시기가 아니라서 종류가 많지 않지만, 깨끗하게 손질된 과일들을 보면 얼마나 정성스럽게 길렀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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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번은 해산물도 풍부한 마을이다. 각종 새우와 가리비, 생선, 게, 오징어 등 먹을 것이 가득하다. 호주 서해안의 새우는 신선하고 깨끗하기로 유명한데, 신선한 새우를 싸게 먹을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새우를 사려면 꼭 껍질이 있는 놈을 사는 것이 좋다.

호주는 인건비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나라 중 하나다. 그러므로 껍질을 깐 새우는 생각보다 비싸다. 새우를 고를 때는 살이 투명하고 신선한 냄새가 나는 것을 골라야 한다. 크기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다른데 0.5㎏에 22~27개 정도가 담기는 크기가 제일 맛있는 크기라는 점을 유념하자. 가격은 보통 1㎏당 20AU$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하버 근처에 있는 크랩 섁(Crab Shack)에서 저녁식사를 위해 40AU$에 웨스턴 왕새우(Western King Prawn) 2㎏을 구매했다.

우주과학박물관의 레이더 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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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도 다소 생뚱맞지만 카나번에는 커다란 레이다가 있다.
1960년대에 미국 나사(NASA)에서 이곳에 ‘아폴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레이다 기지를 세웠다고 한다. 이 레이다로 아폴로 호의 위치를 더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었다는데, 덩그러니 놓여 있는 커다란 레이다의 모습을 보면 다소 뜬금없다는 느낌이 든다.

박물관 내부 모습

박물관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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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곳인데 지금은 우주과학박물관(Carnarvon Space and Technology Museum)으로 운영되고 있다. 내부에는 아폴로 발사 후 몇 분간을 재현한 시뮬레이터와 각종 장비 등을 전시하고 있다. 우리는 이곳을 둘러본 뒤 나사 우주비행사가 먹는 동결건조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구매했다.

오버랜드 로드 하우스에서 작은 파티를 열다

내일을 위해 최대한 멍키 미아(Monkey Mia) 쪽으로 가기로 하고 해가 지기까지 달려 도착한 곳은 오버랜더 로드 하우스(Overlander Roadhouse). 1번 도로에서 멍키 미아 방향으로 이어진 샤크베이 로드 분기점 지점에 있는 작은 로드하우스이다. 캠퍼밴을 연결할 수 있는 사이트가 불과 다섯 개뿐인 작은 곳인데 그나마 우리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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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식사로 새우 파티를 열었다.

이곳에서 오늘 저녁 만찬을 준비한다. 오늘 낮에 우리가 카나번에서 구매한 재료들은 오직 이 한 가지 메뉴를 위한 것이었다. 짜잔~! 네 가지 코스로 준비된 카나번 우주 새우 정식!

  1. 카나번 새우 찜
  2. 카나번 새우 소금구이(결국 대여섯 마리가 남음)
  3. 카나번에서 자란 파파야
  4. 미국 나사의 우주인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역시 새우의 신선도는 최상이었다. 대가리까지 모두 먹었는데, 특히 소금구이로 바삭하게 구운 새우 대가리는 맥주와 최고의 궁합이었다.

저녁 만찬 총 금액

• 새우 40AU$, 파파야 8AU$,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20AU$
• 총액 : 68AU$ (1인당 11.3AU$)

허영만 집단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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