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통해 바라본 2017년 디자인 키 트렌드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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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통해 바라본 2017년 디자인 키 트렌드

작성일2017-04-17

지금으로부터 10년 전인 2007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나타난 디자인 트렌드는 “No Trend“였다. 이것은 다양한 산업과 스타일의 경계가 무너지며 더 이상 ‘트렌드가 무엇이다’라고 정의 내리는 것이 무의미해졌음을 의미하는데,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런 경향이 지속되고 있어 점점 더 분석 및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다양한 트렌드가 공존하는 현상은 대조적인 트렌드가 함께 부상하거나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이 공존해도 이것을 ‘이질적’이라고 하기 보다 오히려 ‘쿨하다’고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현재는 고요함과 휴식을 키워드로 한 미니멀리즘 트렌드와 클래식한 장식성의 회귀를 알리는 맥시멀리즘 트렌드가 공존하고 있고, 원시적 자연을 추구하는 실존적 트렌드와 AR, VR같은 가상현실적 트렌드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올해 열렸던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17. 제품과 디자인의 홍수 속에서 소비자의 이목을 끌고 기억에 남게 하기 위해, 기업과 브랜드들이 저마다 가진 디자인 철학을 스토리텔링 하는 가운데, 공통적으로 보여지는 디자인 키워드를 3개 정도로 요약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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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술의 정서적 접근

4차 산업혁명이나 인공지능(AI) 등으로 급변하는 시대의 전환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기술은 기회와 기대의 요소이자 불안의 요소이기도 하다. 기술이 점차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기술을 직접적으로 체감하기를 꺼린다.

때문에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도 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은 제품과 기술력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방식이 아니라, 인간미에 집중하거나 삶에 녹아 들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은유적인 방식을 택했다. 이를테면 기계로는 대체할 수 없는 감각(시각, 후각, 촉감)을 자극하는 몰입형 설치 작품을 활용하거나, 아름다운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아트가 접목된 전시를 선보이며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것처럼 말이다.

OLED 기술로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자아내는 감각적인 공간으로 풀어낸 LG의 S.F(Senses of the Future) 전시

올레드(OLED) 기술을 활용해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자아내는 감각적인 공간으로 풀어낸 LG의 ‘S.F_Senses of the Future’

벽면 장식처럼 보이는 모듈 스피커를 선보인 B&O(Bang and Olufsen)의 BeoSound Shape

벽면 장식처럼 보이는 모듈 스피커를 선보인 B&O(Bang and Olufsen)의 ‘BeoSound Shape’ (이미지 출처: B&O 공식 홈페이지)

일렁이는 빛으로 몽환적 공간을 연출한 렉서스의 'Ancient Yet Modern' (by Neri Oxman and the MIT Media Lab’s)

일렁이는 빛으로 몽환적 공간을 연출한 렉서스의 ‘Ancient Yet Modern’ (by Neri Oxman and the MIT Media Lab’s)

2. 클래식의 회귀

전세계적으로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지난 몇 년간 디자인을 주도했던 키워드는 실용성, 심플함, 편안함이었으며, 이는 북유럽 디자인, 국내에서도 큰 반향을 일으켰던 스칸디나비안 스타일로 대변되었다. 하지만 올해는 그 동안 억눌렸던 ‘장식성’이 살아나고 있다. 그것도 굉장히 클래식한 스타일로.

하지만 통상적으로 클래식하면 생각하면 떠오르는 볼륨감 있는 형태와 화려한 디테일과는 거리가 멀다. 아주 모던한 스타일에 소재의 선택만 클래식하다. 그래서 얼핏 보면 형태적으로는 변함이 없어 보이나 전체적인 톤과 무드가 확 달라졌음을 느낄 수 있다. 혹자는 70~80년대의 호텔 라운지를 연상시킨다고 표현할 정도.

클래식한 무드가 부활하고 있는 배경에는 오랜 시간 인테리어 트렌드를 지배했던 ‘북유럽 디자인의 식상함에 대한 반작용’, 또는 현재의 팍팍한 현실을 벗어나 ‘옛날 호화롭고 여유로웠던 호시절에 대한 선망’ 등이 지목되는데, 이유가 뭐든 간에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메이저급 가구 브랜드들이 반짝이는 골드와 풍성한 가죽, 과감한 자연석으로 전시부스를 치장하고 나왔다.

Poliform

Poliform

Frigerio

Frigerio

Essential Home

Essential Home

Flexform

Flexform

3. 헤리티지 Old is New

쫓기듯 변해가는, 특히 기술과 기계 중심으로 발전하는 시대를 살면서 사람들은 좀 더 사람 냄새가 나는 것(수공예, 전통적 기술 등)에서 친근함과 정서적 그리움을 충족한다. 또한 이를 통해 빠르게 잊혀져가는 역사를 재건하고 기억하는 일의 가치를 중시하게 된다.

최근 펜디, 토즈 등의 럭셔리 브랜드들은 고성(古城) 같은 역사적 건축물 재건에 기여하며 그것들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에 투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트렌드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이 그대로 보여지거나, 다른 시기의 기법과 접목되기도 하고, 현대적인 해석이 더해지기도 한다.

1968년 Matti Suuronen의 Futuro House를 새롭게 선보인 루이비통의 ‘오브젝트 노마드 전시’. 루이비통은 이번 전시를 역사적인 공간 Palazzo Bocconi에서 개최하였다.

1968년 Matti Suuronen의 Futuro House를 새롭게 선보인 루이비통의 ‘오브젝트 노마드 전시’. 루이비통은 이번 전시를 역사적인 공간 Palazzo Bocconi에서 개최했다. (이미지 출처: Louis Vuitton 공식 홈페이지)

17세기 후반 검소와 절제의 미학을 중시한 셰이커 교도의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Poltrona Flau의 REN 콜렉션

17세기 후반 검소와 절제의 미학을 중시한 셰이커 교도의 디자인을 연상시키는 Poltrona Flau의 ‘REN 콜렉션’

박성미 프로필

LG하우시스 디자인센터에서 트렌드 리서치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매년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트렌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으며 사회소비자 동향을 기반으로 한 트렌드 분석과 디자인 테마를 제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