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화학 이야기] 기네스북에 등재된 특별한 실험과 유변학 이야기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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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화학 이야기] 기네스북에 등재된 특별한 실험과 유변학 이야기

작성일2018-11-09

우리 주변의 물질은 보통 고체 · 액체 · 기체 3가지 상태 중 하나로 존재합니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을 예로 들면, 그 상태에 따라 고체인 얼음, 액체인 물, 기체인 수증기로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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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의 세 가지 상태. 고체, 액체 그리고 기체

물과 같이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액체의 경우, 담는 용기에 따라 그 모양이 변하고  흘러내리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데요. 그러나 일반적인 액체와 다른, 조금 독특한 액체도 존재합니다. 10년에 한 방울밖에 떨어지지 않는 점도가 매우 높은 액체, 피치(Pitch)가 그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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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도 고체로 보이니?’ – 피치(Pitch)

피치(Pitch)는 원유를 정제하고 남은 찌꺼기입니다. 얼핏 보면 고체처럼 딱딱하고 움직임이 없어 보이지만, 놀랍게도 실제로는 물처럼 흐를 수 있는 물질입니다. 다만 그 속도가 매우 느려 보기 힘들 뿐이지요.

기네스북에 등재된 ‘아주 특별한 실험’

1927년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 대학의 교수 토머스 파넬 박사는 고체처럼 보이는 피치(Pitch)가 실제로는 점도가 높은 액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재미있는 시험을 시작했습니다. 이는 피치 낙하 실험(The Pitch Drop Experiment)이라고도 불립니다.

실험은 간단합니다. 열로 가열한 피치를 깔때기 모양의 유리병에 담고 3년 동안의 안정화 기간을 거칩니다. 이후 깔때기의 아랫 부분을 잘라내어 액체처럼 흐르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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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의 결과는 어땠을까요? 놀랍게도 실험이 시작된 후 약 10년이 지난 1938년 12월, 피치에서 첫 번째 방울이 떨어지게 됩니다. 이를 시작으로 2014년 4월까지 아홉 번째 방울이 떨어지게 되었고 이 실험을 통해 피치가 액체임이 증명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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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오래 진행되는 실험으로 기네스북에 실린 피치 낙하 실험 (Pitch drop experiment)

피치 낙하 실험은 실험이 시작된 이후 약 90년이 지난 2018년까지 계속 진행되고 있으며, 이 실험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진행되는 과학 실험으로 기네스북에도 등재되어 있습니다.

흐름을 연구하는 학문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진행되는 과학실험. 피치 낙하 실험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여기에는 바로 유변학 (Rheology) 이라는 학문이 숨어있습니다. 유변학은 물질이 흐르는 방식이나 변형을 연구하는 학문을 일컫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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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의 변형과 흐름을 연구하는 학문. 유변학(Rheology)

단어도 낯설고 왠지 딱딱하고 어려울 것만 같은 유변학. 그러나 우리 일상 속 다양한 곳에서 유변학이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셨나요?

실제로 유변학은 플라스틱, 식품, 화장품, 잉크, 코팅물질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의 제품 조성을 결정할 때 매우 중요하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석유화학뿐 아니라 전자, 디스플레이, 배터리, 생명공학, 식품 등을 포함하는 거의 모든 산업 분야에서 그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분야입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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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생활의 필수품인 배터리에도 유변학의 기술이 숨어있다!

특히 유변학은 배터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바로 양극과 음극이라 불리는 전극 제작 공정 기술에 사용되는 건데요. 현재 배터리의 전극은 ‘슬러리(slurry)’ 코팅방식으로 제조됩니다. 슬러리는 미세한 고체 입자를 액체 중에 섞어 유동성이 적은 상태로 만든 혼합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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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와 액체의 혼합물인 슬러리(slurry)

바로 이 슬러리가 전극에 균일하게 도포되기 위해서유변학이 필수적입니다. 슬러리는 너무 묽어도 안 되고 너무 되어도 안 됩니다. 너무 묽은 슬러리로는 오래 사용 가능한 배터리를 만들 수 없고, 너무 된 슬러리는 도포가 어려워 일정한 성능을 내는 배터리를 만들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슬러리에 일정한 힘을 주면 변형이 되거나, 그 형태를 유지하는 특성 또한 우수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합니다. 즉 같은 물질을 사용한 슬러리라도 유변학적 특성이 달라지면 배터리의 성능과 효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최적의 배터리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유변학 연구가 필요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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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세계 최초로 개발스텝 배터리, 헥사곤 배터리, 와이어 배터리 등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제품에도 유변학의 공로가 숨어있다는 사실! 유변학은 미래의 배터리를 만드는데 꼭 필요한 중요한 학문입니다.

다소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학문이지만 실제로는 부드럽고 유연함을 만드는 학문인 유변학. 유변학은 앞으로 우리 생활을 어떻게 더 윤택하고 편리하게 바꿔 나갈까요?

백주열 프로필

LG 그룹, 나아가선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먹거리, 전기 자동차와 ESS용 전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숨겨진 LG화학의 매력과 재미있는 화학이야기로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