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리는 5도 2촌의 삶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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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살리는 5도 2촌의 삶

작성일2013-07-19

안녕하세요, LG블로거 안효상입니다.

5도 2촌의 삶,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bit.ly/12ApHGp)에서는 우리 부부가 5도 2촌의 삶을 살게 된 배경 및 전원 주택 찾기에 대해서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번 난에서는 5도 2촌의 삶이 어떻게 사람을 살리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직접 담근 각종 효소와 직접 기른 채소를 바탕으로 한 식단으로 아픔과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내용은 각종 매체에서 자주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전원생활을 해 보니 이것보다 더 중요한 요소들이 많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일까요?

자연은 가장 위대한 치유자

아침을 먹고 차 한 잔을 타서 밖으로 들고 나갑니다. 자연 속으로 느긋하게 걸어 들어가 자연의 생기를 느껴 봅니다.
아침의 따스한 햇살 속에 새들이 지저귀고 산들바람은 온몸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지나 갑니다. 색이 있다면 녹색일 것으로 생각되는 피톤치드가 온몸을 감싸고 눈이 시린 초록의 정원이 시신경을 마비시키려 합니다.

오감으로 차 한 모금을 들여 마셔 봅니다. 차 속으로 자연의 향기가 녹아 들어왔음을 느낍니다. 차 한 잔의 여유로 전원의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자연과의 교감을 통하여 자연의 생동감 넘치는 생명력을 들여 마시는 듯합니다.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연곡리 집 정원

뻐꾸기, 까치, 딱따구리 등 각종 새들이 번갈아 가며, 때로는 합창으로 우리 집을 항시 콘서트 홀로 만들어 줍니다.
계곡에서 흐르는 물과 산들바람에 서로 부대끼는 나뭇잎들은 새들의 노래에 화음을 넣어 줍니다. 이러한 자연의 음악에 몸과 마음을 맡겨 두면 자연의 리듬에 우리의 몸과 마음이 동화됨을 느낍니다.

우리를 둘러싼 자연의 소리와 리듬은 우리 신체 내부 체계에 활력을 불어 넣고, 도시 생활로 인한 몸의 불균형을 회복시켜 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합니다. 자연의 소리는 그 어떤 보약보다도 더 우리 부부를 더 강하고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부의 전원생활의 중요한 일과 중 하나는 안락 의자에 기대어 아무 생각 없이 창 밖을 내다보는 일입니다.
소위 ‘멍 때리기’라고 할 수 있죠. 2층 거실에서 녹음이 우거진 창 밖을 고요하게 바라보면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고 정화되는 것을 느낍니다. 고요한 시간 역시 훌륭한 치유자이며 생체 리듬을 균형 잡힌 형태로 되돌려 준다고 믿고 있습니다.

고즈넉한 거실 앞 정경

수면도 마찬가지입니다. 피톤치드가 가득한 공기, 서울이 열대야 현상을 보일 때도 선풍기 없이 잠들 수 있는 기온, 계곡물과 나뭇잎들의 자장가, 이 모든 요소들이 우리 부부의 건강한 수면을 도와 줍니다. 서울보다 더 적은 시간을 자더라도 아침에 깰 때는 몸이 훨씬 더 가뿐합니다.

나눔과 소통

작년 겨울 곤지암 전원 주택에도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우리 부부는 집 앞 길 뿐만 아니라 마을 아래 단지 주민들이 공동으로 쓰는 마을 앞 길까지 치웠습니다. 심지어 70대 노부부가 사시는 옆집 길까지 다 눈을 치웠습니다. 이왕 눈 치우는 김에 조금 더 하자는 마음이 동네 분들의 마음을 얻는 계기가 될 줄, 그 때는 몰랐습니다.

이 분들은 퇴직 후 이곳에 집을 짓고 살고 계시는데 집 앞에 300여 평 되는 밭을 가꾸고 계셨습니다. 노부부가 이 밭을 전부 사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랐는지 이분들은 마을 전원주택 단지 주민들 중 몇 분들에게 무상으로 땅을 제공하여 공동으로 사용하고 계셨습니다. 우리 부부의 행동을 눈 여겨 보고 계시던 밭 주인은 돌아오는 봄에 우리 부부에게 땅을 일부 내어 줄 터이니 같이 농사를 지어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해 오셨습니다.

곤지암 집 마당에는 상추나 들깨 정도를 가꿀 수 있는 조그마한 공간은 있지만 감자, 고추 등 많은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공간은 없었습니다. 좀 더 넓은 텃밭을 찾고 있었던 우리 부부에게 이 제안을 마다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이 동네의 진정한 일원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옆 집 길까지 눈을 치웠다. 그리고 마음을 얻었다

봄이 되어 농사를 시작할 즈음 노부부는 구성원들에게 밥을 사주면서 향후 운영 방안을 논의하는 장을 만들어 주었고 우리 부부도 적당한 시기에 마을 분들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과일과 차를 내어 소통의 장을 만들었습니다.
농사의 계절이 오면 대부분의 텃밭 구성원들이 아침저녁으로 텃밭에 자연스럽게 모입니다. 더운 한낮에는 일을 하지 않으니까요.

모이면 안부를 묻고, 세상 사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려운 일은 서로 도와서 합니다. 서로 모르는 농사법에 대한 조언도 듣죠. 구성원들의 마음을 더더욱 풍요롭게 하는 것은 수확 작물을 나누어 먹는 것입니다. 돈으로 따지면 몇 백원도 하지 않을 양이지만 주고 받으면서 얻는 마음의 기쁨은 돈으로 환산이 불가합니다.

옆 집 노부부께서 무상으로 나누어 주신 텃밭

통제의 기쁨

심리학자들이 연구한 바에 따르면 사람은 자신의 환경을 통제할 수 없을 때 불안과 분노, 무기력감을 느끼며, 이는 신체적 질병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힘을 소유했을 때 더 효율적인 사람이 됩니다.

심리학자들이 한 요양원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있습니다. 한 층의 거주자들에게는 방의 정돈, 가구 배치, 식물 키우기 등을 선택하고 관리하는 책임을 주었고 다른 층의 거주자에게는 요양원 관리자들의 이 모든 것을 해 주었습니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설문 조사를 해 보았더니 책임감 부여 집단의 거주자는 비교 집단의 거주자보다 더 행복하고 활동적이라고 느꼈다고 합니다. 18개월 후 조사에서는 책임감 부여 집단이 사망률도 2배 정도나 적었다고 하네요.

집 앞 마당에 조성한 텃밭

아내는 애들 키울 때보다도 더 텃밭 가꾸기에 정성을 기울이는 듯합니다. 책을 사서 정독을 하고 수시로 인터넷을 검색하여 작물 키우는 방법을 공부합니다. 비닐 씌우기, 발효액으로 거름 만들기, 칼슘 비료 만들기, 가지치기, 웃거름 주기 등등 온갖 농사 방법을 다 배워서 적용합니다. 모종을 옮겨 심은 다음에는 수시로 물을 주고 상태를 점검합니다.
귀찮은 일들을 곧잘 남편에게 시키는 아내지만 텃밭 가꾸기는 혼자 알아서 척척 해냅니다.

서울에서는 남편이 출근할 때 아침 밥을 챙겨주지 않지만 곤지암에서는 아침 6시에 일어나 텃밭의 야채들에게 아침 문안 인사를 합니다. 자기가 돌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책임 의식이 아내에게 활기를 부여하는 모양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텃밭에서 유기농으로 기른 야채를 먹어서 얻는 효과보다도, 기쁨과 몰입으로 하는 텃밭 가꾸기 그 자체가 생명에 더 활력을 부여한다고 생각합니다.

각종 작물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는 텃밭

치유의 음악

저는 오디오를 취미로 하는 소위 ‘오디오 매니아’입니다. 서울은 물론 곤지암 전원 주택에도 오디오 시스템을 구축해 놓았습니다. 이곳의 오디오 취미 생활은 서울보다 양적으로는 부족하나 질적으로는 더욱 풍윤하고 여유로움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주 파가니니(Nicolo Paganini)의 기타 퀘텟으로 정신을 깨웁니다. 바이올린과 기타의 선명하면서 귀를 파고드는 에너지 넘치는 선율이 하루를 시작하는 뇌를 깨우고 에너지를 충전해 줍니다. 아침을 먹을 때는 이루마의 잔잔한 피아노 선율이 위층에서 아래층 주방으로 흐릅니다.

연곡리에 만들어 놓은 오디오 시스템(스피커)

곤지암 생활을 시작하고 나서 극적으로 바뀐 것 중 하나는 아내가 CD를 적극적으로 사기 시작한 것입니다.

서울에서는 제가 음악을 들을 때 아내가 주로 하던 말이 시끄러우니 볼륨 좀 줄이라는 것이었는데 여기서는 일어나자마자 아내가 먼저 오디오에 전원을 넣는가 하면, 본인이 산 음반에 대해 상세한 설명까지 해 줍니다. 이루마의 CD도 아내가 골랐고 아내의 애청 음반 중 하나입니다.

하루 중 일하면서 또는 휴식하면서 듣는 음악은 집중하지 않아도 되는 귀에 익은 음반을 고릅니다. 캐롤 키드(Carol Kidd), 노라 존즈(Norah Jones) 등이 자주 무대에 올라 우리에게 기운을 북돋아 줍니다.

서울에는 더 거대한 오디오 시스템이 있지만 음악을 듣는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곤지암을 따라오질 못합니다. 그동안 저는 오디오 취미 생활의 세 가지 요소가 오디오 기기, 음반, 오디오 룸으로 알고 생활해 왔습니다.

그러나 곤지암에서 전원생활을 하면서 더 중요한 요소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중 하나는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아내와 교감을 나누면서 음악을 들으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는 점입니다. 함께 커피를 마시고 같은 곳을 바라보면서 음악을 자주 듣는 기쁨을 이제야 알아 가고 있습니다.

또한 아내도 남편이 야기하던 불편한 소음에서 해방되어 스스로가 좋아하는 음악을 여유롭게 즐기면서 마음의 평화를 얻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음악과 어우러지는 주변 환경입니다. 산들바람에 흔들리는 푸른 잎들을 바라보면서, 또한 그 잎들이 내는 소리를 들으면서 듣는 음악은 온 마음을 자유롭고 평화롭게 합니다.

연곡리에 만들어 놓은 오디오 시스템(진공관 앰프)

손님 초대의 즐거움

손님들을 초대해서 먹고 떠드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손님 초대가 주인에게 부담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가 전원 주택에 살면서 깨달은 손님 초대 원칙은 주인이 금전적으로나 심적으로 부담이 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음에 손님을 초대하기 어려워지죠. 음식은 야채와 바비큐를 위한 돼지 고기가 전부이며, 끝나고 나서는 손님들에게 설거지, 쓰레기 치우기 등을 시킵니다. 바비큐도 시작은 제가 하지만 중간에 친구 중 한 명에게 시키고 저는 대화 속으로 들어 갑니다. 손님들은 주변 환경에 감탄하며 초대해 준 그 자체에 감사를 표합니다. 맛있는 음식이 아니라 손님들을 맞아 들이는 자연스러움을 통하여 관계는 아름다워집니다. 친구들과 지인들이 모여드는 집을 가진 우리 부부는 부유해졌습니다.

이렇게 우리 부부 주변에는 삶을 즐겁고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들이 넘쳐 납니다. 생명을 가득 담고 있는 자연의 음악과 아름다운 경치가 있으며, 친한 동료들과 이웃들 간에 정을 나누고, 땀 흘리며 정직하게 일합니다. 명상을 하고 좋아하는 음악에 귀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이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아픔과 상처가 치유되어 생명의 활력이 솟아남을 느낍니다. 자연 속에서 인간 관계를 조화롭게 이루어 가고, 일과 휴식을 균형 있게 추구하다 보면 생체 리듬이 조화를 이루어 건강해 진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는 중입니다.

5도 2촌의 삶을 찾아서- 첫 번째 이야기 보기

 

안효상 프로필

가족과 직장 중심의 생활에 전원생활, 오디오, 책으로 에너지를 공급한다. 일신우일신이 삶의 모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