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가 지구인들에게 보낸 세 개의 메시지 – LG 공식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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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가 지구인들에게 보낸 세 개의 메시지

작성일2017-04-19

첫 번째 메시지: 역사는 길고, 디자인은 새로워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던 제국의 시대에는 정치와 종교가 무척이나 중요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국가, 인종, 문화의 경계가 사라지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겐 때때로 트렌디한 패션과 디자인이 절대적 국가이기도 하고, 믿음직한 신앙이기도 하다.

디자인을 공부하던 대학 시절의 밀라노는 반드시 순례해야 하는 ‘성지’였으며, 실무에서 디자인을 하고 있는 지금은 글로벌 브랜드들의 한치의 양보 없는 ‘격전지’이기도 하다.

1961년에 시작된 이 오래된 가구 박람회는 이탈리아의 가구 산업의 부흥을 위해 만들어졌다. 아이러니하게도 56년이라는 기나 긴 세월을 거치는 동안 시간은 쌓여 갔지만, 디자인은 매해 젊어지고 있다.

조만간 환갑을 맞이할 전시회의 무엇이 디자인의 시간을 거꾸로 가게 만드는 것일까? 20여 년간 이 전시를 지켜본 나로서는 올해 무척이나 이 점이 궁금했었다.

영원히 풀리지 않을 것 같았던 젊고 새로운 디자인의 비법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이 광대한 전시장에는 13,000여 개도 넘는, 지구의 거의 모든 가구 업체가 참여한다. 또한 매해 600명도 넘은 젊은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 시키기 위해 이곳을 찾는다.

우리가 경험하는 새로운 디자인은 이들의 집단지성에 의해 창조되고 전파된다. 결국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끊임 없는 열정이 비결인 셈이다. 디자이너들의 화수분 같은 열정 덕분에, 올해도 언제나처럼 싱그럽고 새로웠다.

두 번째 메시지: 창의적 디자인? “지금 당장 만나”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이 가진 본질적 역량은 바로 ‘창의성’인 듯 싶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숭고하고 멋진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밀도 높은 고된 정신노동이다.

이 수준 높은 지적 활동을 보다 월등히 수행하기 위해서 최근 협업(Collaboration)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새로운 생각들은 대부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접근할 때 강력해진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관계가 별로 없어 보이거나, 전혀 다른 가치를 제공하는 분야와 협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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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루이비통 프레스컷

명품 의류 ‘브랜드 루이비통(LOUIS VITTON)’이 ‘Marcel Wanders’를 포함한 12명의 작가들과 한정판 가구를 출시한 것도 이러한 흐름 보여주는 좋은 예다. 또한 프리미엄 가구 업체 ‘폴트로나 프라우(Poltrona Frau)’는 자동차 회사인 ‘페라리(Ferrari)’와 함께 의자를 디자인해 발표했고, 예술적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인 ‘무이(mooi)’는 곤충 사진작가인 ‘레본 비스(Levon Biss)’와 함께 협업해 카펫을 런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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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최근의 협업은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끈임없이 자신의 경계를 파괴한다. LG 또한 이번 밀라노 디자인 위크 2017에서 전방위적 디자이너 겸 작가인 토쿠진 요시오카(TOKUJIN YOSHIOKA)와 ‘미래의 감각(S.F_Senses of the Future)’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협업을 진행했다.

제품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새로운 개념, 기술 그리고 감성만으로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감각을 디자인한 것으로 현지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권위 있는 물건인 ‘의자’를 통하여,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민주적 가치로 승화된 기술은 전시의 백미라 할 수 있었다. 올해의 기운을 이어받아 향후에도 보다 멋지고 새로운 협업들이 진행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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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메시지: 인생은 달콤해!(La Dolce Vita)

사람은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일까? 많은 한국 사람들에게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행복이라고 대답하곤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그것을 즐기는 과정에 있다.

물론 나 자신도 얼마전까지 이 ‘매트릭스(Matrix)’ 속의 일원이었다. 이태리 사람들은 일요일 만찬을 위해 특별한 그릇을 준비해 놓을 정도로 가족들과 즐기는 식사 한끼에 많은 의미를 두고 있다. 가족들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의 그릇을 구입하는 과정을 인생의 행복으로 여긴다. 독일 철학자 칸트가 『장엄의 미학』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일상의 소소한 감탄은 인생을 달콤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삶을 아름답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제품이나 서비스 또한 늘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신기하게도 밀라노의 박람회장과 거리 전을 가득 메운 건 디자이너들이나, 관계자들이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었다. 두 손을 꼭 잡고 거리전 구경에 나선 노 부부의 모습 속에서, 전시회를 놀이터 삼아 뛰어 노는 아이들 속에서, LG 디자인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본질적 가치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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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훈 프로필

LG전자 디자인센터에서 컬러를 디자인하고 있습니다. 멋진 디자인이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일에 보람을 느끼며, 긍정의 힘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